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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70~80년대 추억으로 가득한 서천군 장항읍 ‘신창리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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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신창리 골목’...추억 속 ‘시간여행’
골목길 돌아보며 떠오르는 아련한 옛 기억에 가슴 ‘뭉클’
7080 아이템 가득한 ‘신창리 골목’...‘명품 길’로 거듭나길

[sbn뉴스=서천] 남석우 기자 = 7080이 트랜드로 자리 잡은 지금 복고문화는 이제 더이상 7080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7080세대란 1970년대와 80년대에 대학 생활을 하며 20대를 보낸 세대로, 2019년 현재 50대 초반에서 60대 초반에 이른 중장년층을 가리킨다고 정의한다. 

이들 문화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0년 초반 등장한 복고 바람을 타면서부터인데 7080세대가 경제·소비 주체로 부상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따라 7080은 현재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데 방송, 문화, 예술은 물론 관광 분야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7080 아이템 발굴에 잔뜩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는 이 같은 아이템들이 개발되기만을 기다리며 도시 곳곳에 남아있다. 

sbn뉴스에서 장항읍 신창리 164번지 일대를 찾았다. 

이곳은 70~80년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40대인 sbn서해신문 기자를 어린 시절 향수에 젖게 했는데 골목 안으로 들어서니 어린 시절 친구들과 누볐던 바로 그 골목이 그 모습 그대로 이곳에 있었다.


그동안 넓은 길로 다니는 게 너무도 익숙해진 탓인지 어린 시절 넓기만 하던 골목은 이제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도 어려울 만큼 비좁게 느껴졌다. 

게다가 길이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이어져 있어 골목은 마치 미로 속 같았는데 새로운 골목에 접어들 때마다 어떤 모습을 마주하게 될지 몰라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좁은 골목을 돌아 나오는데 골목 한가운데 공터가 있었다.


어렸을 때 동네 공터는 아이들의 운동장이고 놀이터였다.

공터에서 여자아이들은 고무줄·공기·소꿉놀이 등을 했고 남자아이들은 공을 가지고 놀거나 나무로 총칼을 만들어 전쟁놀이를 했다. 

또 남자·여자아이들이 함께 놀 때는 숨바꼭질, 술래잡기, 말타기 등을 하기도 했다.

그땐 돈이 없어도, 술을 먹지 않아도 그렇게 재미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 더없는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추억을 곱씹으며 공터를 지나니 담도 없는 어느 집 마당에 백구 두 마리가 한가롭게 햇볕을 쬐고 있었고 그 옆으로 다른 집 마당의 닭장 안에서는 닭이며 토끼, 오리들이 서로 어울려 지내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 다시 좁은 골목으로 접어드니 눈에 익은 대문이 있었다.


어릴 적 sbn뉴스 기자가 살던 집에도 있었던 70~80년대 가정집의 흔한 철로 만든 대문이었다.

대문을 밀고 드나들던 옛 기억이 떠올라 문에 잠시 손을 대보았다. 

손은 차가웠지만,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따스함이 밀려왔다.

독일의 시인 릴케는 그의 저서 ‘말테의 수기’에서 ‘추억을 살리기 위해서 사람은 나이를 먹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 모른다’라는 말을 남겼다.

긴긴 겨울이 가고 이제 봄기운이 완연하다.

7080이 그리운 세대라면 신창리 골목길에서 따스한 봄기운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봄나들이의 좋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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