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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정선거는 무관심을 먹고 자란다



1980넌대 홍콩 누아르 영화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배우 주윤발이 전 재산 8,100억원을 기부한다고 밝혀 놀라기도 했지만 사실 부자들의 계속되는 갑질로 시끄러운 우리사회에 비추어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전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노부부가 과일장사로 평생 모은 전 재산 400억을 학교에 기부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재산이 많든 적든 사회에 기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기부가 있으나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와 관련된 기부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른바 기부의 탈을 쓴 ‘가짜기부’이다.

가짜기부는 남이 아닌 나를 위한 기부이다. 선거때마다 가짜기부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수억원을 써도 당선되면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며 그 댓가는 우리사회 전체의 무거운 짐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2019년 3월 13일은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일이다. 조합장선거는 원래 각 조합마다 개별적으로 실시됐으나 금품살포, 향응제공 등 돈으로 표를 사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탁받아 선거를 관리하다 2015년 최초로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혼탁했던 선거과정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돈선거’에 대한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2015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경우 금품·음식물제공행위가 가장 많아 전체 위반행위의 40.3%를 차지해 여전히 돈 선거가 근절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조합장선거의 경우 선거인 수가 공직선거에 비해 적어 선거인에 대한 금품․향응 제공 행위의 유혹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고 위법행위임을 알더라도 후보자와 조합원 간 혈연과 지연 등에 따른 친분 관계가 두텁게 형성돼 신고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제 곧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봄에는 각종 축제 및 행사가 많아 각종 모임 등에서 기부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9월 21일부터 조합장선거와 관련한 기부행위 제한기간에 돌입했다.

기부행위는 제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받은 사람도 처벌되는데 선거에 관해 금전․물품 등을 제공받은 사람은 최고3천만원의 범위에서 그 제공받은 금액의 10이상 50배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짜’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울러 선거관리위원회는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포상금을 1억원에서 3억으로 상향해 신고·제보를 활성화하는 한편 돈으로 표를 사려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부정선거는 무관심을 먹고 자란다. 선거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선관위 자체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돈 선거' 척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후보자와 조합원의 자발적인 자정노력이 중요하다.

‘정치꾼은 다가오는 선거를 생각하고, (위대한)정치인은 다가오는 세대를 생각한다.’라고 했다. 후보자는 사익이 아닌 공익을 추구해야 하고 조합원은 한표의 무거움을 알아야 한다.

조합의 운영은 지역경제와 국민들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공직선거에 못지 않게 중요한 선거이다. 조합의 발전을 위한 공약 제시와 그 공약을 실천할 능력 있는 후보자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면 조합 발전과 함께 조합원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이는 지역사회에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번 동시조합장선거가 ‘5당4락’(5억원 쓰면 당선되고, 4억원을 쓰면 떨어진다)의 오명에서 벗어나 깨끗한 선거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