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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30여 년 전문농업인 양성의 산실 ‘장항농업전수학교’

일본의 식량 증산 목적으로 설립...광복 후 대한민국 품으로
농고→공고→조선고...충남조선고, 조선산업 분야 ‘특성화고’
임학재 동창회장, 송림리 옛 학교 재현...보존 없어 ‘아쉬움’

[sbn뉴스=서천] 남석우 기자 = 1941년 6월 1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 청사 한곳에서 ‘장항농업전수학교’(이하 전수학교)가 개교했다.

당시 일본의 식민지 정책에 의해 3년제 농업전수학교로 개교한 이 학교는 표면적으로는 서천군을 중심으로 한 인접 지역의 농업 전문인력 양성에 그 설립 취지를 두고 있었으나 실상은 일본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식량 증산을 도모하기 위한 속성 농업지도자 배출에 그 저의가 있었다.

이후 이 학교는 1945년 장항공립농업고등학교(4년제), 1946년 장항공립중학교(6년제), 1951년 장항농업고등학교, 1967년 장항농공고등학교, 1978년 장항공업고등학교를 거쳐 2009년 충남조선공업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2019년 현재 개교 79주년에 이르고 있다.

또 개교 이듬해인 1941년에는 교사를 현재 장항송림산림욕장이 있는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로 신축·이전했는데 1973년 현재의 충남조선공업고등학교 자리로 이전하기 전까지 30여 년간 전문농업인 양성의 산실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수학교는 70년대를 지나면서 농업고등학교로서의 명맥을 더 이어가지 못하고 공업계 고등학교로 변모했는데 옛 전수학교 터마저 수년 전 모 사회복지법인에서 매입해 리조트로 조성하면서 전수학교의 옛 모습을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에 sbn서해신문에서는 ‘장항농업고등학교’ 제15회 졸업생인 임학재 현 충남조선공업고등학교 총동창회장과 함께 장항읍 송림리 옛 전수학교를 찾아 그 시절 학교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렸을 적 다녔던 학교를 다시 찾아서인지 조금은 상기된 듯한 임 회장은 둔덕에 올라 옛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곳, 저곳을 가리키며 옛 모습을 재현해 주었는데 그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니 눈앞에 교사(校舍)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 시작했다.

임 회장은 먼저 솔밭을 가리키며 “저 솔밭이 학생들이 조성한 것이다”라며 “농업학교 시절에 여기다 방풍림(防風林) 만든다고 묘포장(苗圃場)에서 기른 소나무 묘목을 학생들이 날마다 심어서 만든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기는 축산과 실습하던 축사, 저곳은 운동장, 또 저곳은 벼농사 실습하던 논이라며 sbn서해신문 기자를 동분서주(東奔西走) 이끌었다. 

                     

그렇게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기저기 따라다니다 보니 처음엔 전혀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거로 생각했던 곳이 어릴 적 소풍에서 보물찾기하듯 숨어있는 흔적들이 하나하나 나타났다. 

           

한참을 그와 함께 옛 교사(校舍) 주변을 거닐며 추억을 더듬다 보니 리조트로 변한 지금의 모습에 한층 더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인터뷰를 마치며 임 회장은 그 시절에 학교 다니면서 겪었던 재미있는 추억 한 토막을 전하기도 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기차나 자전거가 아니면 걸어서 다녔다”라며 “날마다 산을 넘어 왕복 30㎞ 이상을 걸어 다니다 보니까 학교에 도착하면 아침 먹은 것이 다 꺼지고 배고파서 첫 교시가 끝나면 도시락을 까먹기 일쑤였다”라고 전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sbn서해신문 기자는 송림리에서의 취재를 마치고 충남조선공업고등학교에 들러 농업고등학교시절 졸업앨범을 보았다.

흑백의 사진들을 넘기니 지금은 50, 60대 아저씨가 되었을 10대 학생들이 수업하는 모습, 체육대회, 교무실 전경 등 그 시절 학교 모습이 흑백 무성영화처럼 지나갔다.

미소로 앨범을 넘기는 사이 추억과 향수로 가슴은 먹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