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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문인협회장 강석화 시인...서천 문화발전에 힘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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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화 시인 Book 콘서트...큰 호응·호평 ‘내년 더욱 기대’
“소로우의 ‘월든’, 내 삶의 방향을 제시해준 인생 책이다”
강 시인, “더할 것, 뺄 것 없는 명확·간결한 글이 좋은 글”



[sbn뉴스=서천] 남석우 기자 = 자연이 살아있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생태·문화도시 서천에 한 귀촌 시인이 순풍이 되어 서천문화발전에 힘을 싣고 있다.


그 장본인은 서천군 판교면 산자락에 자리를 잡고 올해로 귀촌 3년째를 넘기고 있는 강석화(64) 시인이다.


시인은 현재 한국문인협회 서천지부 회장을 맡고 있는데 지난달 30일에는 서천군 문예의 전당 소강당에서 ‘문화가 있는 날 Book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콘서트에 참석한 많은 이들은 “콘서트가 가을밤 정취와 잘 어울리고, 강 시인만의 색깔과 서천 오케스트라의 격조 높은 연주가 어우러져 아주 감명 깊게 감상했다.


내년 콘서트가 벌써 기대된다”라는 등의 호평을 했다.
콘서트는 강 시인의 시와 서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조화를 이루며 콘서트장을 찾은 이들에게 다채로운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는데 시인은 ‘귀촌’, ‘칠십년대 거리’ 등의 시를 소개하고 낭송하며 서천에서의 삶을 노래했다.


sbn서해신문에서 강 시인을 만나기 위해 생태원 내 ‘소로우 길’을 찾았다. 사실 인터뷰 일정을 정하며 시인이 이곳을 인터뷰 장소로 제안해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강 시인의 인도로 소로우 길을 따라 생태원 산 중턱에 오르자 그 의문이 풀렸다. 눈앞으로 넓게 펼쳐진 호수를 보니 “생태원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의 절경이었다.


그는 숨은 보석과도 같은 이곳을 소개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의 마음으로부터 서천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이 전해졌다.


사실 강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귀촌 이전까지 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전형적인 도시인이다.


그런 그가 귀촌하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었다고 하는데 바로 대학 시절 읽었던 ‘월든’이라는 책이 바로 그것이다.


그가 인터뷰의 상당 부분을 그 책과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에 대한 설명에 할애하는 모습에서 그가 소로우의 사상과 발자취에 크게 매료되어 있음을 짐작게 했다.


오늘 소로우 길에서의 인터뷰 또한 분명 그에 대한 애정의 한 표현일 것이다.


강 시인은 “소로우는 그의 저서 ‘월든’을 통해 과욕하지 않고 자연과 교감하며 소박하게 사는 자연 속 삶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전 세계 사람들이 소로우가 살았던 월든 호수를 찾고 있는데 서천사람들은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생태원에 이렇게 코앞에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강 시인은 귀촌이 3년을 넘겨 이제 제법 시골 풍경에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촌부가 되었지만, 귀촌 초기에는 적응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 다사다난 했던 지난 3년을 회상하며 “한옥을 배우러 가서 손가락을 잘리기도 하고 통나무를 옮기다가 허리에 금이 가기도 했다. 깨 베다가 인대가 끊어지고, 장작불 피우다가 화상을 입었다”라며 “평생 겪지 않던 부상을 3년 사이에 해치웠다”라고 말해 다소 익살스러운 엄살을 부려보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는 “시골 생활에 대한 애정을 떨칠 수는 없다”라고 말하면서 “비록 도시에 살 때 보다 물질적으로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어도 자연 속에 유유자적하며 글쓰기에 몰두할 수 있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sbn서해신문 기자가 강 시인에게 “일반인들이 글을 쓸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을지”물었다.


그는 “글은 될 수 있으면 명확하고 간결하게 써야 한다”라며 “수식어가 많으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자칫 왜곡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써놓은 글을 가지치기하듯 불필요한 수식어나 문장을 다 쳐내서, 이 글은 더하면 무거워져서 더할 것도 없고 빼면 의미가 상해 뺄 것도 없게 되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글이다”라며 “글은 그 사람의 성품을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강석화 시인을 보며 지금 그의 삶이 마치 아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쓰인 단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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