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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패스트트랙사태 '직격탄'... 바른미래당 분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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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n뉴스=서울] 신수용 대기자 =  "이럴바엔 차라리 제 갈길 가야한다(충청권 바른 미래당 당직자)"

 "김삼화에 이어 김수민도 대변인사퇴...한지붕 세가족은 동상이몽일뿐(바른미래당 충청권의원)"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사이에서 케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이 창당이래 최대의 어렴움에 직면했다.


주말인 27일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지정을 앞두고 ,국회의 대치속에 발단이 된 바른미래당의 현실에 대해 여러명의 바른미래당 당직자 및 내년 4월 충청권에서 출마할 같은당 국회의원들로부터 들은 얘기다.



충청권 정치학자와 정치인들은 바른미래당이 창당 후 최대 위기라고 지적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채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간의 자중지란을 넘어 내전상태로 원상회복이 되더라도 내상(內傷)이 워낙 커 결합이 쉽지않다고 전망한다.


⑴왜 이렇게 됐나 = 바른미래당은 유승민계(8명),안철수계(8명),호남계(9명)라는 3대 계파가 있다. 이념적 성향이 다르니 지향점 역시 다르다. 당의 정체성인 중도냐 개혁보수냐를 놓고도 제각각이다.


숫자에서 30명에 이르러 겉모양은 원내교섭단체를 이뤘으나 '제3당'으로 조직 자체가 모래알 조직이었다.


조직내부를 보면 A,B,C조직이라 A측이 당권을 쥐면 B,C가 비협조적이고, B가 당권을 쥐면 A,C가 소극적인 식이다.


그러니 당 구성원 자체가 느슨하다. 느슨하다보니 위기관리능력도 허술하다.


그러니 어떤 때는 민주당과 한편이 되고, 또다른 상황에서 한국당과 공조를 하다보니  정체성에 의심을 받았다.


안철수 전대표나, 유승민 전대표는 지난 2017년 5.9 대선에 출마해 일단 검증을 거쳤다. 그러나 큰 지분없는


손학규 대표체제는 '객이 주인'이 된 격이니 어지간한 설득없이 불을 지를 수없었다.


이번 일이 그렇다.


손학규 대표가 지난 9월 당대표가 된뒤 연말 야3당(바른미래당, 민주당,정의당)과 함께 연동형비례대표를 주장하며 단식에 들어갔을 때도 유승민, 안철수계는 이렇다할 지원이 없었다.



그렇게되다보니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중심으로  선거제및 공수처법 패스트트랙처리를  주도했다.


당연히 유승민계, 안철수 계가 반대했고, 의원총회등을 통해 반론이 만만치 않은 상태에서 지난 4.3 재보선 과정에서 손 대표를 '찌질하다'고 비판한 이언주의원을 1년간 당원권 정지처분을 내렸다. 이의원은 안철수 계다.


그는 패스트트랙지정을 놓고 표결을 벌이는 의총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에서 12대 11로 가결되면서 문제가 드러났다.


이언주의원은 곧바로 탈당했다. 문제는 사개특위위원인 오신환의원과 권은희 의원을 사보임하고 대신 채이배, 임권한의원으로 교체했다.


이게 곧 기름껴얹는 격이됐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뭉처 오신환, 권은희의원으로 회복시키지 않으면  손학규.김관영 탄핵과 퇴진을 결정한 것이다.


⑵바른미래당 당지도의 리더십부재 =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뒤늦게 직감한  손학규-김관영 지도부는 26일 오후가 되서야 의원설득에 나섰다.



심한 균열과 닥쳐오는 태풍을 눈앞에서 보고서야 알게된 김관영 원내대표는 ‘사보임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한편, 의원들 개별 접촉 및 설득에 나선 것이다.


전날 김 원내대표는 공수처법 관련 이견을 드러낸 사개특위 소속인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채이배·임재훈 의원으로 교체한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임된 두 의원은 김 원내대표를 비판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기에 오신환의원은 법적으로 사보임이 무효라는 소송도 제기했다.


여기에 가세해 김삼화 의원과 김수민의원이 차례로 지도부에 반기를 들고 원내대변인을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보임 논란 뒤 패스트트랙 반대 의사를 밝혀 온 바른정당 출신 의원 뿐 아니라 일부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의원들도 지도부로부터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 출신 김수민 의원은 “김관영 원내대표의 진정성을 믿는다”면서도 “극한 대립 속에 원내대변인으로서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를 원고에 담아낼 수 는 없는 일”이라며 사퇴했다.


전날 김삼화 의원이 “수석대변인이 당 지도부 의견과 다른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한 뒤

김 대변인마저 물러난 것이다


그 시간, 유승민. 안철수계는 손대표와 김원내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어 이들의 불심임에 의견을 모았다.



유승민 의원이 중심이된  바른정당계와 일부 국민의당계가 함께 의원총회을 열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현직 원외위원장 81명 중 49명도 “현 지도부의 조건 없는 총사퇴를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당 내 이탈이 심상치 않자, 패스트트랙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 온 김 원내대표는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 당내 선거제도 개혁과 사법제도 개혁 의지를 실천해 오신 여러분들과 좀 더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여야 합의문이 당에서 추인됨에 따라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어제(25일)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두분 의원님들에 대한 사보임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그동안 누구보다 사법개혁 의지를 갖고 일해오신 두 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원 님들께도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해  ‘속도조절’에 무게를 두고 의원들 다독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대표도 큰 상처를 입었다. 당내 갈등에서 전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며 원외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이미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일각에서는 손학규 책임론을 들어 '사퇴하지 않으면 당원들과 함께 탄핵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손 대표에 대한 호남계의 지지는 여전다. 그러나 손 대표 거취를 둘러싸고 호남계 VS. 바른정당계+일부 안철수계의 당권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언론들은 전망한다.


