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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인물 탐방 - 장항전통시장의 해결사, ‘기쁨수산’ 최기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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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통한 판매·찾아가는 서비스로 매출 수직 상승
‘기쁨수산’ 밴드 개설 6개월, 전국회원 1000명 넘어

[기획인물탐방 - 2017년 ‘젊은 서천’ 만들기 캠페인]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변화를 두려워한다. 지루한 삶속에서도 그동안 적응하며 살아왔고 그러한 안일함 속에서 나이가 들수록 그 자리가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세월이 흘러도 늘 그 모습 그대로인 그곳. 우리 서민들이 애용하는 전통시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들어 시설이나 상품의 다양성은 다소 바뀌었지만 아직도 매장에 앉아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려야 하는 풍경은 변함이 없다. 

세월의 흐름이 잠시 멈춰선 곳. 그 전통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상인들과 함께 소박한 행복을 만들어 내는 이가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장항전통시장의 우수성을 알리고 새로운 판매방식으로 상인들의 소득을 만들어내는 ‘기쁨수산’의 최기쁨씨(31)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일, 장항전통시장을 찾았을 때도 식사를 걸렀는지 빵을 입에 물고 연신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일일이 확인하며 전국으로 배송될 택배를 포장하느라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기쁨씨를 만날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려 봐야 서너명의 손님이 고작이었던 장항전통시장에서 식사도 거를 만큼 바쁘게 살아가는 비결을 묻자 기쁨씨는 “여기 하루 종일 있어봐야 손님이 얼마나 오겠어요. 생선을 진열하고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발’로 뛰며 손님을 찾아가야 하나라도 더 팔수 있지요”라며 스마트폰을 내밀어 보였다.

서천에서 ‘SNS’를 자주 이용하는 이들은 금방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 기쁨이가 조기, 박대, 꽃게 등 다양한 수산물을 깨끗하게 손질해 직접 배달까지 해주는 ‘기쁨수산’ 운영자라는 것을.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는 생선장수의 아내 최기쁨씨가 ‘SNS’를 통해 생선을 판매하게 된 것은 지난해 6월부터다.

장항전통시장 상인회장으로 일하는 남편 최현태씨가 생선을 다 팔지 못해 고민하는 뒷모습을 보고 미력이나마 돕고자 시작한 것이 ‘SNS’를 통한 홍보와 배달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상인들에게 생선 손질법과 보관방법, 알맞게 건조하는 비결 등을 배우는 한편,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곱게 포장까지 마치고 ‘SNS’에 올리자 금세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SNS’에 힘입어 자신이 운영하는 기쁨수산의 매출도 수직 상승한 것은 물론 전통시장 상인들이 팔지 못해 고민하는 생선이 있으면 ‘기쁨수산’ 밴드에 올려 판매를 돕고 있고 더 나아가 고객이 원하는 생선이 있으면 상인들에게 부탁해 소득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장항전통시장 해결사 기쁨씨의 작은 실천이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던 한적한 장항전통시장에서 지금은 싱싱한 생선을 곱게 포장해 고객들의 집 앞까지 배달하는 발품으로 작은 변화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SNS’ 를 통한 판매 전과 후의 매출을 묻자 최기쁨씨는 “지금은 입소문을 타 회원만 1000명이 넘었고 서울과 제주도 강원도 경상도 등 전국에서 주문이 밀릴 만큼 전통시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점포에서 손님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손님을 찾아가는 서비스가 결합되면서 장항전통시장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쁨씨의 이러한 성공 뒤에는 자신이 꼭 지키는 원칙이 있다고 한다.

첫째, 싱싱한 생선을 저렴하게 구입해 도매를 거치지 않고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 둘째 상인들의 생선을 판매할 때 고객들 취향에 맞게 깨끗이 손질하는 것, 셋째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고객이 감동하도록 예쁘게 포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남편의 사업을 돕고 상인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해결사 기쁨씨’가 ‘장항전통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얼마 전부터 서천군장애인무료급식소에 생선을 무료로 나눠주고 장애인들을 위한 점심봉사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처음 대한적십자 서천군지부 회원으로 가입했다가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다는 기쁨씨는 “그동안 봉사에 대해 알지 못했고 남을 돕고 싶어도 방법을 알지 못했는데 백옥선 회장님을 만난 후 봉사의 의미를 알게 됐다”며 “고객들에게 감사한 마음 어려운 이들을 위한 기부와 봉사로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SNS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만큼 장항전통시장의 홍보와 상인들의 판매를 돕는 한편 기회가 된다면 지역 특산품을 알리고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데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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