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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바닷가 언덕 위 아름다운 서천 장항 ‘동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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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선 전 의원...1974년 서울·해외교회 돌아보고 설계·건축
유럽 교회를 닮은 내·외관...7각 건물·빛이 들어오는 천장 등
아름다운 서해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언덕 위 교회

[sbn뉴스=서천] 남석우 기자 = 작년 12월 동백대교가 개통됐다.

이에 따라 충남 서천군 장항읍과 군산시 간 왕래가 한층 수월해졌는데 동백대교를 타고 군산 쪽에서 넘어오다 보면 왼편으로 장항제련소가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장항읍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끝에 빨간 지붕을 얹은 하얀 건물이 눈길을 끈다.


마치 북유럽 어느 바닷가 마을의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다름 아닌 장항 동부교회(이하 동부교회)다. 

동부교회는 우리에게 남장 여성 국회의원으로도 잘 알려진 김옥선(84) 전 의원이 6·25전쟁 직후인 1953년 처음 설립한 교회인데 이에 대해 동부교회 박정규(81) 장로는 “김옥선 장로가 6·25전쟁으로 생겨난 전쟁미망인들과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에벤에셀모자원을 설립하며 모자원 사람들과 함께 동부교회를 건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부교회 성도가 가장 많았던 시절에는 500여 명까지도 있었는데 20여 년 전 젊은 사람들이 다른 교회를 건축해 나가 나뉘어서 현재는 연세 많으신 성도들이 대부분이고 100여 명 정도가 교회에 나오고 있다”라며 “교회에 일할 만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다시 교회가 부흥하기를 기원해본다”라고 말했다.

현재 교회는 1953년, 최초로 건축한 예배당은 쓰이지 않고 지난 1974년 건축한 예배당만을 사용하고 있는데 새로 건축했다고는 하지만 지은 지 50년 가까이 된 건물이어서 결코 새 건물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부교회는 70년대 건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깔끔하고 세련된 내·외관을 갖추고 있는데 박 장로는 “김옥선 장로가 그 당시 서울과 해외 여러 교회를 돌아보고 서울의 실력 있는 건설사에 설계와 건축을 맡겨 지었다”라고 말했다.


이곳은 아름다운 외관도 외관이지만 7각 건물이라는 독특한 건축양식을 가지고 있는데 예배당 안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천장 한가운데에 빙 둘러서 창을 내는 건축기법은 자연채광은 물론 신비로움마저 자아내는데 이는 이탈리아 바티칸에 있는 시스티나 성당과 같은 유럽 교회의 건축양식을 닮아있다.


교회 안쪽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마당 한쪽에 수돗가가 있다. 

70~80년대에 학교를 다녔던 분들이라면 그 시절 학교 운동장 한편에서 보았던 수돗가여서 잠시 아련한 옛 기억을 떠올릴만하다. 


반대편 마당 끝으로 오니 지나간 세월을 내비치듯 빨갛게 녹이 슨 등대가 여전히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다. 

이곳 교회를 방문해보면 알게 되겠지만 등대가 있는 이곳에 서면 동부교회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데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서해의 경관은 가히 절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햇빛에 비치어 눈부시게 반짝이는 수면은 마치 빛의 이불을 깔아놓은 듯 포근하게 출렁이고 그 안에 한가롭게 떠 있는 배들과 바람에 몸을 맡긴 갈매기는 보는 이에게 마음의 위로를 준다. 

sbn서해신문 기자는 이곳에서 ‘여기가 어쩌면 서해를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곳 중 한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또 교회 왼편으로 최근 개통한 동백대교가 지나는데 자동차들이 오가는 다리 모습이 서해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경관은 마치 자연과 문명이 하나가 된 듯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최근 완연한 봄기운에 찬바람 사이로 따스함이 전해진다. 

올봄, 장항 동부교회 언덕 위에서 해풍에 실려 오는 봄을 맞아보는 건 어떨지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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