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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마서면 도삼리 문화예술마을...‘소운예방’, 박용운·김소연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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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 부부, 2014년 귀촌...지역에 미술·목공예 교육·전파
김소연 씨, “귀농·귀촌 자체를 즐기고 누리며 살라” 조언



[sbn뉴스=서천] 남석우 기자 = 전통과 역사가 살아있고 문화와 예술이 공존해 일반인은 물론 예술인들로부터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충남 서천군 마서면 도삼리에서도 얼마 전부터 문화예술의 향기가 짙게 배어나고 있는데 문화예술마을 변신을 견인하고 있는 한 예술가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14년 도삼리로 귀촌한 박용운(63)·김소연(여·54) 부부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서천과는 남편인 박 씨가 장항읍 퍼시픽글라스에 근무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부부는 2007년경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노후준비를 놓고 고심하던 중, 아내인 김 씨는 남편에게 “나는 미술을 전공했고 당신은 손재주가 좋으니 목공을 배워보면 어떻겠냐”라는 제안을 했고 이에 부부는 주말마다 목공을 배우러 다녔다. 


현재 부부는 디자인, 목공 관련 자격증만도 10여 개를 취득해 그들의 목공에 대한 열정을 짐작케 하는데, 그들의 노력이 최근 몇 년 전부터 가시적인 열매를 맺고 있어 지역에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부의 귀촌은 쉽지만은 않았다. 박 씨는 “귀촌지를 도삼리로 정하는 것부터 정착에 이르기까지 10년 지인인 신상진(60) 씨의 권유와 도움이 컸다”라며 “그와 마을 분들의 배려로 집 짓는 일 년간 마을회관에서 지낼 수 있었다.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도시생활만 해온 우리에게 주민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던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부는 “마을에 연세가 많으신 70, 80대 어르신들이 많다보니 조심스러웠는데, 지금은 어르신들이 지나시다 들러서 차도 드시고, 쉬다 가시기도 한다”라며 “마을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온전한 도삼리 주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다짐을 전했다. 


부부는 이 같은 마음을 어르신들께 미술을 가르쳐드리는 등 지역에 전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겠냐’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는데 지금은 땀까지 흘려가며 열심을 다 하신다”라며 “그림이라는 것을 난생처음 접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통해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얻으신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부는 관내 학교를 대상으로 목공예 교육도 하고 있다. “책상, 의자 등 가정에서도 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교육을 하다 보니 부모님들 반응이 좋다”라며 “원목으로만 제작하고 마감재도 친환경 재료만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부부는 마을 이정표, 문패 등을 만들며 마을만들기사업에도 동참하고 있는데 작품들이 워낙 반응이 좋아서 다른 지역에서도 제작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기자가 작업장을 방문한 날에도 지역 내 4개 마을로부터 180개의 우편함 제작을 주문받아 부부는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부부는 제품 판매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지인들을 통한 판매만을 하고 있다. 


김 씨는 “이윤을 얻기 위해 판매에 주력하다 보면 귀촌 본래의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라며 “아이들과 놀고 마을 분들과 공유하며 지내는 지금이 너무 재미있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소 농담 섞인 말투로 “‘가늘고 길게 사는 게 저희 귀촌 모토’라며 귀농·귀촌하면서 큰 이윤을 창출하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되면 생활이 힘겨울 수 있다”라며 “욕심을 버리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귀농·귀촌 자체를 즐기고 살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부부는 작은 바람을 전했는데 “처음 귀촌할 때만 해도 저희 작업장에서도 어느 정도 교육이 가능했는데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이제는 좀 더 큰 교육장이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라며 “지난달 19일 창립한 ‘서천목공동아리’가 향후 목공학교로 발전했으면 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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