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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동백대교, 안전불감증의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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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대 속에 10년을 끌었던 동백대교가 드디어 개통되었다. 하지만 동백대교를 다녀온 사람들의 입에서는 한목소리로 교통사고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대교를 건설하면서 진입도로와 주변 중심 도로에 차로 지정표시판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군산에서 서천 방향으로의 진입일 경우 애초 설계부터가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좌회전하여 대교에 진입할 차들이 중앙차선에서 대교를 진입하도록 설계되다 보니 운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설계모순을 안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천에서 군산 시내 방향으로의 진입도로의 경우 급커브길에서의 곡선반경과 급경사로 인하여 교통사고의 위험이 매우 크다. 

다행히 개통 후 현재까지 폭설이 내리지 않아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폭설 및 한파로 도로가 미끄러워 지면 대교 난간을 들이받고 바다로 추락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안전불감증에 사로잡힌 공무원들은 “도로 구조상 문제가 없다”라는 원론만 이야기하고 있다. 나중에 사고가 나고 나서 사고 원인을 조사해 보면 그때는 불법투성이인 공사였던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과속방지 카메라, 미끄럼 방지 포장, 염수 분사 시설 등을 설치했다고 하여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더더욱 이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한다고 해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도로의 구조상 결함이 있어 사고가 충분히 예상되면 도로여건을 개선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은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의 기본적인 책무이다.

도로여건을 위험하게 설계해 놓고, 시속 40Km 교통안내표시판과 과속 카메라를 설치해 놓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우리는 그동안 이와 같은 공직자들의 안전불감증에 기인한 대형사고들을 수없이 겪었다. 소중한 우리의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희생당한 후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 왔다. 그때마다 국가는 국민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왔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동백대교에서 대형참사가 발생하기 전에 군산시와 서천군이 나서서 교통사고 위험에 대한 정밀검사 및 도로여건 분석을 통하여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법적 기준 급커브 길은 평면 곡선반경 기준 최소 50m이고, 연결도로의 도로 경사로는 최대 11%의 범주 내에 있어 도로 구조상 안전하다고 주장하지 말고, 동백대교의 경우 급커브와 급경사가 혼재된 특수 경우임을 고려하여 한국도로교통안전공단 등 공인기관의 교통안전 진단을 통하여 위험요소를 예방할 수 있는 대비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실험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아직은 괜찮으니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여러 명 죽고 나면 그때 가서 고치자”는 생각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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