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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금강하굿둑 관광단지를 찾아서...시인 구재기와 함께하는 '舒川山河(서천산하)' 32편


032. 금강하굿둑 관광단지를 찾아서 - 충남 서천군 마서면 장산로 855번길 56-2 

어느덧 발걸음은 두 눈앞에 하늘 높이 치솟은 전망대 앞에 이른다.

4층으로 이루어진 전망대에 한 층 한 층 오를 때마다 점점 넓어지는 시야 속에서 경탄을 쏟아놓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금강하굿둑의 완공으로 새롭게 탄생한 하굿둑관광단지가 그대로 펼쳐져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좀 더 눈을 돌리면 금강하굿둑의 우람한 규모와 으리으리한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흘러나온다.

동쪽으로는 저 멀리 봄 햇살 반짝이는 금강의 물너울과 함께 어우러져 끝없이 펼쳐져 있는 서천의 들녘, 서쪽으로는 우리나라 근대산업화의 상징으로 표상된 장항 제련소의 굴뚝이 아직까지도 그대로 서서 선뜻 눈앞으로 다가온다.


우리나라에서 하굿둑이 최초로 건설된 것은 1981년에 건설된 영산강 하굿둑이며, 두 번째로는 1987년 낙동강 하굿둑, 그리고 세 번째로는 바로 1990년 10월에 준공된 금강하굿둑이다.

이 금강하굿둑은 총 1천1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연인원 40만 명과 12만 대의 중장비가 동원돼 지난 1983년 11월 첫 삽을 뜬 이래 8년의 공정을 거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총 길이 1,841m의 하굿둑 완공으로 조성된 금강호는 총 수면 3,650ha에 최대 3억6,500만 톤을 담수해 충남과 전북 일원에 걸쳐 연간 2억4,400만 톤의 농업용수와 1억2,100만 톤의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기도 하고,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농경지의 염해 피해를 막으며 금강 주변 지역의 홍수까지 조절한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배수갑문은 전북 지역에만 설치되어 있는 까닭에 충남 서천 쪽으로는 퇴사에 의해 강바닥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하니 안타깝기도 하다.

아무리 금강하굿둑이 토양과 모래가 흘러내려 강하구에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고 하지만 무역항인 장항항이 제대로 그 기능을 유지하게 될지 자못 염려되기도 한다.


지금 금강하굿둑은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을 잇는 교통로로도 이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광지로서 큰 몫을 하고 있다. 장항선의 일부인 신장항-군산 대야 철도도 놓여 있다.

또한 서천군 마서면의 금강변 일대에 새로운 관광단지를 탄생시켜 아름다운 경관을 구비마다 펼쳐놓고 있다.

특히 금강하구의 갈대숲과 어우러져 새로운 철새도래지로 각광받는 동안 삭막한 한겨울에 천연기념물인 큰고니와 고니, 제325호인 개리, 청둥오리, 세계적인 희귀조인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와 검은머리갈매기 등 약 15~20만 마리의 겨울 철새들이 활동하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가창오리떼의 환상적인 군무(群舞)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철새도래지를 많은 사람들이 관람토록 하기 위하여 조류생태전시관과 함께 철새전망대도 세워져 있다.

또한 숭어·장어·참게 등 회귀성 어류를 위한 친환경 어도(魚道)시설, 공원 및 편익시설 등은 매년 6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 모아 하굿둑 수변공간에 대한 친환경 생태관광단지까지 조성하는 등 한 차원 높은 지역민의 휴식 공간 및 관광산업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최근 “하굿둑을 트자”는 제안으로 하여금 자칫 지역민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포기하게 하고 가뭄과 수해로 몸서리쳤던 과거로 복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시대의 흐름에 걸맞게 환경친화적 개발로 지역과 국가 발전의 초석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2020년 4월 2일 목요일 오전, 금강하굿둑 관광지로 향하는 핸들의 움직임은 가볍기만 하다.

