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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천군 기초의회 무용론과 지방의원 자질론

‘기초의회 무용론’이 이번 충남 서천군의회 제273회 군정 질의를 통하여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군정 질의란 군정(郡政)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의회에서 집행부의 지난 군정과실을 지적하고, 향후 군정계획에 대한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의 주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올바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군의회가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분석하여 정확한 근거와 데이터를 가지고 집행부의 실정(失政)을 지적하고, 향후 집행부의 군정에 귀감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번 군정 질의에서는 어떤 질의에서도 군정에 경각심을 고취 시킬만한 의제가 없었다. 그동안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 지적했던 문제점들을 나열하는 수준의 군정 질의였다.


더더욱 그동안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서천특화시장 운영부실이나 지역경제 문제를 다룰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질의도 없었다. 


게다가 군정 질의가 특정 정당의 성토장인 것처럼 비춰지는 추태도 보여 군민들을 실망하게 했다. 


특히 생활쓰레기 민간위탁 사무와 관련한 질의에서 모 의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독선적 모습을 보인 것이나, 짚라인 설치제안과 관련하여 준비 부족으로 언론으로부터 ‘헛발질’이라는 비난을 받자, 이를 만회하려는 듯 집행부의 기획감사실장까지 연단에 내세워 장시간 윽박지르는 수준의 군정 질의는 군민들의 실망을 자초하였다.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조례제정 및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일부 의원의 개인적인 원한이 작용하여 조례개정안을 이유 없이 반대하는 추태를 보여 의원 간의 높은 언성이 회의장 밖으로 새어나올 정도였다. 


의회의 화합과 협치는 오간 데 없고 오직 정쟁에만 눈이 어두워 중앙정치의 꼭두각시 역할만 하며 특정 정치인 줄서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지적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의원 개인 사무실이 필요하다며 그나마 비좁은 군청청사를 아랑곳 하지 않고 의원 개인 사무실을 차려 놓았음에도 의원사무실에서 공부하는 의원의 모습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서천군 의회 의원들은 행사장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내일모레면 의회가 개회되는데도 의회준비는커녕 행사장 찾아다니며 악수하기에만 급급하다. 이것이 우리나라 기초의회의 현주소이다.


이같이 기초의회가 부실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의원들의 역량과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옳은 것 같다. 


행정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이해가 없이 무조건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만 되면 의원 뱃지를 달고 회의장에 앉아 있으니 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기초의원에 당선되고 나서도 행정의 감시나 견제를 위한 준비보다는 중앙정치의 줄서기를 통하여 다음 선거의 재공천만을 기대하는 의원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우리의 지방정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나마 오랜 공직생활을 통하여 행정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학식을 갖춘 전직 공직자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할 경우에는 공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의정활동을 나름대로 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출직이라는 이유로, 공직에서 비리에 연루되어 파면되거나 면직된 사람들까지 지방의회에 진출하면서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하고 있다.


의회와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지방자치를 국정의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의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기능은 물론 지방정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주민을 대변하는 등 지방의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지방행정부에 비교해서 지방의회의 수준이 너무 뒤떨어지는 것이 문제이다. 


지방정부는 높은 학식과 충분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을 구현해 나가지만, 지방의회의 경우 선출직이라는 특성상 그렇지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방의원 중 행정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정책에 대한 이해나 전문적 식견이 부족하여 지방정부의 조롱과 비웃음거리를 자초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집행부에서 군정 질의나 행정사무 감사 등을 얕잡아 보고 그저 요식행위나 시간 때우기 정도로 업신여기려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기초의회 무용론이나 기초의원 자질론이 거론되는 것은 오롯이 지방의원들의 몫이다. 지방의원들이 지방의회 무용론이 제기될 때마다 겸허한 마음으로 심기일전하고자 하는 노력 없이 ‘남 탓’하기에 여념이 없다보니, 지방의회 무용론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제273회 서천군 의회의 군정 질의를 지켜본 군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의원들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군정 질의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집행부 고위 공직자들의 푸념을 자성의 계기로 삼지 않는 한 지방의회 무용론은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리라는 것을 서천군 의원들이 유념해야 할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