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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의 쓴소리】국민을, 충청인을 춤추게하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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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실에는 낡은 간판이 있다.


그 간판엔 신영복 체로 ‘고객을 춤추게 하자’는 글귀가 적혀 있다.


어떤 CEO의 경영 메시지보다 인상적이었다. 고객을 춤을 추게 하는 경영, 고객이 덩실덩실 기뻐서 춤추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는 대전 사립고 교감 선생님 출신이다. 경영학이나 금융학을 전공한 이가 아니다. 수십 년간 국어 교사로 일했던 터다.  그는 ‘그 간 백묵 장사만 했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금고 이사장을 맡았으니 난감했다. 그래서 지방지와 경제신문을 매일 정독했다.


그리고 석 달간 현장을 뛰었다. 회원을 만나고 동종업계 인사와 은행에 있는 제자들에게서 조언을 들었다. 간판은 그들에게 얻은 모든 조언을 모아 내린 결론이다.


만년 적자이던 재정이 취임 1년 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물론 IMF의 아픔도 겪었다. 금융정책의 변화로 시련도 맞았다.


 지금은 취임 때보다 영업매출을 수백 배나 높여 놨다. 연전에 대통령상을 수상할 때 “고객을 춤추게 했더니 나도 춤을 추게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선거 때만 되면 정당들이 손짓을 했다. 그때마다 "저는 국민을 춤추게 할 수 없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모두들 기웃대지만 ‘국민을 춤추게 할 수 없다’며 도리질을 했다. 그래서 존경을 받는다.


취임 3년 차인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을 바꾸고, 지난 10일엔 신년 기자회견도 했다. 개각도 계획하고 있다.

키워드는 ‘일자리 창출’과 ‘민생경제’이었다. 이를 위해 친문계인 충북 청주 출신의 노영민 주 중국 대사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복기왕 전 충남 아산시장을 정무비서관으로 기용하는 등 참모진을 바꿨다.


인적쇄신부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락하던 경기부진이 악화일로이기 때문이다. 해가 바뀌었어도 나빠지면 나빠졌지, 호전될 조짐이 흐릿하다.


여권은 이 탓을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돌리고 있다. 다른 한쪽은 정반대다.


 현 정권의 소득주도 성장이란 국정방향의 오류라고 반박한다.


최저임금 급속 인상 등의 정책 논란과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간의 ‘김&장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맞선다.


남북정상 간의 대화를 놓고도 진보 진영은 ‘통일이 대박’을 외친다. 보수진영은 전혀 다르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속아 민생에 소홀했다.’고 꼬집는다. 심지어 ’반재벌 친 노조‘라고 규정, 공세를 강화한다.


진보. 보수가 독선과 오만으로 싸울 때 민생은 겉돌고 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지방 공단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줄줄이 문을 닫는다. 문 대통령의 작년 신년 기자회견에 ‘나라가 달라지니 내 삶도 좋아졌다고 느끼도록 경제의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국민들이 신명 나게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말은 지켜졌을 까. 문 대통령이 올 신년사에서도 불평등과 양극화를 되풀이했다. 그렇다면 작년 약속이 큰 진전이 없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가 40%대로 반토막난 것은 이 까닭이다. 1년간 좋은 나라 만들기가 헛구호였다는 말이다. 여권 내에서도 오히려 퇴보됐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자리는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득 역시 불균형이 심해졌다. 고소득층은 늘었어도, 저소득층은 되레 줄었다. 이는 정부의 다짐과, 약속과는 거리가 있다.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이 모두 악화됐다.


이젠 매듭을 풀어야 한다. 문 대통령과 정부, 여야,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사정이 ‘내 탓’이라고 외치고, 힘을 합쳐한다. 이게 곧 난국을 수습하는 길이다. 말의 성찬도, 억지춘향 노릇은 곤란하다.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 몇 사람을 바꿔 될 일이 아니다. ‘국정공유’라는 명분으로 특정 인사들로만 꽉 채울게 아니다. 적폐 청산이라는 구실로 나와 다른 사람을 적으로 삼아 탈탈 턴다는 오해부터 없애야 한다.


막힌 곳은 뚫고, 새는 곳은 막아야 한다. 낮잠을 자는 민생현안, 지방경제 현안부터 점검해야 한다. KTX 세종역 신설이나 지하철 역신설로 갈등만 키울게 아니다. ‘때(時’가 있기에 말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흥이 나서 춤추게 할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를 실천할 때인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춤을 춘다.


국민이 신이나는 정치, 충청인이 흥이 나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그런 정치가 아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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