특히 화양면 옥포리로부터 금강의 물결에 젖어버린 바람을 열려진 차창 틈으로 마실 때마다 산뜻하게 밀려오는 봄맛은 그야말로 봄날의 심한 갈증 끝에 옥로 한 방울이 혀끝에 감도는 맛처럼 달콤하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금강은 예로부터 비단결처럼 아름다운 강이라 하여 ‘비단 금(錦)’자를 붙여 흐른다.

저 심산유곡의 전북 장수군 신무산의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천리(400여km)를 흘러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 사이의 금강하구를 거쳐 서해로 흘러 내려오는 동안 무려 남한 국토 면적의 1/10에 해당하는 너른 유역의 산과 들, 그리고 목마른 뭇 짐승들의 목까지 축여주면서 농업의 중심지를 이루어왔지 아니한가.


금강하면 그 물 맛이 절로 달콤해지는 까닭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마침내 하굿둑 사거리에 이른다. 잠시 신호등에 멈추어 금강을 가로지르는 육중한 철교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 밑으로 보이는 ‘금강하굿둑관광지’와 함께 순우리말로서 ‘행복한 나'라는 뜻을 가진 ‘라온제나 음식특화거리’에 이르렀음을 알려주어 곧바로 핸들을 꺾으니 그대로 주자창에 이른다.

그러나 평일에도 밀려든 차량으로 가득하였었는데, 오늘은 듬성듬성 주차되어 있어 봄날의 쓸쓸함을 맛보게 한다.

그렇다. ‘코로나19’는 끝내 아름다운 봄날마저도 휘청거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마스크로 굳게 닫힌 입속에서 절로 한숨이 섞여 나온다. 안경을 쓴 눈앞이 갑자기 흐려진다. 주차해 놓고 ‘서천종합관광안내소’를 찾는다.

그러나 안내소의 내부는 물론 밖으로도 적막이 흐른다. 굳게 닫힌 출입문은 견고하기만 하다.

언제쯤 활짝 열려 몰려오는 관광객들의 발자국 소리에 흥겨운 멋과 기분을 불어넣어줄 것인가. 출입문 앞에 꽂혀있는 여러 관광 안내 리플릿을 집어 들고 금강하굿둑관광지 전망대로 오르는 길을 찾는다.

한켠으로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는 주차장 둘레를 살펴보다가 음식점과 음식점 사이로 보이는 오름길을 찾아낸다. ‘생태탐방 산책로’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가파르지 않은 오름길,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노라니 강변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모습이 가뜩이나 봄처럼 부풀어 오른 가슴을 활짝 열어놓는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강변의 풍경은 점차로 넓게 펼쳐지면서 봄볕을 가득 뿌려놓는다. 벚꽃들이 서로 다투어 피기 시작한다. 발자국을 건너 뛸 때마다 이름 모를 풀꽃들이 수줍은 모습을 하면서도 작은 미소 하나 잃지 않는다.

봄은 어딘가 누군가를 향해 끊임없이 소리 없는 목소리로 불러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물은 봄의 부름에 응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부르는 속마음을 거들떠보지 않은 채로 부름에 응하고, 왜 부르는가 부르는 이유도 생각하지 않는다. 부르니까 응하고, 응하니까 세상은 한 결 맑아지고 푸르러진다.

그것이 바로 봄이다. 그러므로 봄은 서로가 서로를 거룩하게 우러르게 되고,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연결하게 한다. 천천히 오르는 언덕길은 나무들이 카펫처럼 깔아놓은 낙엽을 밟을 때마다 촉촉하게 배어 오르는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미 빈 가지마다에는 파릇파릇 새싹을 싹 틔우고 있고, 언덕길 양옆에서는 가지각색의 철쭉들이 가뜩이나 부풀어 오르는 꽃봉오리를 금방이라도 큰 소리로 외쳐대면서 갖가지 봄빛을 터뜨려놓을 것만 같다.

