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서산 3.5℃
  • 대전 3.3℃
  • 홍성(예) 3.6℃
  • 흐림천안 2.7℃
  • 흐림보령 3.0℃
  • 흐림부여 3.0℃
  • 흐림금산 4.4℃
기상청 제공

SBN뉴스

【sbn영상뉴스】옛 추억, 그리고 진화하는 이발소

URL복사

[앵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이발소 찾기 쉽지 않으시죠?


80년대 중반 이후 쇠퇴기를 겪었던 이발소의 재부흥을 위해 37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나날이 발전하는 고객 서비스를 실행하는 곳이 있습니다.


황정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982년도에 문을 연 서천군 장항읍에 위치한 작은 이발소.

    

이발소의 상징인 싸인볼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는 이 곳은


17살부터 처음 가위질을 시작한 이발사 오세대 씨가


37년 동안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안에는 노란 벽지와 함께 온기를 전해주는 난로가 있고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흰색 타일과 세면대도 놓여있습니다.

 

과거에는 너무 장사가 잘 돼서 줄까지 서며 이발을 할 정도로


호황인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는 이발소가 많이 줄어든 상탭니다.

 

INT>오세대 / 경력 52년 이발사

그 때 (1970년대) 당시에는 (서천군에) 64개 정도 있었고, 지금은 한 48개 정도 (이발소가) 있어요./ (예전에는) 대부분 보면 (이발소) 종업원들이 4~6명 이렇게 두고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시대흐름을 봐서 미용실로 가는 쪽이고

 

이발소를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그만큼 줄어든 것입니다.


그래도 전통방법을 유지하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단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이용하는 풍성한 비누거품 대신


사용하는 면도로션에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돼


고객을 생각하는 이발사의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습니다.

 

로션 통에 열선을 설치해 만든 따뜻한 면도로션은


일상에 지친 손님들의 피로를 말끔히 씻겨냅니다.

 

잔뜩 날 선 면도칼로 얼굴 곳곳의 수염을 밀어내고


따뜻한 스팀타올로 얼굴을 감싸는 모습은


전통 이발소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이발과 면도를 하는 40분 남짓 손님과는 정이 넘치는 대화가 오갑니다.


수십 년 된 단골은 이발 뿐 아니라 이제는 마음을 나누는 벗이 됐습니다.

 

INT>양명석 / 15년째 단골 손님

“(이발소) 오면 편해요. 그리고 머리스타일이 제 마음에 들으니까.../ 사적인 얘기도 많이 나누고 말씀을 잘해주시니까 사회생활도 (저보다) 훨씬 많이 하셨고 하니까 배울 점들이 상당히 많죠.”

 

이발과 면도를 마치고 나면 어느새 의자는 간이침대로 바뀌고


이발사의 섬세한 손길 속에 고객은 금세 잠이 들고 맙니다.

 

INT>오세대 / 경력 52년 이발사

제 손이 움직이는 한... 우리들이 알기로 외과의사 수술하는 분들이나 이발사는 손이 흔들리면 끝나는 거예요. 그러기 전 까진 할 것 같아요.”

 

단순히 머리를 깎는 것 뿐 아니라 지난 시절 삶의 추억을 간직한 이발소.


이발사는 오늘도 이발소의 재부흥을 위해 손에 이발가위를 듭니다.

sbn뉴스 황정환입니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