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서산 3.5℃
  • 대전 3.3℃
  • 홍성(예) 3.6℃
  • 흐림천안 2.7℃
  • 흐림보령 3.0℃
  • 흐림부여 3.0℃
  • 흐림금산 4.4℃
기상청 제공

【기획탐방】바닷가 마을 서천에서 민물고기로 도전장...서천읍 '금강어죽'

URL복사

어머니로부터 이어받은 손맛에 1급수 어종 '꾹저구'로 만든 어죽
'꾹저구', 단백질, 칼슘 등 풍부한 영양소...여름 보양식으로 그만
푸짐하게 들어간 찰밥·수제비·국수...식감에 포만감까지 만족시켜


[sbn뉴스=서천] 남석우 기자 = 바닷가 마을 충남 서천에서 민물고기로 도전장을 내민 곳이 있다. 


서천군 서천읍에 있는 ‘금강어죽’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열어 개업한 지 채 일 년도 안 된 이곳은,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로부터 “얼큰하고 개운하다”, “담백하고 비린 맛이 없다”, “속이 확 풀리고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라는 등의 호평을 얻으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벌써 ‘서천 맛집’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자주 해주셨던 어죽 맛을 잊지 못해 지금까지도 집에서 어죽을 자주 해 먹는다는 김길자(68) 대표는 “주위에서 제가 만든 어죽을 드셔본 지인들이 ‘어죽집을 해보면 어떻겠냐?’라는 권유가 많아 이렇게 식당을 열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제가 양을 적게 드리는 것도 아닌데 저희 집에 오시는 거의 모든 손님이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가신다”라며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잘 먹었다’는 말을 해주실 때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간단한 인터뷰를 마친 김 대표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죽 한 그릇을 내왔다.


아직 숟가락을 들지도 않았는데 구수한 냄새와 어죽의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에 sbn뉴스 기자는 먼저 침부터 꼴깍 삼켜야 했다.


어죽에 얹어진 들깻가루를 섞어 어죽 한 숟가락을 ‘호호’ 불어 입에 넣었다. 그러자 얼큰한 맛이 먼저 입안을 강하게 자극하며 입맛을 돋우었다.


그리고는 바로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sbn뉴스 기자의 뇌 속에서는 연신 ‘맛있다. 맛있다. 이 집 맛 괜찮은데’라고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기자의 경험으로는 어죽의 경우 맛을 좌우하는 관건은 비린내를 잡는 것이 첫 번째인데 이러한 면에 비추어봤을 때 이곳 어죽은 무조건 합격이었다.


또한, 들깻잎, 마늘, 부추 등이 푸짐하게 들어가서인지 개운한 맛 또한 일품이었고 찰밥과 함께 들어간 수제비와 국수는 씹는 맛을 더해주었다. 


이 같은 어죽 맛의 비결에 대해 김 대표는 “어죽을 만들 때 보통 피라미나 모래무지, 퉁가리 등 다양한 종류의 민물고기를 쓰는 게 보통인데 저희는 1급수에서만 사는 꾹저구라는 민물고기만을 쓰고 있다”라며 “꾹저구는 단백질, 칼슘, 칼륨, 니아신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고 많이 먹어도 소화가 잘되며 비린내가 나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녀는 “꾹저구는 3시간 정도 푹 삶는데 삶은 것을 베 주머니에 싸서 꼭 짜낸 국물을 쓰고 있고, 수제비는 반죽을 하룻밤 정도 숙성해서 쓰는데 이렇게 숙성하면 수제비가 아주 찰져서 쫀득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꾹저구라는 물고기는 sbn뉴스 기자도 이번 취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두산백과에서는 이 민물고기의 특이한 이름과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하고 있다.


1580년(선조 13년) 송강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로 이 지역을 순방하던 중 이 지역 현감은 바람이 몹시 불어 출어를 하지 못해 대접할 어물이 없던 중에 현감은 어쩔 수 없이 민물고기탕으로 음식 대접을 했는데 송강은 이 맛이 너무 좋아 현감에게 “이게 무슨 물고기냐?”고 물었고 이에 현감이 “저구새가 ‘꾹’ 집어먹은 고기”라고 하니 송강이 이를 “‘꾹저구’라 부르라” 하여 지금까지도 ‘꾹저구’라 불리고 있다고 한다. 


작년 여름,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진 가운데 올여름도 무더위가 예상된다. 다가올 여름, 무더위를 대비해 어죽 한 그릇으로 몸을 보(補)해보는 건 어떨지 권해본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