아, 이게 봄맛이다. 새로운 세상이 밝아 오르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문득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1941)가 1920년 《동아일보》 창간에 즈음하여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우리 민족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던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찬란한 빛이 되리라.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은 곳,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 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금강하굿둑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봄 사이로 연하여 이어진다.

오름길 옆에 보랏빛 풀꽃이 많이도 피어 있다. 요즈음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는지 갑자기 불어난 광대나물이 수없이 번져있고, 괴불주머니가 연약한 몸을 하면서도 자줏빛 꽃숭어리를 무겁도록 매달아 놓고 있다.

역시 봄은 이지(理智)가 아니라 감정(感情)이라서일까, 꽃도 나무도 스스럼없이 자신의 울렁이는 가슴을 갖은 빛깔로 멈춤 없이 연하여 퍼뜨려 놓는다.

언덕길에 오르다 보니 너른 광장이 나타난다. 곳곳에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자칫 지쳐버린 몸을 편안하게 쉴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광장의 둘레에는 무성하게 자라난 각종 수목으로 하여금 시야가 가려진다. 금강하굿둑의 웅장한 모습도, 봄 햇살 반짝이는 금강의 비단결도 보이지 않는다. 잠시 숨을 돌리고 나서 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내리막길이다.

그러다가 딱, 딱,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알지 못하는 새소리인가 했더니 저만큼 가파른 밑에서부터 하얀 골프공이 수도 없이 날아오다가 파란 그물에 걸려 사르르 미끄러지기를 반복한다.

언덕 밑에는 골프연습장이 설치되어 있다. 저만큼에서 쑥을 캐고 있는 젊은 아낙이 보인다. 봄의 품 안에서는 정감(情感)과 동감(動感)이 그렇게 공유되어 있는 듯하다.

다시 오르막에 이르자 저만큼에 거대한 비가 새워져 있다. 「고려해도원수나세진포대첩비(高麗海道元帥羅世鎭浦大捷碑)」이다.

안내의 글을 옮긴다.


나세羅世(고려 충숙왕 7년·1320년~조선 태조 6년·1397년)는 고려 말, 조선 초의 장군으로 본관(本貫)은 나주인(羅州人)이다. 나세 장군은 고려 공민왕 12년(1363년) 홍건적을 격파하여 2등 공신이 되었으며, 공민왕 23년(1374년) 제주도 목호(牧胡)들이 말(馬)의 공출을 거부자자 부원수(副元帥)가 되어 최영(崔瑩)장군과 함께 제주도 목호의 난을 평정하기도 하였다. 우왕 3년(1377년) 왜적(倭賊)이 서해(西海), 강화(江華), 신주(信州), 옹진(甕津) 등 연안을 침범하였으나 심덕부(沈德符) 등과 왜적을 격파하였다. 특히 우왕 6년(1380년) 8월 왜선 500척이 진포(鎭浦-지금의 금강하구)에 들어와 노략질을 하니 나세 장군은 해도원수(海道元帥)가 되어 심덕부, 최무선(崔茂宣)과 함께 만든 화포를 써서 모두 수장시키는 대첩(大捷)을 거두었다. 서천군은 역사적인 진포대첩(鎭浦大捷)을 기념하기 위하여 1996년 이 자리에 비(碑)를 건립하였다.

특히 이 진포대첩에서는 왜구의 두목인 아지발도(阿只拔都)가 500여 척의 군선과 2만여 명의 졸개를 데리고 금강하구로 쳐들어왔을 때 이때 최무선은 그가 화약을 이용하여 제조한 화포로 무장한 군선, 단 40여 척만으로 왜구의 군선 전부를 궤멸시키고 만다.

이는 세계 최초 대함용(對檻用) 함포사용으로 레판토 해전(1571년)에서 스페인 함대에 의해 처음 등장한 기록보다도 실제로 우리나라가 서양에 비해 약 200년 앞선 것이었으니, 세계 해전사(海戰史)에 한 획을 그은 일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순신 장군이 불과 12척 배로 왜구의 배 330척과 싸워 이겼다는 명량해전의 전설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덧 발걸음은 두 눈앞에 하늘 높이 치솟은 전망대 앞에 이른다.

