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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신수용 쓴소리】일부 검사장들아, ‘늑대는 굶주려도 풀을 뜯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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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강한 선비를 호랑이나, 늑대에 비유한 옛말이 있다. 

‘맹호는 비록 굶주려도 결코 풀을 뜯지 않는다(猛虎雖飢, 決不齦草. 맹호수기 결불간초)’란 말이 그것이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대목이다.

 얼마 전 5선의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늑대는 비록 굶주려도 결코 풀을 뜯지 않는다’는 외침과 뜻이 같다. ‘충청도 양반’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정 의원이다.

그는 애초 야당 몫인 국회부의장으로 내정됐다. 하지만 이를 고사하며 이 말을 썼다. 집권당인 더불어 민주당의 국회직 독식과 독주를 비판하며 차라리 평의원으로 남겠다며 남긴 말이다.

사기(史記)에는 ‘갖지 못한 자’의 처세를 말한 대목도 있다. ‘권력자가 겸손하기보다, 권력이 없는 자가 비굴하지 않기가 더 어렵다’는 뜻이 그것이다.

물론  세월이 흐른 지금은 ‘부자가 겸손하기보다, 가난뱅이가 비굴하지 않기가 더 힘들다’고 쓰고 있다.  가진 자의 겸손은 쉬워도, 갖지 못한 자가 비굴하지 않기 쉽지 않음을 일컫는 말이다.  
 
부장 검사 출신인 김웅 통합당 의원이 “늑대는 굶어주려도 풀을 뜯지 않는다”고 했다. 전날인(7일) 단행된 추미애식 검찰지휘관급 인사를 놓고 강한 비판을 쏟아내면서다.

여기서 늑대는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을 지칭한 듯하다. 오랫동안 검사로 활동한 그의 주장이어서 시각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지적은 예사롭지 않다.  김 의원은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페이스북에서 8.7 검사장급 인사를 전방위적으로 꼬집고 있다.그는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심기 경호가 유일한 경력인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고 게시했다.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검사문화가 인사라는 틀에 갇혀 정치권에 선이 닿아있음을 개탄한 대목이다.  

내용 중에는 추 법무부 장관측과 가까운 검사들을 ‘애완동물’, 현 정권에서 핍박 받는 검사들을 ‘늑대’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문무일 검찰총장, 문찬석 검사장과 같이 일할 때가 가장 좋았다. 판단력과 리더십이 뛰어난 ‘일할 줄 아는 분들이었다”고 했다.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추 장관 측근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했던 검사장이다.그러나 전날 인사에서  한직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나자 사의를 표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대 검찰총장이었던 문무일 총장 재임 시 대검 미래기획ㆍ형사정책단장으로 검경수사권 조정업무를 맡은 책임자다.

김 의원은 “여의도 저승사자라고 했던 검사 문찬석은 가고, 정권의 앞잡이 애완용만 검사들만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래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권력의 횡포에 굴하지 않는 검사들이 더 많다”며 “늑대는 사료를 먹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는등 26명의 검찰 고위간부를 지난 7일 바꿨다.

무엇보다 이 지검장등 추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을 요직에 앉히거나 승진시켰다. 그것도 호남출신 검사장들을 승진시키거나 요소요소에 중용했다.

이는 곧 추 장관과 각을 세운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빼기란 비판과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윤총장과 가깝거나, 눈엣가시로 알려진 인사들은 한직으로 물러났다. 여기에 윤총장과 가까운  윤대진. 한동훈 검사장을 법무연수원에 그대로 뒀다. 

검찰안팎과 법조계에서는 찬·반논란 속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그 하나가 윤 총장과 각을 세운 이성윤 지검장의 경우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동문인 이 지검장은 애초 고검장 승진설이 나돌았다. 그런데도 그 자리에 유임시켰다. 

이 지검장이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채널A 기자 의혹' 사건 수사에서 흔치않은 자중지란을 벌였다.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와 한동훈 검사장과의 불미스런 몸싸움이 있었다. 

이로인해 검사동일체 원칙은 물론, 계급질서가 뚜렸한  검찰문화가 무너졌다. 검사동일체원칙이 절대 옳다는 뜻은 아니다. 상당수는 적폐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 검사들이 한 몸이 돼서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검사들은 이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이도 많다.  

