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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탐방】청소년들의 원스톱 안식처 ‘서천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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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청소년은 문제아가 아닌 ‘문제를 가지고 있는 소중한 존재’
상담센터, ‘안전한 서천공동체’ 조성으로 사회안전망 구축할 것
정신없이 돌아가는 상담센터, 장난 전화 빈번...상담 고충 토로



[sbn뉴스=서천] 나영찬 기자 = 지난 1994년 충남 서천군청소년상담실로 개소한 서천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하 센터)는 현재 9명의 청소년상담자들이 개인·전화상담, 심리검사, 집단상담 등의 전문상담과 청소년문제예방·피해청소년회복을 위한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한미희 센터장(이하 한 센터장)은 사회복지학,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 지난 1999년 입사해 20년간 센터에서 근무해왔다. 

그는 현재 한국청소년상담복지센터협의회 감사, 충남도 청소년통합지원체계 운영위원회 위원 역할과 서천군에서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협의체위원, 서천군청년정책위원회 위원, 서천군 아동복지심의위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편집자 주>


◇상담 청소년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소중한 존재’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상담센터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하지만 문제해결의 첫 번째 열쇠는 ‘용기를 내는 것’으로 일단 상담센터를 방문하면 이곳에서는 원스톱으로 상담과 학업, 심지어 경제적인 문제까지 도움 받을 수 있다.

센터는 9명의 상담자가 작년에만 개인 상담사례 232명, 교육·연수·집단상담 등 전체 프로그램을 합치면 3만5000여 명 이상의 청소년들을 만났다.

한 센터장은 “청소년 상담에서 꼭 기억할 것은, 상담 받는 청소년은 ‘문제아’가 아니고 ‘문제를 가지고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라며 개인 자체에 대한 존중을 상담에 있어 최고의 가치로 삼고 이 일에 임하고 있다.

이어 그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존중을 통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힘을 가지고 삶을 선택하는 힘을 줄 때 훨씬 훌륭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봤다”라고 전했다.

김현하 상담자는 상담에서 중요한 부분은 “청소년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소통과 사랑”이라며 “아이들이 센터에 오는 이유는 말할 곳이 없거나 사랑받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원활한 소통과 사랑을 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해년 중점추진사업 ‘안전한 서천공동체’ 조성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서 올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안전의 문제가 대한민국 전체의 이슈인 만큼 ‘안전한 서천공동체’를 조성하는 것이다. 센터는 청소년의 위기문제는 결코 청소년과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2015년부터 꾸준히 ‘안전한 서천, 행복한 청소년’이라는 공동목표를 가지고 지역사회 청소년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했다.

한 센터장은 “청소년 상담·보호 영역에서 우리 센터가 그 허브(Hub)역할을 훌륭히 잘 해내고 있다고 자부한다”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위기 청소년까지 발굴해서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전했다.

상담센터는 생각이 말로만 그치지 않도록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2019년 자체적인 목표들을 정했는데, 첫째는 상담의 전문성 확충이고 두 번째는 소통이다.

다변화되는 청소년들의 문제해결을 돕기 위해 상담자들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한 만큼, 센터는 개인역량강화 연수 및 지속적인 사례회의를 진행하여 위기 청소년들에게 적절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청소년이 단순히 상담대상자가 아닌 ‘주체’가 되도록 더 고민하며 그들과의 소통에 노력하고 있다. 센터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청소년사회안전망(CYS-Net)을 더욱 강화하고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상담센터...고충 토로

=서천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충남에서도 일이 많기로 유명한데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만큼 해프닝도, 어려움도 따른다고 상담자들은 전한다.

센터의 고충으로 한 상담자는 장난전화를 꼽았다. 1388전화 해프닝으로 한 아이가 ‘죽고 싶다. 짐을 싸들고 체육공원에 있다’라고 전화가 오자 상담자들은 관내 위치한 체육공원, 심지어 바닷가까지 돌아다니며 애타게 아이를 찾았다.

상담자들은 아이를 찾을 수 없자 충남청에 위치추적을 제보했는데 ‘서천에 없다. 장난전화다’라는 허탈한 답변을 받았다. 그 이후로 이 아이는 주기적으로 센터에 장난전화를 걸고 있는데 김현하 상담자는 “상담자의 입장에서 함부로 전화를 안 받을 수 없다. 신고를 해도 경찰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답변 뿐”이라며 직업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또 남성 상담자가 귀하다 보니 상담자의 성별이 적극적으로 고려될 수 없다는 어려움도 있다. 실제로 센터에 성폭력 피해 아이가 상담받고 싶다고 연락이 왔는데, 남자아이이다 보니 같은 성별의 상담자를 원하는 부모님이 있었다. 반대로 여자아이를 상담할 경우 ‘좁은 공간에 남녀 둘이 있어 걱정된다. 상담자를 바꿔달라’고 말하는 부모님도 있다고 한다.

센터의 청일점인 박효준 상담자는 “상담하는 데 있어 상담자의 성별도 고려되어야 하는데 인력이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센터는 지난 2017년 장관상 수상, 2018년 충남 1위의 우수운영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분발하고 있는데, 류영옥 상담자는 “위 수상 외에도 학교 밖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꿈드림 팀’ 활동으로 아이템을 기획하고 판매한 프로그램이 장려상을 받았다”라며 자랑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전국 4그룹보다 3배 이상 실적...인력충원 절실

=가정해체, 빈곤, 학교 부적응 등으로 청소년들이 위기 상황에 노출되는 사례들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만큼 청소년 정책구현의 최전방인 센터에 상담을 요청하는 청소년과 학부모가 대폭 증가하고 있는데, 상담을 위한 현장방문, 장기간의 상담, 서비스 연결을 위한 활동, 민원 처리 등 상담 인력 1인이 담당하는 업무량이 과도해지면서 대기자가 발생하는 등 수요에 부합하는 서비스 개선이 한계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2018년 충남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현장 컨설팅 결과, 센터는 집단상담 프로그램·교육·연수 등 전국 4그룹(농·산·어촌형) 평균보다 3배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상담자들의 업무가 과도한 상황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인력 문제 외에도 시설이 미흡하다는 문제가 있는데 김혜리 상담자는 “관내 청소년수련관이나 문화센터에 비해 우리 센터는 시설이 미흡”하다며 “학교밖 아이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센터가 좁아 이들이 마주칠까봐 상담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한 센터장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 전문적인 상담 인력이 증원될 수 있도록 지자체의 협조와 지역 주민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상담자들은 상담인식개선과 상담을 권유하고 나섰는데, 이유리 상담자는 “상담 받는 청소년들을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상담이 필요한 아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김금순 상담자는 “우리 센터,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 많이 찾아와달라”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서천군상담복지센터 일동은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얼마 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적응을 비롯해 친구 관계·학업 스트레스·부모님·선생님 등 다양한 고민이 많아질 텐데, 언제든 어려워 마시고 센터를 방문하시거나 청소년 전화 1388(지역번호+1388)입니다. 365일 24시간 언제나 개인 상담이 가능합니다. 어려워 마시고 상담받고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받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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