4층으로 이루어진 전망대에 한 층 한 층 오를 때마다 점점 넓어지는 시야 속에서 경탄을 쏟아놓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금강하굿둑의 완공으로 새롭게 탄생한 하굿둑관광단지가 그대로 펼쳐져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좀 더 눈을 돌리면 금강하굿둑의 우람한 규모와 으리으리한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흘러나온다.

동쪽으로는 저 멀리 봄 햇살 반짝이는 금강의 물너울과 함께 어우러져 끝없이 펼쳐져 있는 서천의 들녘, 서쪽으로는 우리나라 근대산업화의 상징으로 표상된 장항 제련소의 굴뚝이 아직까지도 그대로 서서 선뜻 눈앞으로 다가온다.

그뿐만이 아니다. 금강하굿둑에는 사계절썰매장과 바이킹, 회전목마 등 놀이시설이 있는 드림랜드와 게임월드 등의 놀이동산이 마련되어 있고,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 있다.

금강하굿둑 관광지 앞 강변 산책로에 늘어선 아기자기한 카페들, 그리고 [김인전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금강 하구에 이어진 긴 산책로는 천천히 걸을 수 있도록 햇살에 반짝이는 강변 풍경과 함께 추억의 앨범으로 둘러볼 수 있게 한다.


강물은 힘차게 흐릅니다./ 급히 흐르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내가 헤엄치던 놀던 강입니다./ 아낌없는 봄바람에/ 나무들이 꽃 피어 불타고 있습니다./ 새들은 잠잘 생각하지 않고/ 노래 부르고 있습니다./ 가슴 벅찬 정열에 사로잡혀/ 나는 달리고 또 달리었습니다./ 무엇을 보고 느끼어/ 이 세상을 자기 속 깊이 받아들일/ 나는 그럴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제 나의 청춘이 가 버렸습니다./ 나는 나의 언덕 기슭에 다다랐습니다./ 나는 모든 것의 깊은 뜻을 들었습니다./ 넓은 하늘은 나에게 / 별들의 마음을 열어 주었습니다. - 타고르의 「강물은 흐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금강하굿둑으로 막혀버린 금강의 흐름이 아쉽다.

지난날 유유히 흘러내리면서 가슴 벅찬 정열의 몸짓으로 달려오던 수많은 날들이 어느 날 갑자기 멈춰버린 지금의 시각, 금강은 어디에 닻을 내리고 있는 것일까?

지난날의 흐름과 함께 천년만년을 두고 쌓아올릴 역사 앞에서, 그 옛날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대[竹]의 청피(靑皮)에 사실을 기록했다는 데서 유래된 그 청사(靑史) 앞에서, 금강은 깊고 푸른 침묵으로 하늘의 별에 휩싸인 채로 역사상의 기록을 견고히 하고 있는 듯하다.


금강하굿둑 전망대에서
                              구재기

저 거대한 흐름 앞에서
무엇을 외쳐 부를 수 있을까
물 흐름이 어떻고
구름의 그림자도 절로 흐르고
청사靑史가 어떻고를
큰소리로 외쳐 말할 수 있을까
거대한 흐름의 멈춤 앞에서
바다를, 하늘을 말할 수 있을까
바다가 바다가 될 수 있는 것은
강이 강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다가 때때로
강으로 거슬러 오르고
강이 영원으로 바다로 흘러
하나를 이룰 수 있기 때문
오히려 일생 동안
어리석은 되풀이를
철저하게 지킬 수 있었기 때문
언어문자처럼
종이 위에 그려진 산 사람처럼
앞뒤로 펼쳐지는 전망과 배경
분명히 알아서
소리라도 치고 싶었지만
이어지는 마음을 그려대면서
현명한 바보가 되어
절로 들려오는 상춘객들의
함성을 크고 높게 듣기로 했다
무엇을 하든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지
한결 깊은 의심을 지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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