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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칼럼】복기왕이 언급한 국민소환제...왜 공감하는 가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국민소환제’를 언급하니 생각나는 게 있다.


한국기자협회 임원으로 연전에 이집트에 간적이 있다. 그때 나일강변에서 만난 한국 언론사의 런던 특파원의 얘기가 떠올라서다.


그의 얘기는 이렇다. 그는 출근을 위해 윔블던 역에서 기차를 타고, 종점인 워터루역에서 내린다.


그는 승차권을 살 시간이 없을 땐, 우선 기차를 타고 종착지에서 요금을 낸다. 런던 사람들은 대개가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그 누구하나 자기가 탄 역을 속이는 일이 없다.


우리로 치면 부산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왔을 때, 대전역이나 오송역이나 천안아산역에서 탔다고 우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런던 역무원도 승객이 말하는 대로 요금을 받는다. 요금을 덜 냈다고 CCTV를 들이 미는 일은 절대 없다.


서로를 믿고 또 속이려고 하지 않는다. 설사속이는 사람이 있다해도 그 말을 믿는다.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인가. 그래서 물었다. ‘속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이다. 


런던특파원은 대답은 놀랍다. 그게 고민이어서 런던시장에게 똑같이 물었단다.


그랬더니, 런던시장은 질문이 우스웠는지 ‘영국인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으면 속여도 된다’고 믿는단다.


이후 영국 총리가 부인 때문에 물러났다. 우리는 당시 정책실패로 지지도가 떨어져서 총리가 물러난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그 후 뉴스는 그게 아니라 총리부인의 실수(?)가 퇴진의 이유였다.  총리부인이 지하철을 무임승차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당일 지하철 표를 구입하지 않고 승차한 뒤 내려서 너무 바빠 돌아올 때 내겠다고 그냥 출구를 나갔다. 이 사실이 더 타임스의 톱으로 실렸다. 총리가 대국민사과를 했고, 그 책임지고 물러났다.


영국처럼 대의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유럽의 여러 나라의 바탕은 신뢰다.


정치인도 나라의 신뢰, 신용 사회에 초점이 맞춰있다. 겉치레와 허영심은 범죄라고 생각하는 나라들이다. 대처수상은 우리의 ‘모닝’과 같은 최소형 승용차를 손수 운전해 출근했다.


신뢰가 있으니, 갈등이 적고, 책임이 싹트고, 나라의 경쟁력이 커진다. 지금 우리가 바라봐야할 것은 바로 이런 정치다. 중앙의 정치든, 지방 정치든 믿음이 있는 지다. 우리는 민의의 장이라는 국회를 신뢰하는가, 아니면 작년 이맘 때 뽑은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들을 얼마나 믿는가, 이를 감시하고 주민의 삶을 챙겨야할 지방의원 또한 믿을 수 있나.


그렇다고 그 많은 NGO 단체들은 불편부당(不偏不黨)하여 중립적이고 엄정한가. 권력 앞에 재주나 부리는 언론들이 넘쳐나 그 본령을 다하는 지 개탄스런 사회다. 창피하고 부끄럽고 아득한 희망에 실망스럽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가 국민 소환제를 언급한 것은 적절하다고 본다.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반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오죽했으면 청와대가 그러랴 싶다. 내손으로 선출한 사람이 혈세나 축내고 일을 안 한다면 주민이 불러다 투표로 배지를 떼는게 국민소환제다. 놀고먹으며 즐기는 선출직에게 민의 힘을 보이는 제도다. 대통령도, 광역단체장도, 지방의원들에게도 다 그럴 수 있다. 방법과 용어만 다르지 비슷하다.


지난주 충남 아산출신의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일 안하는 국회의원’에 대해 국민소환을 언급했다. 보수야당들이 벌떼처럼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시대에 맞는 생각이라고 본다. 그는 민선 아산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냈다.


비록 당 경선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에 밀렸지만 충청 파워엘리트다. 막말스타일이 아닌 공부하는, 그래서 함부로 남을 비판하지 않는 정치인이다. 그는 “왜, 국회의원에만 국민소환제 없느냐”고 국회를 비판했다. 많게는 여섯 달 째, 적어도 석달 째 공전하는 국회를 정면으로 압박한 것이다.


강기정 정무수석이 전날 던진 메시지와도 맥락이 같다. 강 수석은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정당해산을 요구한 국민청원에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국민의 질책” “회초리를 든 초강수” 등이라고 답한 데 이어 나왔다. 복 비서관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요구한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 유튜브·페이스북 계정 등에서 지금의 정치제도와 문화가 시대에 역행하는 것임을 드러냈다.


그는 “선출직 공직자 중 국회의원만 견제 받지 않는 나라가 특권이 없는 나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인가”라고 묻고 있다. 그러면서 “국회가 일을 하지 않아도, 어떤 중대한 상황이 벌어져도 주권자인 국민은 국회의원을 견제할 방법이 없다”며 “이제 국회가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라인의 이 언급은 국회정상화가 겉도는데 대한 청와대 입장이기도 하다. 그 중에도 하반기 추경 안이 50일 째 국회에서 먼지만 날리자 국회 정상화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3개국 순방을 위한 출국 직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전화로 “한시라도 국회가 빨리 정상화될 수 있게 해 달라”며 협조를 구한 것과도 같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에 대해 청와대가 정국 파행의 책임을 국회에만 떠넘기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보수야당들은 문 대통령 해외 순방때 한국당을 겨냥해 ‘일 안 하는 국회’를 질타한 것이라고 맞받고 있다.


정치적 의도가 짙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야권을 ‘국정 발목 잡는 세력’ ‘몹쓸 세력’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를 담당하는 정무라인이 비판 전면에 나선 것 자체가 ‘야권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증거’라고 했다.


문제는 국회가 어떻게 하든 제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하지 않고는 무엇도 바라지 말라는 (NO work, NO gain)' 명언처럼 국회의원이 제 일도 안하면서, 세비만 꼬박 챙기는데 따른 별 방법이 없어서다.


 경제가 곤두박질을 치고, 민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삶에 지친 땡볕아래 서민을 생각해보라. 그런데도 국회의원 전원과 보좌. 비서진에게 한 달에 수 천만원 씩 혈세가 지급되고 있으니 불신만 쌓인다. 여야 마찬가지다.


여러달 째 놀고먹는 국회, 그리고 국회의원이 정신 차릴 국민소환제가 필요하다. 설사 오남용의 우려가 있다해도, 국회에 계류 중인 국민소환제를 적극 검토해야 옳다. 스스로 개혁하지 않으면 민심이 개혁의 칼을 디미는게 정치라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