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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천 ‘주꾸미 축제’와 수산자원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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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이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의 위탁을 받아 해양수산부 국고보조사업인 수산자원 산란·서식장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주꾸미는 문어과에 속하는 두족류의 일종으로 우리나라 서·남해 및 일본, 중국 등 태평양 연안에서 폭넓게 서식하고 있다. 

과거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추운 계절에 서민들 식탁을 풍성히 채워줬던 주꾸미지만, 최근 10여 년간 어획량이 절반으로 떨어져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2007년 6828t에 달하던 연간 국내 주꾸미 어획량은 2016년 2058t까지 줄었다. 지난 10여 년간 어획량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셈이다. 

주꾸미는 수심 50m 이내의 얕은 연안에 서식하며 봄철에 약 200~300개의 알을 낳지만, 산란 직전의 알밴 주꾸미와 부화한 어린 주꾸미 어획이 성행했다.

이에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을 제정, 주꾸미 금어기를 설정하고 금어기 기간 주꾸미 어획 행위를 엄격히 단속하는 한편 주꾸미 산란장·서식장 조성사업도 병행해 자원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2018년 서산, 보령 등지에서 시작된 주꾸미 산란·서식장 조성사업이 크게 효과를 얻어 올해부터는 서천에서도 이 사업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은 주꾸미가 알을 낳고 번식하게 될 피뿔고둥을 밧줄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조성된 자연 산란장을 바다에 내려 지역 어민과 함께 관리한다.

수산자원 산란·서식장 조성사업은 봄철 서천군의 대표 수산물인 주꾸미의 자원감소 문제 해결을 통한 어업소득증대는 물론 어업인의 사업 참여로 지역의 수산자원 보호 의식 고취 또한 기대되고 있다.

올해로 스무 해를 맞는 서천의 대표적인 축제인 ‘주꾸미 동백꽃 축제’가 서천을 관광지로 부각하게 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축제 기간 알밴 주꾸미 성어를 무분별하게 남획하여 우리 스스로가 수산자원 고갈을 일으킨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제 해양수산부와 서천군이 2023년까지 5개년간 총 3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주꾸미 산란·서식장 조성사업이 적극적인 주민참여로 소형 어선어업인 등 영세 어민들의 어업소득증대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매년 축제 기간 중 서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 오는가 하면 올해는 주꾸미 어획량의 증가로 가격이 안정되어 관광객들과의 가격 마찰에 따른 잡음도 들리지 않는다.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봄철 별미 주꾸미와 붉게 물든 봄 전령사 동백꽃을 즐기기 위해 주말 동안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축제장은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동안 무분별한 남획으로 수산물 고갈을 자초했던 아픈 기억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이제 어민들이 법령에서 규정한 금어기를 철저히 준수하고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하여 대의를 져버렸던 관행들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자연은 우리가 주는 만큼 보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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