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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社說] 갈등 고리, 역지사지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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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 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다. 가본 사람은 자기가 본 것에 대해서만 말할 테지만 안 가본 사람은 자신이 들은 서울에 상상력을 보태 허풍을 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남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을 가리켜서 ‘귀가 얇다’라고 한다. 마음이 착하다고 할 수 있지만, 주관이 뚜렷하지 못해 비판받기도 한다. 그래서 처신이 가볍고 쉽게 속기도 하고, 흥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개인이 아니고 집단적으로 일어날 경우, 예상치 못한 심각한 사회문제로 드러나게 된다.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생각과 판단조차 묻어가는 방식으로 선동자의 의도대로 이행된다면 큰일이다.
최근 서천군 비인면 선도리 일원에 신청한 자원순환시설인 건설폐기물중간처리시설(이하 처리시설) 설치를 놓고 지역 주민들의 찬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반대 입장에 선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 군수면담을 마치고 천막농성에 들어간 반면 찬성을 주장하는 주민들은 처리시설 선진 견학을 마치고 군수면담 등을 예고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인정하지 않고 외면한 채 저마다 자기들의 주장만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청정지역에 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서면 절대 안된다는 입장과 반대로 인천의 선진 처리시설을 방문한 후 유치를 찬성한다는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주민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렇듯 현재 비인면은 선도리 주민들을 중심으로 처리시설 유치를 놓고 ‘갑론을박’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이들은 모두 오랫동안 지역에서 서로 슬퍼하고 기뻐하고 아끼며 살아왔던 이웃이다.

우리는 세상에 사는 동안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이웃끼리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려 애쓰며 부족한 부분은 한껏 격려 해주고, 내가 남에게 바라는 것을 먼저 실천하며 사이좋게 살아온 것도 사실이다.

또 남을 가르치려하기 전에 먼저 정성스럽게 경청하는 자세를 지녔고 나무라기보다는 격려하고, 명령보다는 권면하는 겸손한 말씨로 서로를 위하면서 살아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남을 배려하기보다는, 남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우선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우기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져 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사회적 정서에 물들어 가고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오래된 사자성어가 있다. 즉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본다는 것인데, 참 간단하고도 놀라운 지혜가 담긴 말이다. 따라서 내 입과 행동을 통해 퍼져나가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라는 것이다.

깊은 학식과 인격을 갖춘 사람에게는 ‘무조건 우기기’와 같은 무례함을 발견하기 어렵 듯이 이제는 마음에 창문을 열고 담백하고 순수한 생각을 가진 자세로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즉, 서로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원하는 좋은 결과의 열매를 얻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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