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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70·80년대 장항읍 호황기를 이끈 ‘장항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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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충남·경기도 일대 쌀·광물자원 수탈의 전초기지
90년대 들어서며 쇠락...해상 매립·금강하굿둑 건설 등 원인
장항항에서 열리는 ‘꼴갑축제’...각종 볼·먹거리, 체험 ‘호평’



[sbn뉴스=서천] 남석우 기자 = 일제강점기 충남·경기도 일대의 쌀과 광물자원 수탈을 위해 1938년 장항항이 개항했다.

이곳은 이후 1962년 지정항, 1964년에는 개항장이 되었다. 

장항항은 1980년대 까지만 해도 1만 톤급 2척과 1천 톤급 1척의 배가 동시에 접안 할 수 있었고 장항제련소에서 취급하는 원료와 제품 등을 수송해 한때 장항읍의 호황기를 이끌었다.

그런 장항항이 90년대에 들어서며 쇠락의 길을 걷는데 60만 평에 달하는 해상 매립과 금강하굿둑 배수관문 공사 등이 이어지며 수로 변화와 토사 퇴적의 영향으로 현재 이곳은 항구로서 그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다. 



장항항의 이 같은 침체는 비단 시대의 흐름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사뭇 아쉬운 면이 없지 않은데 이곳은 지난 1938년 1종 무역항으로 개항한 이래 현재까지 이렇다 할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인근 보령 항이나 군산항과 비교해 열악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항항과 마주하고 있는 군산항의 경우 내항의 토사매몰로 어항 기능이 상실되자 군산시는 비응도에 국비와 민간자본 1300억 원을 투입해 방파제, 호안, 물양장시설 등과 함께 41만㎡에 이르는 배후부지에 다기능 복합어장인 비응항을 조성했다.

이에 서천군도 뒤늦게 장항읍에 신항을 조성하는 등 장항항의 부흥을 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장항읍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sbn서해신문 기자가 장항항에 들어섰다.

썰물이어서였을까? 물양장 가득 어선들이 빼곡하게 정박해있었다. 

배들이 줄지어 있는 항구를 보니 풍경이 사뭇 평온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 같은 평온함은 이내 적막감으로 다가왔는데 항구에 어선만 있을 뿐 어민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고 간혹 눈에 띄는 수산물 판매장 상인들의 한가로운 모습에서는 항구 가득 스며있는 무력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장항읍에 거주하는 한 60대 어민은 “장항읍이 40년 전쯤에는 한창 잘 나갔다”라며 “그때는 장항제련소 돌아갔지, 풍농 돌아갔지, 인구가 3만이 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시절에는 장항읍 앞바다에서 물고기도 많이 잡히고 어선들도 많아서 생활권이 장항읍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만큼 경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어획량이 군산하고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라며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또 다른 주민은 “장항항이 이렇게 된 것은 하굿둑이 생기면서부터다”라며 “한 30, 40년 전에는 5000톤짜리 화물선이 군산항으로는 못 다녔는데 여기는 1만 톤급 배들도 들어왔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천군은 장항읍 활성화 사업에 따라 장항읍의 근대문화유산 보존과 함께 관광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장항항에서는 매년 봄마다 ‘꼴갑(꼴뚜기·갑오징어)축제’를 열고 있어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축제에서 방문객들은 행사장 내 요리판매 부스에서 생물 갑오징어·꼴뚜기 등 해산물을 회, 볶음 등의 요리로 맛볼 수 있고 각종 체험은 물론 가수들의 공연 등 볼거리도 즐길 수 있는데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축제는 매년 호평을 더하며 지역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침체 된 장항항에 하나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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