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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신수용 칼럼】우리에게 미국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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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15 광복절은 남다르다. 광복절을 보름 쯤 지나면 잊지 못 할 국치일(國恥日)이다. 국치일은 국권을 뺏긴 치욕의 날이다.


국권 찬탈의 시초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내용은 미국이 필리핀을 통치하고 일본의 대한제국 통치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장본인은 미국의 태프트다. 그는 일본이 러·일 전쟁에서 이긴 1905년 7월 루즈벨트 대통령 밑에서 육군 대장이었다. 그는 필리핀 방문길에 루즈벨트 대통령의 특사로 일본을 방문했다.


당시 일본은 가쓰라 다로가 총리대신이었다. 가쓰라와 일본을 방문한 태프트는 도쿄에서 동아시아 정세를 놓고 기밀 회의를 연 뒤 이틀 후 구두로 합의한다. 


이를 계기로 일본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고 친일파들과 '을사보호조작'을 맺는다. 곧 '을사늑약' 이다.


일본은 미국에게서 대한제국 통치를 인정 받자 그해 8월 영일동맹으로 영국으로부터도, 러시아에게서도 같은 해 9월 5일 포츠머스 조약으로 지배권을 인정 받았다.


5년 뒤 일본은 한일합병이라는 구실로 국권을 찬탈한다. 그날이 1910년 8월 29일이다.


오는 28일부터 화이트리스트가 적용될 판이다. 당연히 일본의 이 같은 비열한 처사를 비판하는 여론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경제선진국은 물론 국제사회 안팎에서, 심지어 일본 내 오피니언 리더들도 일본을 비난하고 있다.


뭇매를 맞자 일본은 슬그머니 한 건의 규제 품목 수출을 허가하거나 한 달 간 수출 규제 완화를 밝히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다. 말로는 1953년10월의 한미상호보호조약을 얘기하면서 일본과의 갈등에선 일본 편이다. 


미국은 최근 태평양·인도양을 두고 중국과 패권 경쟁을 하면서 일본·호주·인도를 동맹국으로 지목했다.


한미 동맹을 운운하면서도 여기에서 한국을 쏙 빼며 주한방위비만 인상해 내라고 요구한다. 일본은 한국이 이제 우호국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때문에 우리도 같은 스탠스를 취했다.


한국이 우호국이 아니라면 우리는 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를 파기해야 옳다. 우리가 GSOMIA 파기 검토에 들어가자 그제서야 미국은 입을 열었는데 그 태도가 당혹스럽다.


그들은 아시아 동맹국을 보호하기위해 한국과 일본 내에 중·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2016년 사드의 한국 배치를 놓고 중국과 큰 갈등을 빚어 경제적 타격을 입은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곤란한 카드다.


최근 한 외신은 미국과 북한 간 정상회담 중요의제가 북한의 대륙 간 장거리 미사일 파기 문제라고 보도했다. 즉,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미국 본토로만 발사하지 않게 하는 게 주목적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어려울 때 만사 제쳐두고 우리 편이 돼줄 것으로 믿어온 미국의 도움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미국을 등에 업고 골목대장을 하려는 일본도 다시 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우리는 이기기 위해 스스로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대목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스스로의 힘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는 모른다. 그것부터 답을 찾아야 일본을 이기고, 미국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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