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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설】지역 정치권,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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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노력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정치란 현실이다. 아무리 큰 이상이 있어도 힘을 갖지 않으면 꿈에 불과한 것이며 책임이 없으면 유지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신념만 가지고도 어렵고, 세력이 있다 해도 어렵다.

정치인은 진정으로 소명의식을 가져야한다. 자신의 신념에 헌신하되, 책임 윤리에 따라야 한다. 그래야 목적을 실현하는데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정치인은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신념 및 비전 그리고 실용적인 능력과 책임감을 갖춰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만 관심을 쏟거나 일의 결과를 미리 내다 보지 못해 당장은 출세 가도를 달리는 사람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결국 사회와 자신에게 엄청난 손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기응변의 재주가 뛰어나고 눈가림에 명수가 돼 남의 눈을 흐리게 해서 세인으로부터 자신의 영달을 추구한 사람을, 우리는 정치꾼이라고 말을 한다.

서천지역 정치권을 진단해 보면 그 밑바닥에 위선의 뿌리가 깊이 심겨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결국, 우리가 아는 정치인에게는 누구나 어느 정도의 위선이 있다. 마음속에 있는 그대로를 노출 시킨다면 지역에서 바람직한 정치 활동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다.

또 지역 정치인들은 위선적이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인데도 가장 위선적으로 변모할 유혹을 많이 받는다. 그들의 삶에는 지역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정치 비즈니스를 보이는 위선이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신학자 니버는 ‘정치인을 심판하는 자(尺)는 따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위선은 항상 국가와 국민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서 불가피한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체면과 명분을 중요시하는 지역사회에서 정치인들의 위선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너희 말은 옳다 아니다 하는 것에서 상대를 비난하고 논쟁만 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자료와 정책진단을 통해 옳은 것은 옳다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는 진실하고 정직한 말과 행동을 보여야 한다.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독일 현대 사회학의 창시자 막스베버는 정치인이 갖춰야 할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열정, 책임감, 균형적 판단을 들었다.

그는 열정은 정치하는데 필요한 소신이며 에너지라 했지만, 이 열정은 객관적 의미가 있는 대의(大義)의 명분으로 정치인은 단지 열정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의에 대한 ‘책임성’이 행동을 이끄는 길잡이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 ‘균형적 판단’을 해야 한다. 따라서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 독립적이라기보다는 상호 연관성을 갖고 있다.

특히 ‘균형적 판단’은 정치인이 지녀야 할 내적 집중력과 평정 속에서 현실을 받아들이며 사물과 사람에 대해 거리를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렇듯 거리감의 상실은 어느 정치가에게나 치명적인 죄가 될 만한 허물 가운데 하나로 무능력자로 비판받기 쉽다.

정치가 진정한 인간적 행위가 되려면 헌신적인 열정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치인은 매 순간 자신을 위협하는 사소하고도 지극히 인간적인 대상과 싸워 이겨야만 한다. 그 대상이 바로 허영심이다.

이러한 점에서 허영심은 대의에 대한 거리감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치명적인 적이다. 허영심은 객관성의 결여와 책임성의 결여로 나타나게 된다.

또 가능한 한 자기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고 싶어 하는 욕구 때문에 책임성과 객관성을 무시하고 싶어 하는 유혹을 받고 있다.

소위 충격 효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항상 배우가 되어버릴 위험뿐만 아니라 자기 행동에 대해 가져야 할 ‘책임성’을 가볍게 여기고 자신이 만들어낸 소신과 인상에만 연연하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게다가 ‘객관성’의 결여는 국민을 위한 진정한 권력이 아니라 권력의 화려한 외관만을 추구하게 되고 무책임성은 그에게 정치의 궁극적인 가치와 목적도 없이 단지 권력 자체를 즐기게 한다.

이렇듯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신념의 윤리와 책임의 윤리를 동시에 조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열정과 소신에 따른 균형적 판단이 수반될 때 존경받는 정치인이 될 수 있다.가치에 대한 열정이 없는 정치인도 곤란하지만, 결과에 대한 냉철한 책임감 없이 주관적 선의만 내세우는 정치인은 더욱 곤란하다.

따라서 지역 정치권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정치를 구현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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