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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신수용 쓴소리】엉터리 예산안,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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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레이건 전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와 함께 인기가 높다. 그는 퇴임 후에도 지지율이 60%이상이었다.


취임 당시 미국은 역대 민주당정부의 무능으로 경제는 최악이었다. 높은 이자율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발생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비대해진 정부 권력 때문이라고 봤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바로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다. 큰 줄기는 감세, 정부지출축소, 민영화와 금융정책 등으로 잡았고, 여기에 담았다. 그리고 강력하게 밀고 나갔다.


 효과가 곧바로 나지 않았다. 오히려 감세에 인해 세입이 줄고 감가상각을 가속화시켰다. 세수 감소는 연방 재정의 악화로 이어졌다.


레이건은 휘발유세 등 간접세를 인상, 재정 균형을 맞추려고 했다. 그러나 국가 재정 지출 감소가 경기 둔화로 이어져 일시적인 경제 공황도 나타냈다.


레이거노믹스가 효과를 나타낸 것은 볼커의  고이자율 정책 때문이다. 이 정책이 먹히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히면서다.


레이건은 정부규제를 깨고 민간 기업중심으로 정책을 폈다.  또 그 유명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고 선언했다. 일자리 확대역시 민간기업의 기(氣)를 살리니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작은 정부와 낮은 세금, 과감한 규제완화, 통화 긴축정책 등 `레이거노믹스`는 대성공을 거뒀다. 그는 16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 10%를 웃돌던 실업률을 5.5%대로 낮췄다. 두 자릿수였던 물가상승률도 3.8%로 안정시켰다.


조지W 부시와 클린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를 이어 갔다.  클린턴만 해도 역시 기업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더 강화했다.


결과는 매우 좋았다.  클린턴 행정부 때 무려 23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레이건, 부시, 그리고 클린턴까지 레이건이 말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명언이 실천된 순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진출한 해외기업에게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요구가 이래서다. 또한 상대국과의 교역에서 불평등을 바로잡겠다며 중국. EU등에 대해 무역전쟁을 선포,  협약 재개정을 강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엊그제 3차 추경안 처리가 늦어지면 국민 고통이 커진다고 했다. 그러니 조속히 처리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국회 눈치만 보던 여권이 팔을 걷고 나섰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 규모인 3차 추경 안 처리에 매달렸다. 야당 원내대표가 머문 사찰을 찾아간 것도, 경제부총리가 야당 비대위원장을 찾아가 90도로 인사하는게 다 이래서다. 


3차 추경은 적자 국채 23조8000억 원에다, 고용보험기금 등까지 모두 털어 마련됐다. 그러나 그게 문제가 아니다. 적잖은 부분에서 졸속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3차 추경안에 대해 ‘부실하고 졸속으로 예산안을 짰느냐. ’O점짜리‘라고 비판했다.


그중 일자리 고용 대책중 상당수는 일회성이라고 지적했다.  효과도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겉만 번지르 하지, 자칫 나랏돈만 까먹는 땜질식 고비용저효율 예산’이라고 혹평했다.


추경관련 보고서는 700쪽이 넘는다. 부실·졸속 이 드러나니 ‘나랏돈이라고 이렇게 막 썼다가,  국가 빚 감당을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들이 많다. 심지어 예정처 마저 쓴소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권은 “국민 삶을 지키는 데 절실하다”며 강행 처리까지 내비친 상태다.


내용 중에 일자리 안정 예산은 공공부조 성격이 많다. 그래서 구직자 역량을 높이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턱없다.


계획에 일자리 55만 개를 창출한다지만, 실은 기존사업과 상당수가 겹친다. 또한 소상공업· 자영업 등 민간 고용 시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도 있다.


경기보강 패키지에도 11조3000억 원이 생색 내기용이나, 예산 타내기 용으로 끼워놓은 사업이다.  추경 예산편성을 보면, 대한민정부가 짠 추경 예산안이 맞나 싶을 정도다.


예컨데 중소벤처기업부나 환경부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없었다. 겨우 ‘그린뉴딜 유망 기업 육성’과 ‘스마트 그린 도시’ 예산에 끼워 넣었다.


교육부도 비대면 산업을 육성한다더니 고작 ‘초중등 온라인 교육인프라 구축’ 예산을 넣었다. 하나 컴퓨터·태블릿PC 등의 노후 기자재 교체에 불과했다.


문체부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본예산으로 10년 넘게 진행되는 사업에 추경예산을 요청했다. 바로 공공장소에 벽화 조각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도 770억 원의 예산을 요구했다.


한국형 뉴딜사업 또한 부실하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선순환 경제구조 구축’이라는 취지를 살리기에는 크게 부족하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한국형 뉴딜 역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선순환 경제구조 구축’이라는 취지를 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실하다


문제는 또 있다. 돈 쓸 곳이 많아  3차 추경을 편성했다는데 그게 아니었다.  석 달 전,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은 다 쓰지도 못한 상태다.


1차 추경에 반영된 193개 사업 중 실제 집행률이 절반 미만에 그친 것이 67%(130개)에 달했다. 게다가 예산의 10%도 못 쓴 사업이 무려 26개(13%)나 됐다. 그런데도 3차 추경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코로나로 인해 우리 경제 체력이 허약해졌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면 국가는 물론 기업과 가계부채가 늘게 된다.  이는 곧 경기침체의 늪으로 악순환만 초래된다.


국가 재정만으로 경제를 살릴 수는 없다.  추경예산으로만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것은 무책임이자 무능한 것이다. 그래서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에 활력을 넣는데 방점을 둬야한다.


 재정난 속에 추경만 남발하면 국가가 빚더미에 앉게 된다. 지금은 되레 민간 부문의 활력이 살아나야 일자리가 늘어난다. 또, 가계의 소득도 증가할 수 있다. 기업을 살려 만들어진 일자리가 곧 우리가 추구하는 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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