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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곰솔과 맥문동과, 그리고 바다...시인 구재기와 함께하는 ‘舒川山河(서천산하)’ 53편


053. 곰솔과 맥문동과, 그리고 바다
-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장항송림산림욕장(장항 솔숲)>

때로는 거친 바다의 바람은 이 곰솔밭에서나 맥문동밭에 이르러 막힌 가슴을 트여주고, 막힌 소통을 거침없이 뚫어준다. 앞선 물결의 거칠함을 뒤이은 물결이 자못 다스리듯 잠재워주고는 곰솔의 향기와 맥문동의 푸른 춤사위로 삼위일체(三位一體)를 이루어 놓고 있거니와, 이로써 천상(天上)의 바람과 지상(地上)의 푸르름과 대양(大洋)의 물결이 이루어놓고 있는 신비로운 방향(芳香) 속에 몸을 담지 않을 수 없다.

곰솔과 맥문동과 함께 바다는 하늘을 불러 하늘빛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곰솔과 맥문동과 바다에게는 바람이 있어야 한다. 바람이 있어야 맥문동은 맥문동의 푸른 잎으로 살아감을 밝혀줄 수 있으며, 곰솔은 곰솔대로 곰솔의 제값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서늘한 바람을 무시로 불러들인 바다는 숨 돌릴 틈도 보이지 않은 채로 쏴아쏴아 스쳐 지나칠 때마다 삶의 흥취를 한껏 자아내게 한다.


처음 맥문동과의 만남은 벌써 2년 전, 2018년 6월 6일이다. 

뜻하지 않은 손님이 산애재에 와서 장항 송림동의 맥문동밭에 다 가보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처음 듣는 소리라서 선뜻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우선 차나 한잔하고 가보자 한다. 물론 너무 좋다는 말을 접두사처럼 붙이면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다.

거침없이 달리고 달려 장항 숲을 향하여 달린다. 6월의 더위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터라 차창도 열지 않고 에어컨부터 튼다. 잘 닦여진 장항산업단지(長項産業團地) 가운데를 가로지르면서 달리는 동안 점점 바다가 가까워지고는 있지만 시원하기는커녕 외려 더위가 높아져간다.

이윽고 도착한 주차장에는 오후의 그늘이 햇살을 가로막고 있다. 이미 주차장에는 평일답지 않게 많은 차량은 대부분 그늘 속에 자리하고 있다. 바다 쪽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이따금 이마의 흐르는 땀을 씻겨주기는 하였지만 흐르는 땀을 시원하게 달래주지는 못한다.

주차된 차에서 빠져나와 솔숲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누군가, 아, 가벼운 탄성을 지른다. 일행 중 한 사람이 누구보다도 먼저 솔숲을 보고 내지르는 내면으로부터의 낮은 탄성이다. 모두 흑송(黑松)이다. 검솔, 숫솔, 완솔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 소나무이다. ‘곰솔’이라고 주로 불린다.

해안 산기슭에서 잘 자라는 늘 푸른 바늘잎 큰키나무다. 바람과 염분에 저항성이 강해 바닷가에서 방풍림으로 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소나무 종류 중에서 잎이 2개씩 달리는 종은 본 분류군인 곰솔과 내륙 지방의 산에서 자라는 소나무뿐이다.


모두 50년 이상이 된 곰솔은 몸은 비록 검으나 곧게 자란 몸통을 허공을 향하여 쭈욱 뻗어 올리는가 했더니 허공의 어디쯤에서 서로서로 어깨를 맞대고 있어 지상에는 온통 솔그늘숲이다. 아니 곰솔이 내뿜어대는 솔향이 가득 넘실거리고 있다.

소나무가 내뿜어주는 피톤치드(phytoncide), 그것은 비로 식물이 병원균, 해충, 곰팡이 따위에 저항하려고 분비하는 물질로 생물체가 자신을 보호하거나 다른 생물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기 위하여 배출하는 화학 물질인 일종의 타감작용물질(他感作用物質)이 아니겠는가.

