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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탐방】송편 찌는 달콤한 향기가 가득한 ‘달고개 모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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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산리(月山里)에서 달고개로…지명에도 역사가 살아있는 마을
‘모시떡’ 사업으로 주민 소득과 체험객들의 재미까지 일석이조



우리나라 최초의 옷감으로 천 년 역사 한산세모시의 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충남 서천군 화양면 월산리 ‘달고개 모시마을’에 sbn서해신문이 찾아갔다.

달고개 모시마을에는 평지가 많아 한 밤에 달이 뜨면 은빛 달빛이 평야에 넓고 은은하게 퍼지는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다.

마을에는 50여 가구 8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주민들은 대부분 벼농사에 종사하고 있다. <편집자 주>



◇지명에도 역사가 살아있는 ‘달고개 모시마을’

달고개 모시마을(이하 달고개 마을)이 위치한 이곳 월산리(月山里)는 본래 한산군 동하면에 속한 지역으로, 달고개 아래의 지역이라는 의미에서 주민들은 이곳을 달 월 자에 고개 령 자를 써 ‘월령(月嶺)’이라 불렀었다. 주민의 말을 들어보면 도로가 포장되기 전에는 실제로 높은 고개가 있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 후 월산리로 개칭되었으나, 체험마을을 추진하면서 이름을 바꿔 다시 ‘달고개’라는 이름을 찾게 되었다.



과거 모시옷감을 짜는 마을로 유명했던 달고개 마을은 주민의 대부분이 모시를 짜는 일에 종사했다고 한다. 달고개 모시마을 양생규(60) 대표(이하 양 대표)는 “마을이 고령화되다보니 모시 짜는 사람들은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모시를 활용한 상품과 체험이 있어 모시로 유명했던 마을의 명맥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달고개 마을의 새로운 소득원 ‘모시떡

이렇듯 마을에서 모시 짜는 사람은 보기 힘들어졌지만, 달고개 마을은 ‘모시떡’으로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양 대표는 “모시가격 경쟁력이 중국산에 밀려 사양되어가던 중 어렸을 때 어르신들이 모시로 떡을 만드는 기억을 더듬어 이것을 만들어보자 하여 모시떡이 탄생하게 되었다”며 탄생비화를 밝혔다.

마을의 새로운 소득창출원으로 부상한 모시떡은 사업초기에 유통과정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지만, 지난 2006년 마을영농조합법인 설립으로 판로를 찾았다.

그 후 2008에서 2009년에는 매출액이 3억에 이를 정도로 상승가도를 밟아왔으나, 관내에 모시떡 제조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며 매출이 줄고 있다고 한다.



양 대표는 “우리 모시떡은 서울시공무원연수원, 행담휴게소 지역특산물 코너에 대량 납품되고 있다. 예전만큼 매출이 오르지는 않지만, 주민들이 모여 손으로 직접 송편을 빚고 주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작업하는 것이 마을의 자랑거리라고 생각한다”는 따듯한 생각을 전했다.

한편 달고개 마을 모시떡 공장에는 40여명 조합원 중 일할 수 있는 30명의 인원이 2개조로 편성되어 웃으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마음까지 따듯해지는 ‘모시떡 만들기’ 체험

달고개 마을에는 과거 모시를 활용한 많은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지금은 ‘모시떡 만들기’ 체험만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객들은 마을에 직접 와서 손으로 송편을 빚고, 찌는 모든 과정을 이곳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 양 대표는 “체험을 마친 후 만든 송편을 소포장해서 가져갈 수 있게끔 하고 있는데 체험객들이 아주 만족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체험비용은 1인 5천원으로 저렴하게 받고 있는데 원가도 찾기 힘들겠다는 기자의 질문에 양 대표는 “소득을 올리기보다는 찾아오는 체험객들이 있다 보니 고마운 마음에 비싸게 받지 않는다”라며 “주민들도 좋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음 따듯한 주민들…화목한 마음이 이어져가는 마을

달고개 마을은 한 달에 한 번 그 달에 생일이 있는 주민들을 모시고 생일파티를 연다. 간단하게 케이크를 만들어 드리고 축하 노래와 함께 작은 선물을 전달한다.

요즘 보기 드문 따듯한 면모가 있는 달고개 마을에도 어려움은 있다.



주민들의 소득원으로, 달고개 마을이 원조인 모시떡에 대해 양 대표는 “마을사업이 잘되다 보면 우후죽순 따라서 업장이 많이 생긴다”라며 “현재 관내에 모시떡 업체가 30여개가 넘는데 잘되는 곳은 별로 없다. 군에서 지원을 남발하지 말고 잘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시떡 사업으로 주민들이 건강하고 화목하게 웃어가면서 소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그 뿐이다. 서천 주민들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같이 모시에 관한 것을 생각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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