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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시간에 갇힌 집, 모성애로 나오다 <시간위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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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의 스크린 컴백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킨 <시간위의 집>은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는 사실에 스릴러 장르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사운드는 훌륭했으나 김윤진을 제외한 조연배우들의 캐릭터와 포지션이 개연성을 획득하지 못해서 극의 흐름을 깨트렸다는 게 아쉽다.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25년을 수감하고 모범수로 풀려나 다시 옛집으로 돌아온 미희는 사건이 있었던 날 사라진 아들을 찾기로 한다. 미희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교구 최신부에게 미희는 그저 그날 누군가가 집에 있었다는 말 뿐이다. 

집과 관련된 사실을 찾던 최신부는 미희네 가족 말고도 예전에도 그런 실종사건이 있었음을 알고 그 집에 무언가 있다고 확신하게 되고 미희에게 그 곳을 떠나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미희는 잃어버린 아들을 찾겠다고 그 집에 홀로 남는다.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집이다. 누군가에게 집은 따뜻함과 보살핌을 주지만 누군가에게는 폭력과 억압이 존재하는 곳이 되기도 한다.

후자에 해당하는 <시간위의 집>은 놀이동산에 가면 있는 귀신의 집처럼 폐쇄된 방들이 복도를 따라 이어져있고 가족은 그 안에 갇혀있다. 이렇게 폐쇄된 공간이 주는 공포를 무릎 쓰고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 일 것이다. 

이런 엄마의 희생, 모성애를 영화는 곳곳에서 보여준다. 선천적 심장병을 앓고 있는 큰아들의 병을 고쳐주겠다고 다짐하는 엄마, 재혼한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둘째아들의 죽음 앞에서 보여주는 깊은 슬픔, 남편의 광기와 폭력에 맞서 아들을 지키는 엄마의 모습에서 영화 속 대사처럼 엄마에게는 신앙이 자식인 것 같다. 

<시간위의 집>은 시간과 집의 관계가 중요한 핵심인데도 이를 잘 풀어내지 못해서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개운하지 못하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대단히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인해 잘만든 공포영화라고 소개할 수 있다. 

집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부른 무당의 말에 따라 눈을 감는 장면에서 실제로 영화는 암전상태로 사운드만 들려준다. 

영화 속 소리는 마치 상영관 전체에서 실제로 나는 것 같은 긴장감을 준다. 공포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운드로 바로 그 장면으로 이 영화는 장르로써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시간위의 집>, 4월6일 개봉,  임대웅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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