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5 (월)

  • 흐림서산 9.8℃
  • 대전 8.8℃
  • 홍성(예) 10.1℃
  • 흐림천안 9.3℃
  • 흐림보령 9.7℃
  • 흐림부여 9.4℃
  • 흐림금산 8.3℃
기상청 제공

【시사】<쓴소리> 관광 산업에 걸맞은 소프트웨어 준비할 때다

URL복사

최근 충남 서천에 호텔과 콘도, 체육·문화시설 등을 갖춘 대규모 관광단지가 들어선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관광단지 지정이라는 커다란 과제는 남았지만,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거기에 수십 년간 서천화력발전소가 자리 잡았던 장소인 옛 동백정 해수욕장을 복원하는 착공식이 열리면서 서천은 관광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또한, 옛 장항제련소 오염토지인 브라운 필드를 활용해 인공습지 등을 만들어 국립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사업도 순항을 보이면서 서해안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의 메카를 꿈꾸는 모양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광 산업에 필수 요소인 소프트웨어가 시급해졌다. 즉 교통·숙박·음식점 등 편익시설은 물론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 개발 등의 과제 해결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늘 그랬듯이 서천의 관광 산업이 머무르는 관광이 아닌 단순 경유지로 전락한 것을 지켜본 측면에서 보면 이에 대한 대안 마련에 행정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우선 숙박형 여행을 증가시키기 위해 숙박시설을 대폭으로 유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 당국은 숙박시설을 할 수 있는 시설 단지 개발과 민간 투자를 끌어낼 지원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이를 방증하듯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을 방문한 수학여행단도 주차공간 부족을 핑계로 개관 이래 매년 단순 경유를 끝으로 인근 도시를 숙박지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또한, 각종 전국 규모의 체육대회에 참가한 체육 단체 중앙회 임원과 운영진을 제외한 대다수 체육인은 부족한 숙박시설로 인해 인근 도시로 발길을 옮긴 것도 다반사다. 

이런 사정에도 행정당국은 장항 송림 솔밭길 일원의 펜션과 청소년 유스호스텔을 내세우면 부족한 숙박시설은 아니다는 견해다. 이밖에도 장항과 금강하구 일원에 모텔들이 내세우고 있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우선 장항 송림 솔밭길 일원의 펜션과 청소년 유스호스텔, 장항을 비롯해 금강하구의 모텔은 대규모 수학여행단이 유치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그들을 유치하기에는 수용할 수 있는 음식점이 불가분한 처지이지만, 마땅한 음식점이 없을뿐더러 관광버스조차 넉넉하게 주차할 공간마저 없는 조건으로 가장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진입로 역시 접근도 부분에서 타 관광단지와 비교하면 턱없이 떨어지고 청소년들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변변한 편의시설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수학여행단 유치는 업계에서 이미 포기한 지 오래다. 

따라서 교통 인프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도로 여건이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관광지에 접근하기에 곤란한 애로 구간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나 관광 분야 종사자의 태도 변화이다. 관광객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기쁨으로 아는 마음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발전은 모든 사람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상대를 배려하고 도우려는 자세를 갖출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 특히 관광 산업 발전의 중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이 보고 즐길만한 관광상품도 내세울 것이 없는 것도 문제다. 서천 인근 공주시·부여군과 비교해 보면 눈에 띄는 관광상품 개발사업은 진행되는 것이 없다.

이렇듯 관광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 관광상품 개발, 교통 및 숙박시설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이 선행돼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행정당국의 정책 추진을 보고 주먹구구식이라는 비난이 먼저 나오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게 내실화에 힘써야 한다. 괜스레 ‘서해안 생태관광 산업의 메카’에 현혹되지 말고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알맞은 그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지역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지역주민들의 주인의식과 참여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매우 치밀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관광 산업에 대한 인식도 변해야 한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 미국 상의 회장은 한국을 향해 제조업에 비교해 관광이 푸대접받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관광 산업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미개척 분야”라고 강조했다. 관광을 소일거리로 치부하는 행정당국의 정책 담당자는 귀담아들어야 할 뼈 아픈 조언이다.

이렇듯 전국의 각각의 지자체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서천의 대규모 관광단지 유치와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 착공으로 그들과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만약 이에 대한 맞춤형 정책 마련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이번 관광 산업의 도약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고 늘 그랬듯이 단순 경유지로 전락하는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관광객 유치전략의 전환도 필요할 때다. 생태관광지 활용한 힐링을 겸한 캠핑 관광, 수학여행단을 겨냥한 단체 관광, 심지어 시간적 금전적으로 걱정 없이 떠나는 나 홀로 관광상품 개발도 요구된다.

서천도 보령 머드축제처럼 독특한 콘텐츠를 개발하면 얼마든지 매력적인 관광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행정당국은 교통·숙박·음식점 등 편익시설은 물론 볼거리와 즐길 거리 개발 등 관광 산업 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다시 오고 싶은 서천’을 만들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관광 산업은 산업단지 유치 기업들의 경제력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개발에 따른 막대한 이익창출을 가져올 수 있는 주요 산업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