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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신수용의 뉴스창】초선들에게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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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최초의 국회가 처음 문을 여는 날부터 의원들은 다퉜다. 서울 세종로 중앙청에서 열린 1948년 5월 31일 제헌의회 개회식 때이다.


건국 후 처음 뽑힌 제헌의원들이 역사의 현장, 첫 개회식장에서 옥신각신 다툰 것이다. 의원 좌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고함과 삿대질이 난무했다.


지방출신들은 ‘출신 시·도별로 앉자’고 주장했다. 서울 출신들은 ‘가·나·다순’으로 앉자고 맞섰다. 또 다른 쪽에서는 ‘제비뽑기로 하자는 안을 냈다.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지금 앉은 대로 알아서 앉는 방식’이 됐다.



또 충돌했다. 사회를 누가 볼 것인 가였다. 한쪽에서는 ‘나이순으로 하자’고 하면 , 한쪽에서는 ‘아니다, ㄱ·ㄴ·ㄷ순으로 하자’고 떼를 쓰는 것이다. 당시 198명을 보면 무소속이 84석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이승만계의 대한독립촉성국민회가 54석, 한국민주당이 29석, 대동청년단 12석, 조선민족청년당 6석, 대한독립촉성농민총동맹이 2석, 그 밖이 11석이었다. 그러니 의견이 모아질 리가 없었다.


결국 ‘최고 연장자인 이승만 박사로 하자’고 티격태격하다가 이승만이 임시의장이 됐다. 임시의장은 곧 초대 국회의장으로, 부의장은 해공 신익희, 김동원이 뽑혔다. 이날 또 시비가 붙었다. 개의와 관련,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 시간’이었다.


이승만과 이 자리에 참석한 주한 미사령관 하지 중장, 군정장관 윌리엄 딘 소장 등이 축사가 있기 전이었다. 기도를 드리는 것에 대해 ‘된다’, ‘안 된다’로 편이 갈려 또다시 티격태격했다. 하지만 이승만은 이를 강행했다.


이어 목사출신인 이윤영 의원이 대표기도도 하게했다. ‘하나님이시어. 이 민족을 돌아보시고, 이 땅을 축복하시어서 감사에 넘치는 오늘이 있게 하심을 주님께 저희들은 성심으로 감사하나이다...’였다.


그렇지만 제헌의원중 상당수는 기독교인이 아니어서, 불교도 하자고 외치면서 장내는 소란했다. 이렇게 첫 구성된 제헌의회부터 타협이나 상대 존중없이 강행과 독선과 반대하는 문화가 생겼다


제1대 국회인 제헌의회는 8·15광복 후 1948년 ‘5.10총선’에서 선출로 구성됐다. 미군정아래 UN의 감시 속에 치러진 선거다. 투표율은 75% 정도였다



그러나 김구, 김규식 등과, 좌익정치세력 불참하면서 이승만계가 주도했다. 의원정수는 200명으로, 902명이출마를 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4.3사태로 2석을 뽑지 않아 198명이 당선됐다. 임기는 2년이었다.


초대 국회는 그해 7월 12일에 헌법을 제정하고 20일에 이승만과 이시영을 제1공화정의 정·부통령에 선출하였다. 초대 국회에서 제정, 통과시킨 주요 법안은 정부조직법을 비롯하여, 친일파 처벌을 목적으로 한 반민족행위처벌법, 농가 양곡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한 양곡매입법안, 사상범 단속을 위한 국가보안법안 및 지방행정조직법 등 20여 건이었다.


모두 초선의원으로 짜인 제헌의회로 시작된 뒤 7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21대 새로운 국회구성을 앞두고 있다. 또다시 국민을 설레게 한다. 국회는 민의의 총체요, 국민권익의 장이다. 주요한 현대사도 국회에서 결정해 왔다. 헌법제정도 국회의 몫이었고, 입법으로 사회의 틀을 지금처럼 만든 것도 국회다.


물론 독재자로부터 유린도 당했으며, 대통령을 탄핵한 것도 국회였다. 그래서 국회는 영욕의 세월을 다 맛봐왔다.


이제 21대 국회는 정말, 국회다운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독선도 오만도 아집도 당리당략도 없는 국민만 바라보는 그런 민의의 장이되어야한다.


하지만 21대 국회는 새로운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이 180석을 얻어서다. 단일 정당으로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넘어서는 거대 ‘공룡 정당’의 탄생이다. 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단독으로 개헌안을 의결하는 것 말고는 국회에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1당 독재가 가능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스스로 경계하지 않으면 나라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왜냐면 민심이 여당의 손을 들어준 것은 민주당이 꼭 잘해서만이 아니다.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라며 힘을 보탠 것이다.


지금은 금배지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 당장 팔을 걷어붙이고 현장을 뛰어야한다. 자신의 특권을 다 던져버리고 ‘거지같다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신발끈을 조여매야 한다.


이를 위해선 21대 국회가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야한다. 그것도 여야를 떠나 국회에 첫 입성하는 초선의원당선자들에게 기대가 크다. 이번 총선 에서 초선당선자는 근래 보기 드물게 155명에 이른다. 의원정수의 절반이 넘는다. 이들 신인들이 한국의 미래를 희망으로 바꿔야한다. 때 묻지 않은 신선함과, 아이디어와 꿈이 많은 초선이 국회를 바꿔야한다.


과거처럼 당의 총수나 지도부의 말에 ‘틀리든 맞든’ 거수기 노릇은 곤란하다. 당내 계파에 ‘줄서기’와, ‘싸움 닭’이 되면 1회용 금배지에 불과하게 된다. 놀고먹는 한량이 되어서도 안 된다. 미국이나 영국의 의원들이 밤새워 정책을 발굴하고, 법을 만들고, 연구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한다.


초선이 지금 정치인처럼 어깨에 힘을 주면, 그것으로 끝난다. 그중에 민주당의 초선들이 기억할게 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이를 ‘정치기술 자격증’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국민은 나라의 위기 앞에서 ‘정권 심판’을 잠시 유보했을 뿐이다. 오만과 독선, 불통에 빠지면 민심은 순식간에 돌아선다.


그래서 초선, 그것도 여당 초선들은 당리당략을 떠나 국익과 국민의 미래를 향해 먼저 뛰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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