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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시초면 이순이 씨, ‘장한 어버이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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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이 씨...1급 지체 장애에도 자녀교육·부모봉양 ‘정성’
이 씨, 장애 비관해 삶 포기...기도·치유·회복으로 ‘새 삶’
이 씨, “매일 즐겁고 감사하다”...장애, 장해 될 수 없어



[sbn뉴스=서천] 남석우 기자 = (사)한국효도회 서천군 지회(이하 효도회)는 지난 2일 국회의사당 도서관에서 열린 ‘2018 효행장려 심포지엄’에서 시초면에 사는 이순이(64·여) 씨가 ‘장한 어버이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유성엽이 주최하고 (사)한국효도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이순이 씨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1급 지체 장애로 살면서도 자녀교육에 전심·전력을 다해 3형제 모두를 대학에 진학시키고 반듯한 사회인으로 키워냈으며 효심을 다해 지극정성으로 부모님을 부양해 이 상을 받았다.


전북 김제시 용지면에서 2남 2녀 중 막내딸로 태어나 부모님으로부터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그녀는 황호실 씨와 혼인해 서천으로 시집와서 슬하에 아들 셋을 두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31년 전, 1987년 어느 날 시련이 그녀를 찾았다.


같은 교회에 다니던 성도의 장례예배 참석을 위해 봉선리를 지날 때 전날 내린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둑길이 무너지며 그녀가 타고 있던 1톤 트럭이 길옆으로 전복된 것이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사람 중 3명이 다쳤는데 2명은 경상이었으나 불행히도 그녀는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평생 안게 되었다.


그녀는 사고 당시를 회상하며 “병원에 가면 나을 줄 알았는데 병원에서 ‘저희가 할 일은 다 했으니 퇴원하세요’라고 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고 삶의 희망이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라며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 걸 생각하니 죽고 싶었으나 그마저도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서 죽을 수도 없었다”라고 말해 그때의 절망감을 전했다.


들것에 실려 병원에 들어간 후 다시 들것에 실려 8개월 만에 병원에서 나온 그녀는 집에서는 생활이 곤란해 큰아들과 둘째는 큰집에 막내아들은 외가에 맡기고 곧바로 기도원에 들어갔다.


그녀는 기도원에 들어간 첫날을 떠올리며 “기도원에 가니 그곳에는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나는 내가 제일 심할 줄 알았는데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를 사람들을 보니 나 아픈 것은 별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기도원에서 8개월여를 지내며 마음에 큰 위안과 치유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날 이후 그녀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며 지내게 된다.


그러면서 부모님을 봉양하고 세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냈는데 큰아들은 현재 대전에 있는 교회에서 사역하며 목사안수를 앞두고 있고 둘째 아들은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막내아들은 인천에서 중소기업의 중역으로 근무하고 있다.


막내아들인 황정택(34) 씨는 어렸을 적 어머니를 떠올리며 “어머니께서 저희에 대한 각별한 사랑도 있었지만 혼내실 때는 굉장히 엄하고 무서웠다”라며 “저희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반드시 잘못한 점을 지적해주시고 가끔은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sbn서해신문과의 인터뷰 내내 그녀는 “저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감사하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되뇌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장애가 있다는 것은 조금 불편할 뿐이지 내가 장애인이어서 못한다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서천군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복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컴퓨터와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고 시도 쓴다.


지난 2012년, 2014년에는 충남도가 주최하는 ‘생활수기 성공사례 발표대회’에서 2회에 걸쳐 은상을 받기도 했다.


또, 마을의 어려운 어르신들을 방문해 음료수와 다과를 대접하는 등 이웃사랑에도 앞장서고 있다.


참으로 사지 멀쩡한 이들을 부끄럽게 할 만큼의 역동적인 삶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와의 인터뷰를 마치며 sbn서해신문 기자는 ‘장애는 결코 장해가 될 수 없음’을 실감했다.


한편 ‘제19회 장한 어버이상’에는 이 씨 외에 권영치(75·문산면), 김일웅(77·서천읍) 어르신 등이 그동안의 효행공로로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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