정진웅 부장검사와 한동훈 검사장간의 육탄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놓고 수사팀의 거짓말이 나오고, 당사자간에 고소전으로 이어졌다.

이런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을 더욱 그렇다. 또 큰 소리만 떵떵 쳤지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혐의를 입증하지도  못 했다. 추 장관은 어찌된 일인지  그를 재신임한 셈이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 사건 처리를 위해 유임토록 했다는 법무부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법무부가도 수사 결과에 책임을 물었다는 해석은 더더욱 이해가 어렵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을 고검장으로 승진시켜 대검차장검사로 기용했다. 이지검장이나 조 국장은 모두 호남출신이다.

 6명도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고경순 서울서부지검 차장도 영전해 역대 여성 검사장이 4호가 됐다.

이를 놓고 "형사·공판부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해 온 검사들을 우대하고 민생과 직결된 형사 분야의 공인 전문검사를 발탁했다“고했다.

또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 여망을 수용하는 자세, 사회 변화에 대한 공감 능력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석열 총장을 보좌해 온 대검 참모진은 대거 교체됐다. 검사장급인 대검 부장 8명 가운데 5명을 바꿨다.

추 장관이  지난 1월 3일 취임한 뒤 닷새만인 1월8일 인사에서 전원 물갈이된 데 이어 불과 7개월 만에 또 바꿨다.

검사장이 보통 1년 정도는 보직을 유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추미애 장관과 견해차를 보인 윤 총장을 겨냥한 '힘 빼기' 차원 아니냐는 시선은 무리가 아니다.

특히 신임 대검 부장들의 면면을 보면 이런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이성윤 지검장과 호흡을 맞춰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이정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신성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나란히 검사장으로 승진해 각각 대검 공공형사수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으로 발령 났다.

여기에 이 지검장과 함께 친정권 인사로 꼽히는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을 맡게 되면서 윤 총장은 '고립무원(孤立無援)' 처지다.

윤 총장은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임기를 반을 마치고 반을 남겨 할 일도 태산같다.  그런데도 검찰수장을 고립무원의 상태로 둔다면 국정의 한축인 사법기능이 원할 해질 까.

그래서 법무부 인사가 단행된 뒤 법조계는 ‘윤석열의 미운털’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윤 총장이 고립자초했다는 해석도 있다.

그게  지난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밝힌 대목 때문이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한 발언은 그 배경과 상관없이 여권을 겨냥한 것으로 여권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윤 총장의 측근이나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간부들은 좌천성 전보가 이뤄진 셈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 난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항의성 사표를 냈다. 

그런데도 추 장관과 법무부는 기존 관행을 깬 이번 인사가 검찰 개혁 작업의 연장 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한다.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한을 국민의 뜻에 반해 휘둘러 온 검찰에 대한 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검찰 개혁의 파급력을 고려하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제도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개혁 작업이 시스템을 구축보다는 윤 총장을 고립시키고 손발을 묶는 데 치우친 면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적 쇄신도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의 경우 법무부와 대검,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속에 이뤄진 결과여서 논란이 아닐수 없다.

논란이 일자 추 장관이 8일 페이스북에 직접 설명에 나섰다. 그는 “사가 만사! 맞다"며 "인사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검사에게 희망과 격려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 힘 빼기 인사'라는 지적에도 "이제 검찰에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며 "애초 특정 라인·특정 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정 학맥이나 줄 잘 잡아야 출세한다는 것도 사라져야 한다"며 "언론이 점치지 않은 의외의 인사가 관점이 아니라 묵묵히 전문성을 닦고 상하의 신망을 쌓은 분들이 발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역지사지(易地思之)하거나 제 3자, 국민의 눈도 그럴 까. 이번 인사로 검찰이 개혁이라고 국민이 동의할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평생 검찰에 있거나, 검찰을 신뢰하는 많은 국민은 이번 인사가 자칫 검찰의 자존심까지 뭉개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이다.

특정지역 출신들을 검찰요직에 앉혀놓고 특정라인. 특정사단, 줄서기는 안된다는 해명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서다.   능력있는 특정지역출신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여타 지역출신들이 불공평을 말하기 때문이다 부족함은 참아도 불공평,불평등은 못참는게 인간의 본성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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