피톤치드는 외부 유해성 물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살균 성분이지만 이러한 항균 효과는 우리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실생활에서 가능하면 피톤치드향을 많이 맡고 피톤치드가 많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건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비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등산을 가거나, 나무가 울창한 숲을 가면 맑은 공기와 함께 특유의 피톤치드 향을 맡을 수 있었지만 이 곰솔 무리들이 내뿜는 피톤치드 향은 더욱 시원하고 상쾌하기 때문에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문득 곰솔의 발굽에서 만나는 푸른 물결은 피톤치드의 향에 싱그러움을 넘치도록 안겨주어 내면으로부터의 탄성을 몸 밖으로 끌어올리고 만다.

아, 이 싱그러운 푸른 물결의 춤, 문득 한겨울의 맹추위를 이겨내고 눈부신 봄 햇살을 받아 마냥 푸른 물결을 이랑이랑사이로 출렁거리고 있던 어린 시절의 청보리밭을 상기해 준다. 맥문동밭이다. 곰솔 아래는 모두 맥문동의 푸르름으로 철철 넘쳐나고 있다.

봄바람의 한 줄기를 불러들여 마치 진하고 푸른 물감을 온 세상에 풀어 푸른 비단자락을 휘두르고 있는 듯, 하늘하늘 나비의 두 날개를 펼치듯, 가늘고 부드럽게 바람결에 맡겨버린 맥문동의 모습은 제멋대로이면서도 일정한 질서 아래 천녀(天女)들이 지상에 내려와 군무(群舞)를 펼쳐놓고 있는 듯하다.

이 황홀한 푸른 군무 앞에서는 천년의 침묵으로 지켜온 저 후망산(後望山)의 개구리바위(혹은 두꺼비바위)라 하더라도 마침내 탄성을 지르고야 말리라.

한 인간의 욕심 때문에 한없이 너른 부귀영화를 기원할 수 없게 되어 두 동강나버린 육중한 몸뚱아리를 어루만지며 아린 아픔과 한 서린 슬픔을 달래 오는 동안 쌓이고 쌓인 한 많은 삶에서 벗어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어디서 우우우우 밀려오는 함성일까, 해안으로 빠른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 해안에 오르자 온 가슴이 탁 트여버린다. 더 이상 막힌 데 없이 터져버린 가슴으로부터 격한 숨소리가 함성으로 휘몰아쳐 하나가 된다. 거칠 대로 거칠어버린 듯하다가 다소곳이 공손한 허리를 굽히기라도 하는 듯 곰솔밭에, 그리고 맥문동 밭에 다가오는 푸른 바다의 물결은 지금까지의 벅찬 감동을 일시에 하나로 버무려준다.


때로는 거친 바다의 바람은 이 곰솔밭에서나 맥문동밭에 이르러 막힌 가슴을 트여주고, 막힌 소통을 거침없이 뚫어준다. 앞선 물결의 거칠함을 뒤이은 물결이 자못 다스리듯 잠재워주고는 곰솔의 향기와 맥문동의 푸른 춤사위로 삼위일체(三位一體)를 이루어 놓고 있거니와. 이로써 천상(天上)의 바람과 지상(地上)의 푸르름과 대양(大洋)의 물결이 이루어놓고 있는 신비로운 방향(芳香) 속에 몸을 담지 않을 수 없다.

곰솔과 맥문동과 함께 바다는 하늘을 불러 하늘빛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곰솔과 맥문동과 바다에게는 바람이 있어야 한다. 바람이 있어야 맥문동은 맥문동의 푸른 잎으로 살아감을 밝혀줄 수 있으며, 곰솔은 곰솔대로 곰솔의 제값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서늘한 바람을 무시로 불러들인 바다는 숨 돌릴 틈도 보이지 않은 채로 쏴아쏴아 스쳐 지나칠 때마다 삶의 흥취를 한껏 자아내게 한다.

蒼松生道傍(창송생도방) 해묵은 솔이 길가에 자라니
未免斤斧傷(미면근부상) 도끼의 상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리
尙將堅貞質(상장견정질) 아직도 굳고 곧은 바탕을 지녀
助此爝火光(조차작화광) 횃불의 빛을 도와줄 수 있다네
安得無恙在(안득무양재) 어쩌면 병 없이 조용히 있어
直榦凌雲長(직간릉운장) 똑바로 구름을 뚫고 자라
時來竪廊廟(시래수랑묘) 때가 와서 큰 집을 지을 적이면
屹立充棟樑(흘립충동량) 우람한 저 대들보에 충당할 것인가
夫誰知此意(부수지차의) 누가 이 뜻을 미리 알아
移種最高岡(이종최고강) 가장 높은 산에 옮기어 심어 줄 것인가
― 정도전(鄭道傳)의 「古意(고의: 옛 뜻)」 전문 (<삼봉집(三峰集>에서)

장항송림산림욕장 맥문동은 8월 초에 개화해 8월 하순에 만개, 9월 중순에 꽃이 진다. 그러는 사이에 송림산림욕장은 바닷바람과 모래 날림을 막기 위해 조성된 70년생 해송 숲과 스카이워크, 노을이 아름다운 서해와 갯벌이 한데 어우러져 매년 백만여 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된다.

