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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카피라이팅이 갖춰야 할 요소

▲ 고일석 마케팅연구소 대표


카피라이팅이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구체성입니다. 구체성이라고 하면 먼저 미주알 고주알 세세하게 설명을 하는 것을 떠올리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1. 고객의 입장에서 "앗! 내 얘기구나"라고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

2. 눈앞에 펼쳐지듯이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


지난 번에 부산의 어느 야당 후보의 현수막에 대한 제 페이스북 포스팅이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글에서는 반응을 얻고 공유를 하게 하는 포스팅의 조건에 대해 말씀드렸고, 오늘은 그 포스팅의 가장 핵심적이었던 요소였던 현수막의 카피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 현수막의 첫 번째 특징은 선거구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동네마다 다른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후보만의 독특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각 동네에 해당되는 정책을 따로 적어서 동네마다 다른 현수막을 내거는 것은 다른 후보들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은 정책만 적어놓습니다.


이 후보의 현수막이 특별했던 것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말을 걸듯이" 했다는 것입니다. 이 현수막은 메시지를 부각시킨 아래에, 해당하는 정책을 조그맣게 병기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은 위에서 얘기한 1. 고객의 입장에서 "앗! 내 얘기구나"라고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 2. 눈앞에 펼쳐지듯이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1. 고객의 입장에서 "앗! 내 얘기구나"라고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


타게팅이란 불특정 다수 상태의 고객군을 여러 척도로 분류하여 각각의 고객군에 적합한 방식의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의 목표는 해당 고객으로 하여금 마케팅 과정을 친숙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고객이 "이게 바로 나를 위한 제품이구나, 이게 바로 내가 찾던 제품이구나"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입니다.


타게팅이 이루어지면 그 타겟에 적합한 메시지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고객은 "앗! 나를 보고 하는 얘기구나, 내 얘기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냥 아무한테나 하는 그저 그런 얘기가 아니라 나를 콕 찝어서 하는 특별한 얘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고객은 선택받은 느낌을 가지면서 적극적인 자세로 메시지에 몰입하게 됩니다.


타게팅을 바탕으로 한 메시지의 가장 적극적인 형태는 바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름"이란 특정 고객의 실명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인물이나 인물군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 을 얘기합니다. 그러면 그 인물군에 해당하는 고객은 마치 자기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이것을 '퍼스널라이징(personalizing)'이라고 합니다. 흔히 '개인화'로 번역되고 그런 뜻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인격화'라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고객을 단순히 "물건을 파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이성을 가진 인간" 으로 인식한다는 것이죠.


△장수촌 사장님, 오늘 장사 어떠셨어요? 맘편히 오래오래 장사하세요.

- 상가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10년으로 연장


△현우가 방학이 끝나길 기다려요. 선생님도 좋고, 학교도 좋고, 수업도 재밌대요.

- '사상교육특구' 지정 추진


△학장중 다니는 승현입니다. 학교가 달라지니 진구 사는 친구가 전학 오고 싶대요.

- '사상교육특구' 지정 추진


△모라동 김할머니도 한달에 30만원씩 꼬박꼬박 용돈을 받으셔야 합니다.

- 소득하위 70% 어르신 기초연금 30만원 지원


△김할아버지 약값 걱정 이젠 끝. 몸이 불편한 경수씨도 일을 해요.

저소득 어르신 만성질환 약값 절반


- 장애인 의무고용대상 사업장 확대



2. 눈앞에 펼쳐지듯이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


카피는 눈으로 보지 못하는 실체를 말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카피의 목표는 한계를 가진 말로써 실체를 눈으로 직접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이 제품은 좋아요"라는 말로는 그 느낌을 줄 수 없습니다. " 이 제품의 좋은 점으로 인해 고객이 어떤 기쁨, 어떤 즐거움, 어떤 이익을 누릴 수 있는지"를 눈에 보이게 그려주는 것이 카피의 궁극적인 임무입니다.


마케팅에서 스토리텔링이 강력한 것은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인물과 사건의 흐름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눈으로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머리 속에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이 현수막은 해당 정책이 이루어지면 그 효과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를 그림으로 그려주듯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태훈 아빠, 주말에 아들 축구 경기 있어요. 부산구치소 있던 거기 알지예.

- 유소년축구장, 문화공연장 유치


△아름이 엄마, 아이들 데리고 수영장 가자. 집 앞에서 여가를 즐기니 참 좋네.

- 사상경찰서 이전부지 '제2다누림센터' 유치


△민주 엄마야, 엄궁역서 만나 서면 가자! 지하철 뚫려서 금방 갔다온다.

- 사상-하단 지하철 조기 개통


◇스페셜 추가

△옛 61번 종점 살던 꼬맹이가 국회의원 돼 왔어요. 감전을 키우겠습니다.

- 감전천 생태복원 국비 27억원 확보


이 현수막은 이 시리즈의 백미입니다. 여기에는 타게팅, 스토리텔링, 퍼스널라이징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가운데 스토리텔링이 특히 눈에 띄는 카피입니다.


"옛 61번 종점 살던 꼬맹이가 국회의원 돼 왔어요."라는 한 줄의 문장에는 누구에게나 우리 옆집에 살던 꼬맹이가 자라서 국회의원이 돼 짜잔!! 하고 나타난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보통 후보자들이 자기의 출신성분을 얘기할 때 양천의 아들, 광주의 딸, 농민의 아들, 노동자의 딸, 이렇게 얘기하고들 하는데, 이들과 "옛 61번 종점 살던 꼬맹이"라고 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 느껴지시죠?


이 카피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힘은 사실성입니다. 이름을 불러주고 그림을 그려주는 것도 좋지만 어쨌든 허구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죠.


그러나 이 카피는 "진짜"가 아니면 쓸 수 없는 말입니다.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는, 확 믿어버릴 수밖에 없는 사실성의 힘은 카피가 구현할 수 있는 힘 중에 가장 강력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