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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한길영농조합법인 이성희 대표, “서천 농업의 희망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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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새농민상 수상, 자만보단 노력하는 16년차 임업인
귀농 롤 모델…연간 3000여명 견학, 따끔한 현실적 조언도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

표고버섯과 함께한지 어느덧 16년차에 접어든 한길영농조합법인 이성희 대표의 변하지 않는 좌우명이자 마음가짐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에 절반을 더한 시간을 표고버섯에만 매달렸음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기도 했지만 농업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 이성희 대표의 확고한 신념이다.

“10년이 되던 30년이 되던 농업은 끝을 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경력만 믿고 농업에 소홀할 경우 바로 피해를 입게 되거든요. 저 역시 변화하는 자연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투자를 아끼지 않았는데 지난해 엄청난 무더위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았죠. 결국 농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끝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8년의 노력 그리고 8년의 도전

“아버지의 버섯 재배 권유로 고민을 하다 결심을 하게 됐죠. 그리곤 1년간 인터넷으로 공부도 하고 직접 선진 농가를 방문하기도 했어요. 최종적으로 자본 회전률이 빠른 표고버섯 톱밥배지에 도전하게 됐는데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를 통해 버섯재배 과정을 배웠던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성희 대표의 표고버섯 인생은 현재 재배동수 25개에 배지만 약 30만개 정도로 충남도에서 손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고, 말 그대로 고생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경험도, 자본도, 기술도 없는 상황에서 시작했기에 정말 힘들었어요. 수익률은 좋지만 변수가 많아 실패확률이 높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겪어야 했죠. 하지만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때론 힘들기도 했지만 아버지가 든든한 힘이 되어주셔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노력덕분이었을까? 결국 8년 만에 수익 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었고, 그는 또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09년 정도에 조금씩 수익이 나기 시작했어요. 말 그대로 생고생이었죠. 하지만 이정도로 만족할 수 없었기에 발생한 수익으로 계속 재투자를 했습니다. 땅을 구입하고, 하우스를 짓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등 끝이 없었죠. 덕분에 고생길은 조금 더 길어졌지만 생산량과 소득을 검토해보면 확실한 성과를 얻을 수 있기에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올해는 새로운 투자보다는 안정을 찾는 시기로 보고 내실을 다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인생 2막 귀농, 준비 없이 성공사례만 쫓으면 ‘낭패’

한길영농조합법인에는 귀농을 꿈꾸는 연간 약 2~3000여명 정도의 인원이 방문하고 있다. 이성희 대표의 성공노하우를 전해 듣기 위해서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나 마음가짐 없이 귀농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성희 대표는 농업이라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버섯은 얼마나 나와요?’, ‘얼마에 팔려요?’ 등이에요. 재배환경이나 기술 그리고 작황에 따라 생산량과 가격이 달라지는데 이미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볼 수 있죠. 특히 ‘표고버섯으로 매출 10억!’ 뭐 이런 식의 방송을 보고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저 역시 순이익이 나기까지 8년이란 시간이 걸렸듯 귀농을 계획하는 분들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이성희 대표는 쉬는 날 없이 바쁜 와중에도 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현장에서 배운 노하우를 알려주고 때론 따끔한 조언을 건네기 위해서다.

“수년간 4H 회장을 맡아오면서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귀농인들을 많이 봤어요. 정말 안타깝죠. 최소한 2~3년은 버틸 수 있는 준비와 끈기가 필요하고 해당 작물에 대한 사전지식도 매우 중요해요. 그래서 바쁘긴 하지만 연간 2~3000명 정도의 견학을 수용하고 있는 거죠. 도움이 되고 싶기도 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거든요. 그래야 귀농인들도 증가하고 농업은 물론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귀농인은 물론 젊은 농업인이 많아지길 바란다는 이성희 대표는 지역에서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자녀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귀농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지만 젊은 농업인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죠. 아무런 기반 없이는 힘든 일이지만 부모님이 농사를 짓고 있는 경우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님의 경험은 물론 기반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죠. 그런 친구들이 귀농을 결심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과 지원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젊은 농업인들이 서천농업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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