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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기홍 교장, “서천여자정보고 과거 명성 되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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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정보고 학과개편 승인하고 학과신설자금 5억 원 지원
나 교장,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 성공하고 싶은 학생 찾아오라”
서천지역 고교 중 유일하게 기숙사 없어 걸림돌...건립 ‘절실’


[sbn뉴스=서천] 나영찬 기자 = 이번 sbn뉴스-젊은서천에서는 교육부로부터 학과개편을 승인받고 학과신설자금 5억 원을 지원받은 충남 서천군 서천여자정보고등학교(이하 정보고)의 나기홍 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정보고는 충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2개학과(뷰티디자인, 융합미디어)에 신설자금으로 각 2억5천만 원씩 5억 원을 지원받아 실습실 설비 및 기자재 확보에 활용할 예정이다.

나기홍 교장은 “이번 학과개편을 통해 서천여자정보고등학교의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학과개편으로 뷰티디자인, 융합미디어과를 선택한 이유는?

기존에 회계정보과, e-shop디자인과, e-shop경영과 등 3개 학과가 있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학과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천지역의 큰 학교도 학생 수의 감소로 학생을 충원하기 어려운 실정인데 기존의 학과로는 타 지역은커녕 지역의 학생들도 유치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의견을 수렴했는데, 모두 한결같이 ‘학과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지난해 9월 학과개편 TF팀을 구성했다. 전국 학교를 찾아다니며 학과를 알아보고, 알아본 학과들이 4차산업시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대학교수, 산업체 전문가, 지역미디어센터, 최근 학과 개편한 학교 등 조사도 해보고 전문가 컨설팅을 6개월 동안 수도 없이 받았다.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낙점된 것이 뷰티디자인과(미용)와 융합미디어과(방송·영상제작)이다. 먼저 뷰티디자인과를 선정한 이유는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돼도 미용산업은 성장하면 성장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미용실이 단순히 머리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수다도 떨고 시원하게 스트레스 푸는 공간으로 진화했는데 결코 로봇은 할 수 없는 일이다. 취업도 사람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잘 된다.

융합미디어과는 지금은 ‘영상을 만드는 시대’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선택하게 됐다. 두꺼운 책 한권보다 30초짜리 짧은 동영상 한 편이 홍보효과가 더 큰 시대다.

서천출신의 유명 유튜버이자 구독자 3백3십만 명을 보유한 김보겸 씨와 같이 소자본으로 아이디어만 있으면 영상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영상을 단순히 제작만 할 줄 안다면 기술자에 그친다.

물론 이것만 해도 먹고 살 수 있지만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다면 사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 영상시장은 확장될 수밖에 없고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융합미디어과를 신설하게 됐다.

◇학과개편은 승인됐지만 걸림돌이 있다면?

수많은 전문가를 만나 6개월 간 컨설팅을 받고 타지의 학교 현황까지 분석하며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 바로 기숙사가 없다는 것이다.

서천지역의 7개 고등학교 중 우리 학교만 기숙사가 없어 교육복지 형평성에서 소외됐다는 문제가 있다. 충남교육청에 기숙사 특별교부금 신청서를 내고 도교육청 담당자를 찾아가기도 했다.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자’라는 교육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 기숙사를 짓지 않으려는 추세라 염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외지학생을 끌어와야 한다는 특수성이 있어 기숙사가 꼭 필요하다.

통학이 불편한 학생만 해도 21명에 달한다. 학생에게서 ‘기숙사 좀 지어달라’라는 편지가 올 만큼 절실한 상황으로, 판교면 복대리에 사는 한 학생은 30분을 걸어 버스정류장에 가고 또 30분 버스 타 학교 근처 정류장에서 내려 30분 걸어와야 한다. 1시간 30분 왕복 3시간을 통학에 소요해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결손가정 등 보호가 필요한 학생들을 학교가 품을 수 있도록 기숙사가 꼭 필요하다.

◇주민이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립학교에 35년 4개월을 있었는데 아이들을 이렇게까지 사랑하는 선생님들을 본적이 없다. 선생님들이 매일 등교맞이도 하고 자발적으로 공모사업을 신청해 5~6개 사업에 선정됐다.

심지어 다음해 퇴직하는 미술선생님도 아이들의 학습 환경을 위해 공모사업을 신청해 선정되는 등 선생님들의 열정이 가득한 학교다.

1년 동안 단 한 건의 학교폭력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던 만큼 학급 분위기도 좋다. 4차산업시대에서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 자신의 영역에서 성장하고, 또 성공하고 싶은 학생이 우리 학교로 오라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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