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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전통공예 장인·대가 5인이 모인 서천 신성리 갈대체험관 ‘한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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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취 가득한 신성리 갈대밭 안 숨은 ‘명소’
부채·솟대·짚 풀·금속·천연염색 공예 작품 한곳에
작품 감상·구매·체험·강좌...속이 꽉 찬 가을 여행


[sbn뉴스=서천] 남석우 기자 = 깊어가는 가을, 추워진 날씨에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숲은 오히려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이곳은 전국 4대 갈대밭에 꼽힐 만큼 갈대가 장관을 이루는데 매년 이맘때면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여행객들의 발길로 더욱 바빠지기 때문이다.


이곳 갈대숲을 보고 걷노라면 복잡한 세속의 일은 잠시 잊고 가을 안으로 온전히 빠져들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이곳에서 자칫 그냥 지나쳐 큰 아쉬움을 남기게 되는 숨은 명소가 있다.



바로 장인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예술품을 만나볼 수 있는 ‘한다공예영농조합’(이하 ‘한다공방’)이 그곳이다.


지난 2011년 4월 처음 문을 연 ‘한다공방’은 개점 초기에는 한산 시장에 있었으나 현재는 신성리 갈대체험관 2층 공예품 체험센터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부채·솟대·짚풀·금속·천연염색공예 분야 장인·대가 5명이 조합을 이뤄 전통 공예품의 제작·전시는 물론 교육·체험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전통문화를 지키고 계승·발전시킨다는 자부심으로 조합원 각자가 작품 하나하나에 온 정성을 다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먼저 화려한 문양과 모양의 부채가 눈길을 사로잡는데 충남무형문화재 21호인 서천부채장 이광구 부채공예가의 작품이다.


이 장인은 증조부 때부터 공작선을 만들기 시작해 현재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데 그가 만드는 공작선은 조상들의 솜씨나 기법을 그대로 재현해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이 전해진다.



또, 이희복 솟대 공예가가 만든 솟대는 그가 손수 나무를 베고 다듬고 깎아 만드는데 일련의 모든 과정을 손으로 만들다 보니 세련된 기교보다는 조금은 투박함이 있으나 그에 따라 장인의 순수한 열정이 묻어나기도 한다.


솟대 옆으로는 동구미(짚으로 둥글고 깊게 만든 그릇), 멍석, 삼태기 등을 볼 수 있는데 주변 사물을 짚풀로 엮어 만드는 ‘김강열 짚풀 공예가’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작품의 다양함에 한번 놀라고 옛 선인들의 지혜와 기교가 녹아있는 듯한 완성도에서 두 번 놀라게 된다.



이어 아성대장간 ‘김창남 대장간 금속공예가’가 만든 호미, 칼, 낫 등은 장인의 땀이 배어있는 듯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데 1910년경부터 3대를 이어오며 100년 넘게 가업으로 전승해오고 있다.


또한, 이곳 한다공방의 대표이기도 한 박예순 천연염색가는 40년 가까이 모시 짜기를 해온 장인으로 직접 생산한 모시 원단에 다양한 천연재료를 이용해 천연염색을 하고 있는데 천연염색 강좌·체험 등을 통해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그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박 대표는 이곳이 이렇게 자리 잡기까지는 한때 어려움도 있었다며 회상하기도 했는데 “처음 한산 5일 장에서 시작할 때는 체계가 서질 않아 의견 충돌이 많고 다툼이 잦았다” 라며 “지금은 시간이 흐르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가 커져 서로 가족같이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다른 공방에서는 한 가지만 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다양한 전통 공예품을 한곳에서 접할 수 있고 체험과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라며 이곳의 장점에 대해 언급하며 “여행객들이 이곳에 와보고는 ‘이렇게 좋은 곳을 몰라서 못 왔다’ ‘여기에 이런 공간이 있는 것을 모르고 갈대숲만 둘러보고 갔다’”라고 전해 홍보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가을 여행이 한창인 이때 신성리 갈대밭에서 감성을 충전했다면 갈대체험관에 있는 한다공방을 찾아 무형문화재 서천부채장이 만든 ‘공작선 부채’, 복을 물어다 주는 ‘솟대’, 짚풀로 엮어 만든 ‘멍석’, ‘삼태기’,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아성 대장간의 ‘호미’ 그리고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식물의 꽃과 잎으로 염색한 ‘천연염색용품’ 등을 한자리에서 만나보는 유익한 시간도 가져보면 어떨지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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