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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정치권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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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이 됐다. 문화계로부터 촉발돼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가 마침내 정치권으로 번졌다. 

지난 5일 안희정 전 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연씨가 JTBC를 통해 ‘위계에 의한 강압’으로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해 충남지역 6·13 지방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안희정의 친구, 문재인의 입’으로 도지사 선거전에 나선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일부터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양승조 의원도 이날 오전 예정된 민생 탐방 결과 보고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여론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복기왕 전 아산시장도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사태 추이를 점검하면서 공식 입장을 정리  중이다.

이 같은 파문 확산은 서천지역 군수 출마자들에게도 충격을 안겨줬다. 

안 전 지사와 친분을 과시했던 유승광 군수 출마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던 안 전 지사와 나란히 웃으며 찍었던 사진을 성폭행 파문이 일어난 다음날 다른 사진으로 교체했다.

박노찬 군수 출마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핑계보다 진실이 우선입니다. 진실은 아프지만 희망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지혜보다 진심이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조이환 군수 출마자는 “매우 당혹스럽다. 의정보고회에 참석하기로 했는데... 참으로 참담하다”며 예정된 의정보고회는 조촐하게 치룰 것이다. 피해자와 군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이렇듯 안 전 지사가 차기 대권의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었다는 점에서, 또한 그 어느 정치인보다 소수자 인권과 권익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너무나 크다. 

이로 인해 서천지역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지역정가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이는 안 전 지사의 영향력이 그만큼 막강해 6월 지방선거 판세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고 차기 대권주자로 꼽혀온 그의 성폭행 파문이 민주당 이미지와 도덕성에 먹칠을 하고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러기에 안 전 지사는 국민 앞에 직접 나서 백배사죄하고 모든 걸 고백하는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보여야한다. 그가 충청권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던 만큼 이에 상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안 전 지사의 이번 파문은 충남지역 전체의 선거판을 통째로 흔들어 놓은 상황으로 야권에게 반사 이익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야권도 마냥 안심할 것만은 아니다. 미투 운동이 정치권 전반에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 파문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불똥이 어디로 튈지 사실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정치권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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