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 흐림서산 3.5℃
  • 대전 3.3℃
  • 홍성(예) 3.6℃
  • 흐림천안 2.7℃
  • 흐림보령 3.0℃
  • 흐림부여 3.0℃
  • 흐림금산 4.4℃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영화평] 이번 설날에는 무슨 영화를 볼까?

URL복사

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 수사 <공조> vs 30년 한국현대사의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더킹>



정우성, 조인성 주연의 <더킹>과 현빈, 유해진 주연의 <공조>가 이번 설날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초의 남북한 공조수사가 서울에서 진행된다. 

북한 전직 특수부대 요원 차기성(김주혁)이 위조지폐 동판을 훔쳐 남한으로 잠적했고 이를 뒤쫓아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이 남한으로 내려온다. 

림철령을 도와주는 척하면서 감시하라는 지시를 받은 남한 형사에는 눈 앞에서 범인을 놓쳐 쫓겨날 처지에 놓인 강진태(유해진)가 붙는다. 

서로의 목적을 위해 방해를 벌이던 중 차기성의 행적이 발견되고 둘은 공조 수사를 시작한다.

이제까지 만들어진 북한 소재의 영화들은 대부분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스토리에 어두운 분위기인 반면 <공조>는 이보다는 한층 밝고 가볍다. 

많은 대사 분량을 가진 유해진과 아무 말 없이 격렬한 액션을 선보이는 현빈의 모습처럼 이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다르다는 점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코미디와 드라마, 액션이 매끄럽게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드라마와 코미디를 풀어내기에는 액션을 보여줄 시간이 부족했고 드라마가 없이 진행되는 액션은 뜬금없는 별개의 장면으로 느껴진다. 

그렇지만 <공조>가 보여주는 명동에서 충무로, 이태원까지 이어지는 현란한 도시 활극 장면만큼은 오랜만에 통쾌하다.
 
<공조>가 현빈의 현란한 액션과 유해진의 코믹으로 무장했다면 <더킹>은 남자 배우의 비주얼로 대응한다. 

목포에서 싸움 만 하던 태수(조인성)는 검사 앞에서 머리를 들지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진짜 힘이 무엇인지 깨닫고 공부를 시작한다.

서울대 법대를 입학하고 곧 사법고시도 가뿐히 패스한 뒤 방송국 아나운서이자 재력가의 딸과 결혼도 한다.

99%의 검사들이 하는 평범한 월급쟁이를 하던 중 선배 양동철(배성수)의 도움으로 차기 검사장 후보이고 최대 권력을 가진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권력의 편, 역사를 만드는 편에 서기로 한다.

또한 범죄와의 전쟁으로 목포 들개파 두목의 지원을 받는 한강식, 그렇게 조폭 세력과도 연결된 공생관계를 시작한다.

<더킹>은 <내부자들>, <베테랑>, 그리고 최근 개봉작인 <마스터>와 같이 현실을 환기시키는 영화들과 그 맥을 같이 하면서 오히려 <더킹>은 개인이나 특정 사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전두환 정권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근 30년의 한국현대사를 직접으로 인용하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놓는다.

실제 영화의 화면 전개 방식도 그렇게 흘러간다. <더킹>이 보여주는 대한민국의 권력 지형도는 새롭지 않고 영화 속 한국 현대사를 빼고 나면 <더킹>의 새로움은 없다.

그러나 <아수라> 이후 물오른 악역 연기를 보여주는 정우성이라는 배우의 새로움을 볼 수 있고 스크린에 오랜만에 등장한 조인성의 모습은 설날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이 들게 한다.

특히 1990년대 인기가요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은 특별부록과도 같은 즐거움을 준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