⑶다당제의 한계 드러난 정치 = 여야 양당중심 구도속에 제3당의 캐스팅보트 정당의 무력감은 몇해전에 사례가 있다.


지난 15대 국회에서 53석을 얻은 충청권 중심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7년 뒤에 서서히 소멸된 예도 있다.


평화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간의 양당구도속에 자민련은 겉모양은 원내 3당으로 당당했지만 무기력했다.


때론 평민당에 기웃대고 DJP연합공동정부를 탄생시켜 국무총리 세명과 너,댓명의 장관은 꿰찼으면서,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안에는 한나라당과 공조해 가결시키는등 정체성을 의심받았다.


16대에 들어 17석에 그치자 강창희 의원 등의 반발과 출당조치를 내리면서 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3명을

임대해 원내교섭단체를 꾸리는 해프닝도 벌였다.


이후 2002년 총선에서는 3명을 당선에 그쳐 사라졌다.


바른미래당의 내전을 불러온 패스트트랙 파동은 역설적으로 제3당이 캐스팅보트를 쥐면서다. 지금의 국회에서는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채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3당 체제가 형성됐다.


범여권이 앞세운 공수처법과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으로 통과시키려면 해당 상임위에서 ‘5분의3 이상 찬성’이란 요건을 채워야 한다.


두 법안을 다루는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엔 바른미래당 의원이 각각 2명씩 들어가 있는데, 두 곳 다 바른미래당이 반대하면 패스트트랙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자 당론이 제각각인 데도 캐스팅보트를 쥔 손학규.김관영지도부는 민주당과 손잡고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기로 한데 당의 분란이 생긴것이다.


캐스팅보트가 잘쓰이면 이기(利器)이지만, 잘못쓰이면 흉기(凶器)가되는 꼴이다.


그래서 당지도부는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오신환, 권은희 의원을 사·보임 시키려는 초강수로 쓴 것이 독이 된 것이다.


물론 앞서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까지한 드루킹 특검법안 처리 때는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손잡고 민주당을 압박해 관철시킨 경우다.


그래서 정계개편이 벌어지지 않는한 20대 국회에서 바른미래당은 오늘을 이 정파와, 내일을 저 정파와 왔다갔다하는 제3당의 역할밖에 없는 것이다.

⑶계파 별로 '네가 나가라'하는 이유 = 바른미래당 균열조짐은 분명한데 누가 떠날지는 아직 모른다. 여러곳에서 바른미래당이 분당(分黨)행은 분명하다는게 당안팎의 중론이다.

충청권의 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향후 정계개편에서 양측 모두 민주당(또는 민주평화당)이나 한국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이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 밀어내기를 시도하며 올 하반기까지는 내전 상태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박지원 민평당 의원은 바른미래당 바른정당계나 안철수 국민의당계보다는 호남계의 정치적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다고 말해 호남계의원들은 민주당이나 민평당과의 결합을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그는 손 대표가 바른미래당의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해주고 의원들이 지역별로 갈라서면 (호남계가) 평화당과 교섭단체를 꾸려 호남에서 대안 세력을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유,안 계는 바른미래당은 중도보수였던 만큼 한국당과의 결합을 관측하는 하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이에대해 이렇다할 반응이 없다. 지켜보자는 것이지만 당대당이 아닌 선별입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이런가운데 당내 분열상황에서 돈 문제도 현실적 요인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한 언론에서 “내년 총선을 대비해 현재 50억원가량의 자금이 마련되어 있다”며 “제3당으로선 결코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당을 사수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총선이라는 젯밥을 놓고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당지도부의 독단에 반기를 든 것이며 유.안계는호남계를 안고가려는 현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다.


(4)유승민과 안철수 관계 유지 계속갈까 = 이번 파동으로  대선밑그림을 그리는 유승민·안철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는 이가 적지않다.


패스트트랙사태의 초반  유승민 의원은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국회근처 식당에 모여  진로를 논의했다.


지상욱 의원의 경우  “당장 단체행동은 없다”면서도 “오신환 의원에 대한 사·보임 강행 시도에 강력대응하겠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과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차례로 당지도부의 사·보임 강행의 부당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후 유승민 계는 오신환의의원 사보임이 공식화된 뒤 국회의안과를 점거해  이를 저지하는 모습으로 한국당과 뜻을 같이했다.


이런 소요속에​   안 전 대표는 당분간 독일 유학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안철수계의 ​이태규 의원은 “지난 주말 안 전 대표와 통화했다”며 “조기 귀국보다는 현지에서 예정된 일정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지금 원외인 안 전 대표가 돌아온다고 해서 패스트트랙 정국을 안정시킬 뾰족한 수가 없다. 자칫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측근 정치를 통해 안 전대표는 손학규.김관영지도부에 불신임을 공식화한 상태다.


25일부터 27일 아침까지 여야가 강력 대치한 패스트트랙을 앞두고 손학규-김관영체제의 바른미래당은 패스트르랙의 통과여부보다 생사존립을 걱정해야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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