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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도리, 정의, 의리 그리고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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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그 잘못을 인정하긴 커녕 부정하는 사람은 더욱 그러하다.

10명중 8명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면 그것은 실정법에 앞서 국민 법 감정상 잘못된 것이다. 이를 가리켜 순리와 흐름을 역행하는 물정모르는 사람이라 칭한다. 최근 우리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언론을 통해 질리도록 보고 있다.

◇도리에 대해

옛 어른들은 판단과 단념이 빨라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내 주장과 고집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동안 최순실 등 국정농단세력은 어떠했나? 나 아닌 공동체 즉, 국민들을 생각했을까?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최순실의 이 같은 행동은 재판 과정에서 우리를 분개케 했다. ‘무지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모르쇠를 주장하며, 국민 밉상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들에 의한 국정 농단으로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현실에 가슴 아파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역사를 보면 왜 우리나라 지도자들이나 정치권은 이런 슬픈 운명으로 막을 내리는 사례가 많았다. 이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고위관료로서 국민들에게 마땅히 행하여야할 바른길을 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인들의 사익 추구에만 힘써온데 대한 폐단이다.

◇정의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상처를 입었다. 대내외적으로 손실도 컸다.

특히, 국·내외 경제 등 손실은 이루 말로 할 수 없고, 국정공백에 따른 중국과의 외교 갈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요구되는 또 다른 덕목이 바로 정의다. 오늘날 차기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지도자를 포함한 국민 모두는 올바른 마음으로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선의가 악의가 된 지금 더욱 그러하다.

국정이 파탄지경에 이른 오는 날에도 우리는 아직 정의의 끈을 놓지 않았다. 최근 박 전 대통령 구속에서 보듯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진리를 보여줬다. 이는 정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만큼 강한 것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과거의 부정부패를 바로 잡는 검찰과 사법부의 역할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국민이 바라는 정의의 칼날이 부정을 저지를 권력자들을 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정치권과 입법부, 사법부의 대국민 신뢰 구축을 위한 자성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국정 혼란의 시대에는 자정 노력을 통한 국민통합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선거 때만 되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로만 부르짖는 정치인들과 또 그러려니 받아들이는 우리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말단 공무원부터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정의 세우기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공직자는 국민의 봉사자로서 매사 청렴한 자세에 임해야 한다. 최근 구속된 청와대 모 수석의 ‘추석 선물을 추석 지나서도 받을게요’라는 정신 나간 발언은 우리 모두를 자괴감(?)이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 현재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 아닌 그만둔 사람들 모두 과거 행적의 의혹을 다 밝혀내려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러나 올바른 정의를 위한다면 다음 지도자는 정의의 칼날을 멈춰선 안 된다. 그래야 이 땅의 전정한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다. 특히 검찰과 재벌 개혁이 우선과제로 추진돼야 한다.

이것이 정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기본 요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조금 부족해도 채우려하지 말고, 부정과 비리가 없는 사회가 기본이 되는 시대가 하루 빨리 정착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 사회문제가 되는 양극화 해소와 세제개편, 재벌개혁, 국민연금제 개선, 국민기본소득 보장제 등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의리에 대한 생각

옛 말에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많아도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이 없다는 말이 있다. 요즘 세상에 딱 맞는 말이 됐다.

지난달 박 전 대통령이 구속적부심사를 받으러 가는 날 진박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 중 극히 일부만 사저 앞에 나타났다고 한다. 이것이 오늘날 정치인의 인심이고, 행태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의리가 바로 이런 것이었던가? 

사전상 의리의 개념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라고 나와 있다. 사회 규범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곤경에 처한 이웃을 스스럼없이 돕는 마음이나 어려움에 있는 친구를 돕는 마음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의미의 의리는 이와 좀 다를 듯하다. 우리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정치인들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인은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에 대한 의리를 가장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를 생각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 국민을 한 번 더 생각했다면 부끄러운 역사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 배신의 정치

지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승민 원내대표(당시 자유한국당)에게 배신의 정치를 운운하며, 날을 세웠다. 이 일로 유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고, 당내에서는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혀 탈당 압력을 받았다. 이에 지난 2016년 3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시 복당하는 과정을 겪었다. 

이 과정에 진정 어느 것이 배신의 정치인가? 인간 도리상 배신과 정치적 배신은 다를 것이다. 필자는 배신당한 사람과 배신한 사람 사이에서 잘잘못을 가리고 싶지는 않다. 단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다는 정치의 사전상 개념처럼 국민을 위한 행동에 누가 근접했느냐를 묻고 싶다.

배신의 정치를 따지기 전에 정치인의 행동이 국민을 위한 행동인지를 따져본 후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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