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2 (금)

  • 흐림서산 3.5℃
  • 대전 3.3℃
  • 홍성(예) 3.6℃
  • 흐림천안 2.7℃
  • 흐림보령 3.0℃
  • 흐림부여 3.0℃
  • 흐림금산 4.4℃
기상청 제공

【기관탐방】서천군청소년수련관을 찾다

URL복사

‘청소년들에 대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기관’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비전과 방향을 제시
수련관, 생태에서 역사까지...다양한 활동 운영


[sbn뉴스=서천] 나영찬 기자 = 충남 서천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서천군청소년수련관’(관장 신현일/이하 청소년수련관)에 sbn서해신문이 찾았다.

청소년수련관은 4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청소년 활동팀’과 ‘청소년 캠프팀’은 청소년들을 직접만나 울고 웃으며 부대끼는 활동을 하고 있고, ‘운영지원팀’과 ‘대외협력팀’은 수련관 대관, 예산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며 위 두 팀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의 19명의 직원들은 다양한 교육과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들을 통해 서천군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활력증진을 도모하며 그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편집자 주>


◇‘청소년들에 대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기관’

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들에 대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기관’으로 요약된다. 청소년수련관 신현일 관장(45)은 청소년지도자로 시작해서 본 기관의 기관장까지 오른 인물로, 청소년활동을 꾸준히 해왔다고 한다. 

지금까지 계속 필드에서 있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그는 YMCA, 서천문화센터, 청소년수련관 등의 기관에서 활동해왔는데 이를 종합하면 무려 20여년 이상의 경력이 된다.

청소년수련관은 진로에 특화된 건물로 구상·건설되었는데, 서천군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요리와 미디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만큼 설계부터 이를 반영해 지어졌다. 

청소년지도자들은 완공되기 직전 기자재 세팅을 직접 수행했고, 그래서인지 건물에는 쓸데없는 공간이 없고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심지어 관장실은 한 쪽 구석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한 두 평 남짓한 관장실 책상 옆에는 전산설비들이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청소년수련관이라는 건물을 ‘실용’이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어 보였다.

이렇게 건물은 실용적이지만, 버스노선의 문제로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기도 하다. 셔틀을 운영하더라도 청소년들이 원하는 시간대가 아니라는 문제가 있어 아이들은 부모님 차를 타고 오거나 자전거 혹은 걸어온다고도 한다.

주로 장항 청소년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청소년수련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한산, 비인, 서면 등 수련관에 오기 힘든 학교를 대상으로 작년 활쏘기 체험을 운영했었다.


청소년수련관은 올해 더욱 유익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 허 찬 팀장(37)은 “찾아가는 수련관이라는 개념이 시설의 개념이 아닌 활동으로 확장된 것”이라며 “전 직원이 프로그램 개발 회의를 해서 1인당 2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고 구비했고, 불러만 준다면 접근성의 한계라는 문제를 극복하고 청소년들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생태에서 역사까지...다양한 활동 운영

청소년수련관은 교육부에서 진행하는 지역특화사업 충청남도 대표기관이다. 생태를 테마로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서천교육지원청, 서천군청, 기후변화학교, 군산대학교 등과 협력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청소년수련관은 지역을 포함한 전국 3000명의 청소년들이 서천에 와 생태를 배우고 가게 하는 역할을 하며 머무르는 서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중요한 사업인 ‘월남 이상재 선생 정신 계승운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 관장은 “서천에 있는 청소년들이 서천을 사랑하려면 특산물도 좋지만 여기에서 나고 자란 위인들의 정신을 배우게 된다면 지역을 더욱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는데, 월남 이상재 선생은 3.1운동의 대표적 인물로, 과거 분쟁이 잦았던 좌파와 우파를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던 우리나라 근대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이렇게 이상재 선생이 우리나라 근대사의 한 기둥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은 이상재 선생을 잘 모르고 있고 만일 안다고 하더라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청소년수련관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먼저 공부하고 진로와 결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월남 이상재 선생과 떠나는 시간여행’의 활발한 운영을 통해 이상재 선생의 정신과 삶을 청소년들에게 알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수련관은 ‘안전한 서천 조성’이라는 연대사업의 한 측을 담당하고 있는데,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관계의 안전’ 문화센터는 ‘생활의 안전’ 청소년수련관은 ‘재난의 안전’을 맡아 다루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은 각종 사고와 안전문제를 다루며 안전한 서천 조성에 이바지 하고 있다.

