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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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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충남 서천군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비해 유난히 제9대 서천군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말들이 많다.

 

서천군의회 구성원인 의원들은 군민을 대신하라고 선거를 통해 뽑아준 대변자로 서천군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하고 아울러 군민이 불편을 겪는 민원을 앞장서서 해결하는 책무가 있다.

 

다만, 군의회 의원들은 서천군 집행부의 정책을 의결하지만, 그 집행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즉, 집행부 행정의 감시와 견제만 할 수 있을 뿐 행정 집행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천군 집행부 역시 군의회가 의결한 정책을 집행하지만, 그 의결에 관여하면 안 된다.

 

그래서 현행 지방자치법에 의회(의결기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집행기관)을 분립해 상호 대등한 위치에 놓은 것이다.

 

하지만, 제9대 서천군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놓고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9대 첫 행정사무감사 회기 기간에 이지혜 의원이 감사권을 활용, 방대한 서류제출을 요구하는 등 갑질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다.

 

이에 서천군의회와 서천군 집행부는 올해 초 의회의 서류제출 요구를 놓고 회기 중 이외 폐회 중에도 군의회 의장의 결재하에 정식 공문을 통해 서류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것에 합의했다.

 

합의한 결과, 현재 상황을 보면, 일부 군의회 의원들의 사무실 앞에는 서류제출과 정책 집행 설명을 위해 대기하는 공무원들도 늘어나고 대기하는 시간 역시 최소 2~30분씩 기다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이강선 의원은 집행부의 정책 집행에 문제가 있다며 담당 팀장에게 마치 집행부의 수장인 군수인 양 질타를 하는 등의 의정활동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군청 A 팀장은 지난 7일 공무원 내부 통신망을 통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제목 아래 선을 너무 많이 넘은 것이 아니냐는 식의 의미심장한 글로 이 의원의 왕성한 의정활동을 비판했다.

 

그는 “이 의원이 35도가 넘은 폭염에 온열질환으로 3명의 사망자가 발생, 이를 예방하기 위해 드론을 투입해 예찰에 나선다는 보도기사를 보이며 ‘업무 효율성·행정력 낭비’라 질타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못된 행정이라는 답변 받기를 원하듯 고압적인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라면서 “혹여 사업이나 운영계획서의 결재란에 의원님을 추가해 주기를 바라시는 건지요”라고 비꼬았다.

 

이어 “의원님의 왕성한 의정활동에 수많은 자료 제출과 보고하기 위해 문 앞에서 2~30분씩 대기하는 직원들의 고충 또한 행정력 낭비가 아닌지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게다가 이 의원은 지난 5일 춘장대해수욕장에서 해안 쓰레기 관련 현장 방문 시 안전요원들에게 막말했다는 의혹 제기로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의원은 ‘그런 일 없다. 정당한 의정활동이었다’라며 ‘정치 공세’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당시 이 의원이 먼저 묻기 전에 서천군의회 의원이라고 신분을 밝히고 낮은 자세로 임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사뭇 궁금하다.

 

혹여 내가 서천군의회 의원이라는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아랫사람 대하듯 군민을 상대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말이 나온 김에 서천군의회의 ‘특권’ 의식에 대한 민낯을 보자.

 

이달 들어 군청 신청사 지하 주차장에 의회 주차장 8면이 등장했다. 말인즉슨 의원들의 왕성한 의정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지만, 민원인 또한 이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군민의 대변자로 군민을 위해 머슴처럼 일하겠다는 군의원들이 결국, ‘특권’을 누리겠다는 의식에 갇혀 나온 발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대다수 군민은 지하 주차장에 민원인을 위한 주차 공간이 조성된 줄도 몰라 체감온도 35도가 웃도는 폭염 속 땡볕이 내리쬐는 외부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

 

하물며 의회 사무과 한 직원은 ‘개인 생각으로는 민원인이 1층 외부 주차장을 이용하면 더 편리할 것 같다’라고 말해 더욱 끔찍했다. 과연 군의회가 군민을 대변하는 대의기관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그 직원 말대로 편리성을 말한다면, 군의원들이 군의회 방문에 수월하고 편리한 1층 외부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군민은 땡볕에 주차해야 하고 정작 본인들은 그늘진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과연 옳은 처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

 

이제라도 군의회는 ‘특권’ 의식을 버리고 군민만을 바라보며 더 낮은 자세를 갖길 바란다.

 

또한, 집행부 정책의 감시와 견제를 철저히 해야 하는 책무를 수행해야지만, 집행부의 정책 집행에 무리하게 관여하거나 고압적인 월권행위 역시 범하지 않길 바란다.

 

이를 바라보는 군민의 눈은 날카롭고 더욱 매섭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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