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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의 뉴스창

윤석열 사단의 해체는 유감스럽다. 또 검찰 지휘부인사를 앞두고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도 내내 아쉽다. 


그래서 이번 검찰 지휘부의 교체에 분발보다는 우려의 소리가 더 많다. 후유증과 만만찮은 후폭풍이 예견돼서다.


지난 7월 임명된 윤 총장의 꿈이 최대 시련을 맞았다. 그리고 윤총장과 호흡을 맞춰온 수사팀 책임자들이 보복성 좌천 인사의 희생이 됐다. 


대신 요직에 새로 앉힌 인물들은 현 정부와 인연이 있다. 문 대통령과 사적관계나 노무현 정부 청와대 근무자들이 발탁됐다.


추 장관과 윤 총장간의 정면충돌을 보자니 노무현 정부 때가 생각난다. 추장관이 지난 8일 저녁에 윤총장과의 논의 없는 고검장, 검사장 32명의 인사 때문이다. 나는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이라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대검 출입했던 24년차 기자가 보낸 글을 보니 날짜까지 기억난다. 그때 노무현 정부 출범 사흘째인 2003년 2월 27일 법무부 장관으로 40대 중반의 강금실 변호사가 임명됐다.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보다 사법시험 기수가 11개나 낮은 비검찰·민변 출신이었다.


강 장관 취임 불과 10일 뒤 '검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사장교체가 이뤄졌다. 파격적이었다. 검찰 수뇌부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그중 검찰 인사를 다루는 법무부 검찰국장(장윤석-후에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차장급 검사로 강등됐을 정도다. 그는 "총알을 맞고 죽어나간다"며 사표를 던지고 나갔다.


충청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김각영 검찰총장도 물러났다. 충남보령에서 태어나 대전고를 나온 그는 재임 4개월 만이었다. DJ(김대중)정부 말기에 임명된 이다. 노 대통령의 '평검사들과의 대화' 직후 전격적으로 형식만 '자진 사퇴'였다.


청와대에서는 그해 4월 3일 송광수 검찰총장을 앉혔다. 노 대통령은 임명장을 주는 그 자리에 강금실 장관을 배석토록 했다. 이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 감독하는 자리란 점을 신임 검찰총장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송광수 총장은 다 아는 원칙주의자였다. 검찰은 국민 속에 있어야한다고 말해온 분이다. 그는 노 대통령 최측근 안희정씨의 나라종금금품수수와 관련, 구속영장을 3번이나 청구했다. 그러나 모두 기각됐다. 송 총장은 수사팀을 직접 격려해 끝내 안희정씨를 구속했다.


그는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한나라당 차떼기수사’는 물론 노 대통령 대선캠프까지 확대됐다. 당시 노 대통령이 춘추관에 나와 대선자금을 해명하면서 송광수 검찰에 대해 "소름이 끼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을 정도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강금실 장관은 수사팀을 교체하려고 했다. 송 총장은 그때마다 "전쟁 도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고 맞섰다. 그리고 김종빈 대검 차장검사을 시켜 '법무부 장관은 (검찰)인사에 있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다'는 규정을 넣어 검찰청 법을 개정했다.


강 장관과 청와대는 이에 대해 펄쩍 뛰었다. 이전까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협의해 검찰인사를 해온 것을 명문화시켰기에 말이다. 청와대와 강금실 장관에 눈엣가시였던 송광수 총장은 운 좋은 검찰총장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특유의 소신과 배짱으로 위기를 돌파해나갔다.


송광수 검찰이 살아있는 청와대와 여권이 반발할 때마다 그는 꿈쩍하지 않았다. 억센 경상도 말투로 "대검 중수부 수사가 거악이나 살아있는 권력이 아니라 힘 없는 서민을 괴롭힌다면 제 스스로 제 목을 먼저 치겠습니다." "그 어떤 외압을 막으라고 검찰총장이 있는 것입니다." "검찰총장 다섯 명 정도는 옷을 벗어야 검찰이 정치적 독립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던 기억이 있다.


이런 광경을 같은 PK이었던 때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민정수석으로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와 같은 보조를 취한 강장관과, 송총장의 응수를 노무현 대통령 바로 옆에서 다 보았다. 


또 같은 시기 윤석열 총장역시 대검 중수부 검사였기에 그대로 목격했다. 이런 내용은 동아일보 조수진 부장의 ‘특종의 탄생'에도 자세히 적고 있다. 송광수 총장은 2년 임기를 마치고 2005년 4월 2일 물러났다. 


