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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인설법’...의회 조례제정권이 특권인가?

충남 서천군의회가 지난해 의원 발의로 제정한 특정 단체 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로 구설에 올랐다.


전형적인 위인설법(爲人設法)이라는 비난 속에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군의원은 물론 이 조례제정에 찬성한 군의원 4명이 곤경에 빠졌다. 


이 조례는 특정 사회단체에 예산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조례이다. 


해당 단체가 법령에 근거하여 설립된 사회단체도 아니고,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에 따라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되지도 않은 임의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이 단체에 사무실을 마련해 주기 위한 법적 근거를 위하여 군의회에서 의원 발의로 조례를 제정한 후 이 조례를 근거로 곧바로 추경예산을 통하여 사무실 임대보증금 5000만 원을 지원해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조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조례제정에 반대한 모 의원은 위와 같이 위인설법적인 성격으로 보조금 지원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례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통하여 이 단체가 오래도록 유명무실한 단체였다.


새로이 임원진이 구성되었다고는 하나 활동상황을 지켜보면서 지원 조례를 제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심지어 모 의원은 대놓고 ‘이 조례와 관련하여 외압이 있다’라고 발언하며 관행대로 정회하여 의원 간 조율을 통하여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례 제안설명 중이던 모 중진의원이 ‘다수결로 할 테니까….’라는 식으로 의원들을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위원장의 회의 진행까지 간섭하는 모습이 그대로 의회 회의록에 담겨 있어 누군가의 압력이나 청탁 때문에 조례제정이 진행되는 듯한 깊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조례와 관련하여 시민단체에서는 조례제정과정에서 지방자치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조례의 실효성까지 거론했고 이 조례를 근거로 추경을 통하여 사무실 임대보증금 5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도 석연찮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조례제정 움직임이 있기 몇 달 전에 새로 이 단체의 회장에 취임한 인사가 서천군의회 의장을 역임했다는 점이다.


또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모 의원이 같은 정당 출신으로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 오고 있었다는 점으로 비추어 볼 때, 전관예우 차원의 예산 지원을 시도한 것으로보인다.


하지만, 집행부에서 보조금 지원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반대하자 지방재정법의 취지를 악용하여 조례를 통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전형적인 위인설법이 아니겠냐며 서천군 의회의 조례제정권 남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인설법’이란 ‘특정인이나 특정 기업 등을 위하여 필요한 법을 만들어 주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 과거 군사독재정권하에서 부당하게 자행해 왔던 법치국가의 전형적인 악용사례이며, 당연히 사라져야 할 적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지방의회에서 버젓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적폐청산에 앞장서야 할 여당 의원들 다수가 조례제정에 찬성했다는 점이 정치적인 셈법이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오고 있다. 


사회단체 지원에 관한 조례는 대부분 법령에 근거를 두고 설립된 단체의 지원에 해당하며 법령에서 단체지원의 근거를 마련한 경우에 국한된다. 


의회가 의원입법으로 예산이 수반되는 조례를 제정할 때 지자체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자체장은 지방보조금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등,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에서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에 대하여 특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철저히 마련해 두고 있다. 


서천군의 경우 사무실을 마련해 주는 경우는 법정 단체에 한정되어 있으며, 임의단체의 경우는 서천군에서 이 단체가 유일할 것이라며 집행부에서조차 의아해하고 있다.


이 조례 심의 당시 서천군 의회 전문위원은 검토의견에서 타 사회단체와의 형평성 문제와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 등을 근거로 ‘불가’의견을 냈었다.


하지만, 이 조례는 속전속결로 지방의회를 통과하여 공포되었고, 공포되자마자 보조금 지원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한 사무실 임대보조금 지원사업은 기다렸다는 듯이 추경을 통하여 예산에 반영되었다. 


‘위인설법’은 분명히 적폐청산의 대상이다. 


서천군 의회가 설립근거도 없는 임의단체에 관한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적폐청산을 부르짖던 많은 지방의원이 가담하고 찬성했다는 점이 의아하다. 


이것도 전관예우 차원이라면 그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변변한 지원 없이 꿋꿋이 서천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많은 사회단체에 대한 형평성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