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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천군 ‘공직기강 해이’ 해법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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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청 공직자들의 심각한 공직기강 해이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수억 원에 달하는 종량제 봉투 판매대금 횡령과 서천특화시장 임대료 미부과 사건 등이 잇따라 터지며 공직 내부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특정 사회단체 지원조례 제정과정에서의 직무유기와 예산 편성목 조작사건으로 서천군청 공직자들의 신뢰는 나락의 끝까지 추락하여 더는 수습방안을 논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여기저기에서 공무원들이 경찰서에 불려 다니느라 공직사회가 어수선하고 급기야 노박래 군수가 간부회의 석상에서 해이해진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며 특별감사를 지시하는 등 엄중 문책을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의 직무유기와 예산 편성목 조작사건이 새로이 터져 서천군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군민들의 시선이 이제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강경 일변도이다. 


이와 같은 서천군청 공직자들의 공직기강 해이는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온 노박래 군수의 온정주의에서 비롯되었다는 비난 속에 노 군수마저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지난해 말 복지 관련 팀장이 같이 근무하던 동료를 대상으로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직후, 연이어 장항읍 전통시장 상인들과 야시장개최 여부 논의과정에서 주무부서 과장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 과장은 민원인들이 군청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욕설을 비롯해 마이크를 던지고 의자를 던지려 하는 듯한 과격한 행동을 보였는가 하면 민원인과 대화 과정에서 분을 이기지 못해 자신의 와이셔츠를 찢는 등 공직자로서 자질이 의심되는 행동을 보였다.


이로 인해 심야에 노 군수가 상황실로 달려와 공개 사과함으로써 사태가 진정되는 촌극을 빚었지만, 이들의 행동은 모두 솜방망이 처벌로 끝이 났다.


서천군청 노박래 호의 공직기강 해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6년에도 모 면사무소 팀장의 부하 여직원 성추행사건 및 음주운전 사건에 해양수산과의 뇌물수수 의혹, 군(郡) 발주공사 설계변경 등 편의 제공 대가로 금품과 향응 수수 의혹 등 각종 비리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왔었다. 


그때마다 서천군은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청렴 교육 및 공무원 연찬 등을 통하여 공직기강을 바로 잡겠다고 호언장담했었으나 말뿐이었다. 


올해 들어 종량제 쓰레기봉투 위탁판매업체의 변경과정에서 튀어나온 쓰레기 종량제 봉투 판매 비리 의혹은 종량제 쓰레기봉투 수불 대장 미기재 의혹과 함께 수억 원대의 또 다른 횡령 의혹으로 까지 확대되어 급기야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 와중에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으로 튀어나온 서천특화시장 사용료 미부과 사건은 새로운 의혹과 직무유기 혐의까지 튀어나오면서 양파껍질 론으로 비화하고 있다. 더더욱 공설시장의 부정한 관리비 부과 및 징수문제는 서천군청의 공직기강 해이의 끝이 어디인지조차도 가늠하기 어려울 지경까지 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특화시장 상인들이 관련자들의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하여 공직기강 해이 문제가 검찰의 수사 선상에까지 오르게 되어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또 어떤 비위 사실이 드러날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어수선한 와중에 이번에는 법정 단체도 아닌 임의단체인 모 사회단체의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입에 담기도 민망할 추태와 불법행위가 자행되었다.


그리고, 이 조례를 근거로 추경예산을 통하여 사회단체에 사무실 임대보증금을 지원해 주려고 예산 편성목을 변조하였다가 시민단체에 지적되어 공개로 사과하고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촌극까지 불러일으켰다. 


이 문제 또한 시민단체로부터 형사 고발이 예정되어 검찰의 수사를 앞두고 있어 서천군 행정이 이만저만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와 같은 공직기강 해이와 각종 공직 사고는 군민에 대한 행정 신뢰 붕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군민의 공직에 대한 불신팽배와 이를 감내해야 하는 공직자들의 절망 속에 대형 안전사고가 고개를 내밀 우려가 매우 깊다. 


자정 노력의 한계를 넘어 버린 서천군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를 쇄신하고 잃었던 군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천군 공직사회의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제는 그 길밖에는 다른 길이 없는 것 같다. 더 이상의 제 식구 감싸기식 안일한 상황대처로는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없다. 


이제 일벌백계만이 흩어진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잃었던 행정 신뢰를 되찾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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