한편 청소년수련관은 오는 3월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역사인가 사이다인가’라는 역사를 시원하게 알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청소년수련관의 다섯 가지 키워드

청소년수련관은 비전트리, 매듭, 캠프, 자치, 다락방 등의 키워드를 설정해 앞으로 기관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비전트리라는 키워드는 지역사회와 함께 청소년들의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는 ‘꿈의 나무’를 제시한다.

수련관의 기해년 비전은 ‘Youth-Smile 서천’으로, 신 관장은 “유스마일 서천을 슬로건으로 청소년이 웃고 행복한 서천을 만들겠다”라고 올해 포부를 밝혔다.

이어 신 관장은 ‘매듭’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삼삼오오 청소년들이 모여 있으면 사람들은 흠칫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아는 친구 한 명이라도 있으면, 청소년들은 흠칫하는 존재가 아닌 내가 가서 인사하는 친구들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청소년과 성인, 청소년과 청소년, 청소년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지역진로체험센터가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천은 사통이 발달됐지만 머무르기가 어려운 지역이라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청소년수련관은 ‘캠프’라는 세 번째 키워드(사업)를 통해 전국 청소년들에게 서천을 알리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있는데, 서천유스호스텔(관장 이성천)과 협업하며 이를 현실화하고 있다.


요즘 인기리에 종영된 ‘스카이캐슬’에는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인기대사가 있다. 네 번째 ‘자치’라는 키워드는 여기에 해당되는데, 수련관의 선생님들은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촉진자) 역할을 통해 청소년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북돋고 원활히 돌아갈 수 있게 돕는 윤활유가 되어 준다.

쉽게 말하자면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으로 동아리활동이나 청소년운영위원회 비열한녀석들(비전의 열매를 맺는 친구들)을 통해 수련관의 주체가 청소년이 되며 청소년들이 자치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든다.

청소년수련관은 위 모두를 종합해 청소년들이 즐겁고 행복한 공간인 마지막 키워드 ‘다락방’이 되어주고 있다.


◇서천군, 청소년이 믿을 수 있는 사회되기를

서천군 청소년수련관에 와보면 ‘서천에 이런 시설과 환경이 있었나?’라며 입구에서부터 놀라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수련관 건물뿐만 아니라 인근 송림 숲길과 갯벌까지 모두가 프로그램의 공간이다.

허 팀장은 “우리 수련관은 젊은 지도자가 많다”라며 “청소년들과 함께하는데 나이가 절대적인 고려요소는 아니지만, 많은 장점이 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친해질 수 있는 지도자들이 젊은 에너지까지 겸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에너지를 가진 청소년지도자들은 전문성 신장에 있어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에는 기본적으로 청소년 지도사 2급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가 근무 중인데, 올해에는 1급 지도사가 2명 더 늘었다고 한다.

이렇게 젊음과 열정을 겸비한 선생님들이 청소년들을 위해 열의를 다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에 지원되는 예산이 인색하한 만큼 어려움도 있다고 한다. 신 관장은 “지역을 떠나는 것을 축하하고 남는 것을 아쉬워하지 않는 서천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남아있는 청소년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수련관이 공적 기관인 만큼 조금 더 믿고, 함께하고, 같이하고 투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현일 관장과 허 찬 팀장은 서천 주민과 청소년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먼저 허 찬 팀장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성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으면하는 바람이 있다”며 “성인만큼 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고 어쩌면 더 유연하고 창조적이다. 기성세대들도 청소년들을 관리대상이 아닌 같은 민주시민으로 자각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신현일 관장은 “문제청소년보다도 문제부모로 인해 청소년폭력과 같은 문제가 일어난다. 청소년들이 지역의 어른들을 믿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믿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줄 테니 자신을 사랑하고 신뢰의 존재로 자각하고, 지역사회가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서천군은 걱정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