그러자 기다렸다는듯 퇴임식 열흘 뒤인 4월 12일, 대규모 중간 간부 인사가 단행됐다.


취재수첩을 보니, '노무현 대선 캠프' 수사를 총괄한 남기춘 대검 중수1과장은 충남 서산지청장으로 전보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인 이광재 씨가 연루된 썬앤문 수사를 주도하고 안희정 씨 등 대통령 측근들 구속을 이끌어낸 특별수사통 조은석 부장검사도 울산지검 형사1부장으로 발령났다. 


좌천성 보복인사라고 검찰은 술렁였다. ‘역린(逆鱗)’설도 파다했다, 심지어 권력자들로부터 징벌을 당했다는 무시무시한 얘기가 떠돌았다.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간의 볼썽사나운 신경전은 부끄럽다. 또 수사를 종료하지 않았는데도 수사팀을 교체하는 일은 옳지 않다. 


송광수 전 총장의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명언을 꺼내지 않아도, 이 인사는 보복성임이 분명하다.


그중에도 한동훈 반부패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오른팔과 왼팔로 불린다. 


윤 총장은 중앙지검장 시절 2·3차장으로 호흡을 맞춘 검사들이다. 윤 총장은 두 사람을 취임 후 그대로 대검에 데려다 중용했다.


그렇지만 세 사람의 황금기는 겨우 6개월 만에 끝났다. 윤 총장의 또 다른 최측근인 '소윤' 윤대진 수원지검장 역시 사법연수원 부원장역시수사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러면 누가 ‘거악(巨惡)’에 메스를 대겠나. 살아있는 권력을 일반 국민처럼 불러 조사하겠나.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에 인사를 놓고 원만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윤 총장이 강력 반발하는 것이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청와대·법무부의 시각이다. 


반면 ‘수사권 독립’을 강조하는 것이 검찰이다. 언제든 양측 사이에 권력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검찰이 술렁이고 있다.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팀의 지휘부를 바꾼 것은 일종의 수사 방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물론 검찰 수사팀 지휘부가 바뀐다고 수사가 잘못된다는 식의 논리는 ‘자기 모독’이라는 지적도 있다.


검찰 인사 중에 좌천성 인사 대상에는 현 정권과 무관하지 않은 사건지휘책임자들이다. 


조국일가에 대한 수사팀,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국장 감찰무마의혹, 그리고 울산시장 선거의혹 등의 수사팀이다. 그러니 검찰은 물론이며 국민과 언론역시 의혹을 갖고 있는 것이다.


추 장관 취임 닷새 만에 이뤄진 인사시기도 그렇다. 윤석열수사팀 해체라는 ‘추미애발’ 검찰인사는 꼭 이렇게 서둘러야 했는지도 아쉽다. 


추미애 개혁의 첫 단추를 끼우는 작업이 이렇게 했어야 했는지, 의아하다. 그렇다고 도를 넘는 검찰의 반발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검사 인사는 법무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행사한다. 검찰총장의 의견도 반영됐어야한다. 그게 법이고 규정이다.


국민의 걱정은 지휘부 변동이 수사 결과의 다름으로 나타난다면 그거야말로 심각한 문제다. 


이와 별개로 전격 인사의 후유증을 해소할 책임은 추 장관에게 있다. 무엇보다 지휘부 교체에도 성역 없는 수사 원칙이 보장돼야 함은 당연하다.


과거 정권 때 형이나, 동생, 아들 등의 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떤 대통령 때는 친형이 구속되기도 하고, 어떤 대통령들 때는 아들들이 구속도 됐다. 


하지만 권력의 심장부로 향한 검찰의 칼끝은 무디게 한 적은 없다. 오히려 YS(김영삼)는 차남 현철씨 비리가 나오자 중수부특수통인 심재륜 검사장을 불러왔다. 


그리고 적용할 죄목이 없어 조세범처벌법으로 구속을 시켰다.


일각에서는 강금실 전 장관이 못한 검찰개혁, 추미애 장관이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친여인사들의 수사가 용두사미로 그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추장관도 윤 총장도 국민적 의혹이 있는 친여인사연루 사건을 강도 높은 수사가 절실한 것이다. 수사를 축소하거나, 중단된다면,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공정과 정의는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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