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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간절한 그리움은 기적을 만든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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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갑니다>는 일본 원작 영화의 유명세 탓도 있지만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멜로드라마 장르여서 반가운 영화다.

7살 어린 아들과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난 수아는 아들에게 남긴 그림책의 결말처럼 1년 뒤 장마가 시작된 날 기억을 잃은 채 나타난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아는 모든 순간 자신만을 그리워한 아들과 남편을 통해 다시 첫사랑을 시작한다.

<지금 만나러갑니다>는 얼핏 허구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그 허구 속에 개연성이 있다. 간절한 그리움을 억지스런 설정으로 설명하지 않고 어쩌면 인연이란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시작과 끝이 서로 연결돼 있는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설득력을 가진다. 

장마가 시작된 날 기억을 잃은 채 돌아온 수아를 본 관객들은 아마도 이승의 기억을 잃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는 애틋함과 그리움을 켜켜이 쌓아가면서 다시 사랑을 하는 그 가족들의 모습에 흐뭇함을 느낀다. 그리고 장마가 끝나고 다시 구름 나라로 돌아간 수아를 그리워한 남편이 꺼내 든 그녀의 일기장에는 예상하지 못한 그녀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영화의 첫 장면부터 흩어졌던 조각들이 짜 맞춰지고 수아의 기억 상실은 ‘상실’이 아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고 그래서 영화 제목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미래형이 되는 것이다.

간절한 그리움은 아내의 죽음 뒤에 남겨진 남편과 아들의 그리움 뿐 아니라 수아가 나중에 만나게 될 사랑과 행복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아는 자신의 미래를 알지만 그것을 선택한다. 

영화 <컨택트>의 루이스가 남긴 마지막 대사가 이 영화의 결말과 비슷한 여운을 남긴다.
“사건의 여정과 그 결과가 어떤 건지 알면서도 나는 그것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여정의 매 순간을 수용한다.”

<지금 만나러갑니다>, 이장훈 감독, 2018.03.14. 개봉, 12세관람가. 1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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