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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의 뉴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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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쓴소리】여당의 의도대로 하기에...'여의도' 라고 하나


국회의장을 두번이나 지낸 고 이만섭 의장 때 일이다. 

2000년 4월에 치른 총선을 통해 제16대 국회가 열려 이만섭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뽑혔다.

그해 4월 총선에서 충청을 연고로한 제3당 자민련은 17석으로 대참패를 했다. 

4년 전 자민련이 창당하자 마자 치른 제 15대 총선에서 무려 56석을 얻었던 것에 비하면 형편없는 성적표다.

하지만 2년 전 새천년 민주당과 손을 잡고 DJP연대로, 김대중(DJ) 대통령을 만드는데 앞장섰던 자민련이었지만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DJ가 집권한 뒤 국무총리와 장관자리 여러석, 그리고 자민련 몫의 공기업사장까지 꿰찮다.

그러나 문제는 17석밖에 얻지못해 원내 교섭단체를 이루지 못해 설자리가 없는 자민련이 됐다.

그러자 민주당과 자민련이 꾀를 낸다. 범여권인 두 정당이 제16대 국회가 개회되자마자 그해 (2000년)7월 24일 국회법 개정안을 냈다.

두 정당은 국회교섭단체등록요건을 기존에 20석에서 10석으로 낮추자는 것이었다.
 

한나라당의 극력저지속에 민주당·자민련은 국회법개정안을 국회운영위원회에서 밀어부처 강행처리됐다.

범여권인 두 정당은 민주당 출신였던 이만섭 국회의장을 압박한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회기 마지막 날인 7월25일에 국회법 개정안을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의장은 직권상정을 거부했다. 여야 총무가 만나 충분히 논의해야한다고 끝까지 강행처리를 하지 않았다.

그날, 찜통 더위속에 야당인 한나라당이 혹시 모를 이만섭 국회의장의 날치기(강행)처리를 우려해, 의장실을 점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일부는 국회 본회의 개의를 저지하기위해 서울 한남동 국회 의장공관까지도 점거했다.

그러자 민주당과 자민련은 자민련 소속인 김종호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기라고 이 의장을 압박했다.     

이 의장은 이도 거부했다. 

그는 "국회가 어디 범 여당(민주당+자민련)의 의도대로 하는덴가 여당의 의도대로 직권상정은 절대 안한다. 사회권도 이양을 안한다.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날치기를 하겠느냐"며 여야타협을 촉구했다.  

그날 오후 의장실에서 만난 이 의장은 필자에게 똑같은 얘기를 했다.

말미에 '여의도에 국회가 있는게  문제야'라고 그는 말했다 .

'왜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여의도 국회는 여당의 의도대로 다한다는 뜻이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국회가 있는 여의도(汝矣島)의 여(汝)자는 '너 여'자다. 여기에 어조사 의(矣)자를 불였다. '너섬'이라는 뜻이다.

연일 코로나19확산 우려와 연말 강추위 속에 여의도 국회는 더 냉랭하다.

180석 안팎의 범여권의 독주속에 여당이 원하는 대로 모두 입법이 이뤄졌다.

세상은  소통이 중시되고, 민도(民度)는 상승하는데 5, 60년대 처럼 ‘거여(巨與)’의 독주를 다시 보는 듯하다.

그중에도 권력기관 관련에 대한 법안이 만들어지거나 고쳐지고, 경제 관련법안이 여당의 위력을 톡톡히 보여줬다.

권력기관의 관련법은 그리 시급한 문제도 아닌데 야당과의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채 급히 강행처리된 데 아쉬움이 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 국정원법 개정안, 경찰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민주당 보다 더 진보적인 정당에서 마저 뒷통수를 맞았다고 비판할 만큼 야당의 공수처창후보 추천위원을 무력화했다.

국회 법사위회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강행처리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보자.

공수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설치된 기관의 취지를  뿌리내리려면 여야 정치권내 타협과 논의가 절대필요한 것이다.

그런데도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의 의결 요건을 현행 7명 중 6명 이상 찬성에서 5명 이상 찬성으로 완화해 사실상 야당의 거부권을 없애면서 야당의 의견이 배제된 셈이다.

야당은 거여(巨與)’의 입법 폭주로 규정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현 공수처는 이미 독립성과 중립성을 상실한 상태로 출범하게 됐다"며 "이 때문에 그저 끝없는 정쟁의 소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행까지 3년간의 유예 기간이 남아있지만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넘기는 것도 그렇다.

여당의 독주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긴 것역시 야당의 입장은 무시됐다고 주장한다.

대공수사업무는 60년가까이 국정원의 주요 업무였고, 노하우를 갖고 있는데 이를 경찰에 넘길 경우 한동안 혼란도 배제할 수없다. 

대공수사권을 넘겨받는 경찰로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치 않아도   경찰은 처음으로 3분화된 업무를 맡는다.

그래서 우려가  상당하다. 경찰은 해가 바뀌면 국가경찰, 수사경찰, 자치경찰 체제로 개편된다. 이런 대변혁 속에 대공수사권도 넘겨받는 것이다.

별다른 내부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대변화를 추진해야하기 때문이다.

여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여야의 시각차는 엄청크지만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야당과 충분한 논의와 타협이 무엇보다 중요한 법안이었다.

헌법학자들 가운데 일부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북 정보 유입 자체를 막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경제관련 법안 처리도 거여(巨與)의 독주를 실감나게했다.

민주당이 단독처리한 경제 3법을 놓고도 야당, 재계와 노동계 모두 소통이 부족했다며 여당을 맹비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등 경제 7단체는 지난 14일 입장문에서 “기업들이 조금이나마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몇 가지 사항만이라도 보완 입법으로 반영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을 정도다.

상법 개정안 내 감사위원 분리 선임 시 의결권을 개별로 3% 제한하는 것과 관련해 시행 시기를 최소 1년 이상 유예해 달라는 것이다. 

노동계는 노동계대로 노조 3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야당 반발을 무시한 채 민주당이 강행한 법안인데도 예상과 달리 노동계의 불만이 이어져 도리어 노사관계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민노총은 사용자측 요구만 수용한 청부입법이라고 했다.

그래서 개악된 노조법과 근로기준법을 되돌리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충돌을 예고했다.

지난 4.15 총선에서 180석을 얻은 집권여당,  그 의석으로 개헌등만을 빼고  못할 것이 없지만 바탕은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이다.

논의와 대화, 타협과 양보 없이 민주주의, 대의 정치만을 외친다면, 겉은 민주주의지만 독재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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