서천군이 2016년 맥문동 단지 조성을 시작해 약 19만㎡(5만 7500평)의 곰솔 밑에 600만 본을 맥문동을 식재하면서 전국 최대 규모의 맥문동 꽃밭을 자랑하기에 이른 것이다.

또한 송림산림욕장의 맥문동이 해마다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되어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개화시기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을 정도에 이른다. 맥문동의 보랏빛으로 꽃을 피운 8월 하순에 이르면 뭇 관광객들이 감탄을 연발하며 힐링에 여념이 없는 동안 바닷바람은 흐르는 땀을 씻어주면서 약 5km에 이르는 산림욕장 산책로를 따라 걷도록 유혹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곰솔이 쏟아주는 피톤치드와 맥문동의 보랏빛 향기를 펼쳐주기도 한다. 서해바다의 선선한 바람과 무리진 맥문동 꽃의 아름다움, 그리고 곰솔의 향기는 무더위에 지친 몸을 힐링하기에 충분조건을 크게 만족시켜주고도 남는다.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는 겨우살이 풀인 맥문동(broadleaf Liriope, 麥門冬)에는 참 이름도 많다. 겨우살이풀·계전초(階前草)·도미(茶蘼)·마구(馬韭)·문동·문동불사초·불사초·애구(愛韭)·양구(羊韭)·오구(烏韭)·우구(禹韭)·인릉(忍凌) 등의 수많은 별칭이 있다.

맥문동이라는 이름은 그 뿌리가 보리의 뿌리와 같은데 수염뿌리가 있어 붙여진 것이라고도 하고, 부추의 잎과 같고 겨울에도 살아 있어 불리게 된 것이라고도 한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지 않으며 짧고 굵은데, 수염뿌리는 가늘고 긴데 어떤 것은 굵어져서 뿌리 끝이 커져 땅콩 같은 흰색 덩이뿌리가 된다.

이 뿌리를 말리면 반투명의 연한 황색이 된다. 대엽맥문동(大葉麥門冬)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봄과 가을에 캐서 껍질을 벗겨 햇볕에 잘 말려 한방의 약재로 쓰이며, 탕으로 하거나 환제 또는 산제로 한다. 어린잎과 줄기를 식용을 하며, 약용, 보양식, 양조용, 차용으로도 쓰인다. 술을 담가서도 쓴다. 술이나 쌀뜨물에 하루 저녁 담가 두었다가 부드러워지면 사용한다는데 복용 중에 무·마늘·파·오이풀을 금해야 된다고 한다.


때에 따라 땅속줄기가 흰색 덩어리로 변하는데,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초. 아시아를 원산지로 삼고, 그늘진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 길이는 약 30cm에서 50cm 정도이다. 잎 끝은 밑으로 숙이고 있으며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다. 꽃은 5~6월에 연한 보라색을 띠고 무리 지어 피어난다. 열매는 푸른색이 감도는 흑색으로 익는다. 약 30cm~50cm 정도 자라며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

아시아를 원산지로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초인 이 맥문동은 그늘진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 길이 약 30cm에서 50cm 정도인 잎 끝은 밑으로 숙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겸손이요 인내라는 꽃말을 가진다.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푸른색을 그대로 지니기도 한다.

꽃은 5~6월에 연한 보라색으로 잎 사이에서 길게 만들어진 꽃자루 위에서 무리지어 핀다. 열매는 푸른색이 감도는 흑색으로 익는다. 꽃은 연한 보라색이며 5~6월에 꽃은 6장의 꽃덮이 조각으로 되어 있으며, 수술은 6개이다. 그늘에서 무리지어 자라기 때문에 뜰의 가장자리에 심고 있으며, 가물어도 잘 자라고 추위에도 잘 견딘다. 맥문동은 상록수 아래처럼 연중 그늘이 지는 곳의 지피용으로 없어서는 안 될 조경소재이다.

