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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더러운 짓들, 안타까운 고 장자연의 사건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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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n뉴스=대전] 신수용 대기자 = 3류 대중소설에 있을 법한 얘기다. 이른 바 쌍팔년도에나 있던 얘기들 같다.


지난 2009년 3월7일 성접대 강요 등을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취한 고 장자연 씨의 얘기다.


지난 7일은 어느덧  장 씨가 세상으로 떠난 지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간 경찰 수사 결과 처벌받은 사람은 소속사 대표와 전 매니저 둘뿐이었다.


그것도 성접대와는 전혀 관련 없는 폭행 등 혐의만 적용됐다.


성접대 대상으로 거론된 인물들은 현재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그러자 장씨의 동료배우인 윤지오씨가 그날을 증언해, 다시 사건이 조명되고 있다.


윤 씨가 이날 오후 ‘KBS’ 스튜디오와 CBS 라디오 등에 출연해 장 씨가 성추행을 당하던 순간을 털어놨다.


“언니(고 장자연씨)가 테이블 위에 올라간 것도 처음 보았고, 그렇게 테이블에 올라간 언니를 누구도 만류하거나 안전하게 내려오는 조치를,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렇게 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고 강압적으로 언니를 끌어당겨 무릎에 앉혔고 성추행까지 이어졌었다”



윤 씨는  장씨와 소속사를 들어가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고 했다. 당시 소속사에서 신인 배우는 장 씨와 윤 씨가 유일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두사람이 각별하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장 씨의 문건을 보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는 대표의 지시라고 했다.


윤 씨는 “대표님께서 자연이가 너희에게 쓴 말이었다, 네가 와서 확인을 해야 한다 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그 자리에 가게 됐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장 씨의 문건내용에 대해 윤씨는 “이름들이 쭉 나열된 한 장이 넘는 리스트가 있었고 고인이 된 언니가 심적으로 겪어야만 했던 고통을 토로한 문건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라고 기억했다.


윤 씨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도 장씨가 남긴 문서 7장 중 소각된 것으로 알려진 3장에 연예계, 언론계, 재계 인사들이 나열돼 있었다며 “특이한 이름의 국회의원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앵커가 ‘○○일보 사장의 이름도 있었습니까’라고 묻자 윤 씨는 “저는 현재 어떠한 신변보호도 받지 못하는 상태여서 말씀을 섣부르게 드릴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윤 씨는 장 씨가 성추행을 당하던 구체적 상황도 신중하게 밝혔다.


그는 “(장씨에 대한)가해자를 본 것도 그 날이 처음이었고 저에겐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 뚜렷하고 명확하게 기억을 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언니가 테이블 위에 올라간 것도 처음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테이블에 올라간 언니를 누구도 만류하지 않았다”라며 “강압적으로 언니를 끌어당겨 무릎에 앉혔고 성추행까지 이어졌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경찰 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씨는 “우선 제가 수사를 이뤄가는 시간 자체도 굉장히 늦은 저녁 밤부터 이어졌고, 질문 또한 본질적인 질문, 핵심적인 질문 요지가 아닌 전혀 관련되지 않은 여러 가지 질문이 오가고 있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재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사건을 재조명해주신 23만5796명의 국민청원을 해주신 분들과 지금까지도 이 사건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그렇다면 수사는 어떻게 됐나. 그 당시 경찰은 문건에 등장한 20여 명 중 소속사 대표 등 7명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그러나 소속사 대표와 전 매니저만 기소했다. 이가운데 술자리 강요와 성접대 등 핵심 의혹에 대한 혐의는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폭행과 명예훼손뿐이었다.


두 사람은 어찌 됐나. 법원에서 집행유예형을 받고 사건이 끝났다.


장 씨 사건은 그뒤 문재인 정부 들어 출범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와 그 조사기구인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의 조사대상에 올랐다.


조사단의 진상조사결과 장 씨 사건 부실 수사 의혹은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경찰도 장씨 숨진 1주일 뒤에야 장씨 주거지와 차량을 압수수색했으면서 그의 옷방과 핸드백은 수색하지 않은 것이다.


수사의 A,B,C를 놓친 셈이다.


뿐만아니다.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는 과정에서 장씨 휴대전화 3대의 통화기록 원본과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 핵심 증거들이 빠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조사단은 지난 해 말 장씨 문건 속 ‘○○일보 A 사장’으로 의심받은 A와  B씨를 불러 조사했다.


한편 과거사위는 이르면 내주 조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장씨 사건의 부실 수사와 조사여부, 증거 누락고의성 여부, 처벌받지 않은 가해자등이 공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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