꽃이 피었을 때 모습은 물론 까만 열매도 보기 좋으며 특히 잎이 상록성이라 하층 식재용으로 좋다. 꽃말처럼 꽃, 잎, 열매 모두 기쁨을 준다.

맥문동을 그립게 하는 것은 늘 푸른 잎과 보랏빛 꽃과 푸른 듯 흑진주 같은 둥근 열매 때문이다. 뿌리 속에 덩이를 남긴 소중한 약재로까지 생각하기에 이른다면 맥문동이야말로 온몸 전체가 참으로 소중하고 고귀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더욱 짙푸르러지는 어느 날 높다랗게 펼쳐진 푸른 하늘 아래, 보드랍고 푹신한 곰솔의 그림자를 머리에 이고, 날씬하고 찬란하게 돋아나는 푸른 잎으로 간간이 새어 나오는 햇살을 모아 끊임없이 반짝이는 맥문동의 푸른 모습을 상상하여 보라. 그 위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을 무더위 속에서 잠시 생각해본다면 얼마나 신이 나고 신선하고 선선할 것인가.


비 올 듯 말 듯 하다가 마침내 한 줄기의 소나기가 쏟아져 내린 곰솔밭의 곰솔빛은 더욱 짙어가고, 맥문동은 맥문동 나름으로 꽃을 피워 그 자줏빛 농도의 깊이 할 때가 기다려지다 보면, 어느덧 바닷가에서는 낮게 드리워지는 구름을 비집고 솟아 나온 장마철의 햇살과도 같이 맥문동 사이사이로 번지고 또 연하여 번지는 보랏빛 향연으로부터 삼현육각(三絃六角)이라도 울려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어디 그뿐이랴. 푸른빛이 감도는 흑진주처럼 데구르르 굴러가면서 햇살을 끌어안고 뒹굴어가는 맥문동의 열매를 그려본다면 어느 사이 가을도 욕심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한여름 긴 장마의 물기로도 젖어들지 아니하고, 가을날의 오곡을 하루하루 익혀가는 강렬한 햇살에도 결코 타지 않는 의지의 날로 흘러갈수록 더욱 흑진주로의 변신을 도모하는 맥문동의 열매를 바로 바라볼 수 있다면, 맥문동의 꽃말이 왜 ‘흑진주, 겸손, 인내, 기쁨의 연속’인가를 첫사랑인 양 다시금 뒤돌아보게 한다.

맥문동 꽃이 피고 지고 열매를 맺어가는 동안, 서천군에서는 9월 10일부터 15일까지 장항 송림산림욕장에 꽃무릇 1만 구를 식재했다고 한다.

일부에서 ‘상사화’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꽃무릇은 ‘석산(石蒜)’이라고도 부르며, 맥문동이 꽃이 지고 나면 제 이름을 찾아 9~10월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붉은 꽃을 피워낼 것이다. 맥문동 꽃이 지고 난 이후에도 새로운 볼거리가 될 날을 <장항송림산림욕장(장항 솔숲)>의 품에 안겨 기다려본다.


맥문동 꽃 필 때면
                  구재기

1. 
맥문동이 
꽃을 피우고 있다
열매가 먼저 생기는 것일까
꽃이 함께 나타나는 것일까
인과와 관계없이 
잎은 푸르게 자라난다

2.
푸른 것은 
푸른 것에 물들지 않는다
깨끗한 물로 그리움을 씻어낸다면
맑아질 수 있을까 
함께 다가설 수 있을까 
가슴이 떠난 자리
생각은 여전히 살아남아  
만나는 세상마다
꽃 피고 열매 맺는다

3.
맥문동 무리진 꽃 사이 
홀로 걷다 보면
걸음은 끝없이 이어지고
목마름은 그치지 않는다
짧은 두레박 끈으로 
물을 기를 수 있을까
허리를 굽힌다고 
파도에 젖어들 수 있을까

4.
아무것도 바라지 못한 뿌리는 
첫사랑처럼 응어리가 된다
걷고 또 걸어도
몸으로 받기 어렵고
생각는 일에는 끝이 없지만
한 번 알아보는 것은
항상 되뇌던 파도 같은 한 마디는 
끝내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맥문동 꽃이 스스럽게 필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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