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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존중과 배려·꿈과 키를 키워가는 행복 배움터 서천 ‘동강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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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가 있는 기숙형 자율 사립 중학교…배려·존중의 성장 터
동아리 축제·수학보조교사·외국인 학생 자원봉사 등 다채로운 교육

[서해신문=서천] 나영찬 기자 = 70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충남 서천군 기산면 소재 동강중학교에 뉴스아이즈 서해신문이 찾았다. 


동강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꿈과 키를 키워가는 행복한 배움터를 만들기 위해 전 교직원이 노력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사회적 성공을 넘어 남과 더불어 살면서 스스로 행복감을 가지는, 인생에서의 성공적인 삶을 보장하는 교육을 위해 열정을 다하고 있다. 


17명의 교직원과 60여명 학생들이 배려하며 꿈을 키우고 있는 동강중학교 소개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강중학교와 설립자 이하복 선생


동강중학교는 교육사업가로서 지방교육발전에 힘썼던 이하복 선생이 1949년 설립했다. 고려 말기의 문인·학자 이색(李穡)의 후손인 이하복 선생은 서천군 기산면에서 태어났다.



선생은 1928년 한산공립보통학교, 1934년 제1고등보통학교(현 경기중)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유학하여 1939년 와세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다. 귀국 후 1939년에서 1943년까지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에서 교원으로 근무하다가 1944년 일제의 학병입대 권유를 거부하고 고향인 서천에 돌아와 농촌계몽운동을 전개하였다.


광복 후인 1946년 사재를 털어 동강고등공민학교를 설립한 데 이어 1949년 12월 30일 학교법인 동강학원(東崗學院)과 동강중학교(東崗中學校)를 설립하여 서천지역의 교육환경을 향상하는 데 힘썼다. 


그는 지방 교육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994년 국민훈장 동백장이 추서되었다.




◇동강중학교의 교육 방향


동강중은 관계와 존중, 그리고 배려를 통해 협력하는 사람을 키워나가고 있다. 교장 공모제를 통해 작년 9월 1일 부임한 정찬홍 교장은 “꿈과 끼라는 타고난 달란트를 찾아 좋아하고 잘하는 것들을 키워가며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존중과 배려로 참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라며 “아이들이 중학생이니 다양한 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진로의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라고 전했다.


동강중은 사립의 고질적 문제인 비리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깨끗한 면을 보인다. 학교 내 친인척 관계를 교무와 행정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는 건강한 사학이다. 


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라 부족함 없이 갖추고 있으며 교내의 고택 풍의 정원을 걷다 보면 마치 개화기로 시대를 넘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기숙형 자율 사립 동강중학교


동강중에는 50여 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청암학사’ 기숙사가 있다. 지하에 체력단련실과 한국문화체험교실이 위치하고 지상 1층에는 급식실, 열람실, 모둠학습실, 사감실 등이 배치되어있다.


지상 2층에는 4인 1실의 침실과 쉴 수 있는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다.


기숙사에 대해 학생대표 곽은주 학생(16)은 “우리 학교는 1·2·3학년 나뉨 없이 같이 방을 쓰고 있다. 친구들을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나다 보니 친하게 지내고 무슨 일이 있으면 최대한 잘 풀어가도록 노력한다” 라며 “처음 기숙사에 들어와 아는 사람이 없어 힘들어하는 신입생들이 있는데, 같이 지내다 보면 어쩌다 한마디라도 하게 되고 친하게 지내게 된다.


친구 간에도 예의와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며 친구에 대해 소중함을 배우는 좋은 장소가 기숙사이다” 라며 기숙사에 대해 자부심을 보였다.





◇동강중학교의 교육프로그램


동강중은 월~목요일 아침 8시 30분부터 9시까지 30분간 아침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평소에 도서관을 찾지 않았거나 책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이 프로그램 이후 도서관을 많이 찾게 되었다고 한다.


한 학생은 “처음에는 졸렸는데 가면 갈수록 책을 좋아하게 되고 많이 읽게 되어 뿌듯하다” 라며 보람을 전했다.


또, 꿈·키 주간에는 학생들의 자치활동으로 ‘동아리 축제’가 운영된다. 동아리별로 부스를 만들어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축제를 통해 동아리 친구들과 친해지고 다른 동아리와 교류하며 알아 가는 장이 된다.


동아리 축제는 언급했듯 학생 자치로 선생님의 개입 없이 진행되는데 학생들은 동아리 담당 선생님에게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 허락만 받고 직접 활동을 만들어 나간다고 한다.


정찬홍 교장은 “학생이 만드는 것이 선생님이 짜는 것보다 프로그램도 좋고, 학생들이 서로 토론하며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니 학생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의의가 더 크다”라며 기특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강중은 매번 수학 시간마다 본 교사 외에 보조교사가 함께 참여한다. 매시간 수학 시간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수학 보조교사를 채용해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작년 10월부터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본 교사가 수업을 진행할 때 학생들이 선생에게 질문하기 어려울 시 보조 교사에게 따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 학생들의 부담이 덜어진다.


이외에도 ‘국제워크캠프기구’에서 장기자원봉사로 학기마다 3개월간 외국 대학생이 찾아온다. 올해 1학기는 핀란드 학생이 다녀갔으며 2학기인 현재 독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이 찾아왔다.


독일 선생은 동강중에서 생활하며 독일어를 가르치고 일반교육과정을 따라가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따로 팀 수업을 진행하는데 학생들이 모두 만족하며 참여하고 있다.


한국 학생은 독일어를 모르고 독일 선생은 한국어를 모르니 영어로 대화하며 독일어를 배우는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동강중학교의 미래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왕래가 잦은 복도의 벽에는 칠판이 하나 자리하고 있다.


학생들은 불편하거나 필요한 부분을 칠판을 통해 선생님들과 소통한다. 교장실에는 출입문이 이중으로 설치돼있었으나, 학생들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 교장이 떼어버렸다.


지금 동강중 교장실은 학생들이 편하게 물을 마시고 더운 날 얼음 먹고 가는 쉼터가 되었다. 또, 졸업생들과 동강사랑후원회의 후원이 끊이지 않는 학교이다. 얼마 전 80세 나이의 3회 졸업생이 장학금 1억을 내놓았다. 후원자가 학교 다닐 때 집이 어려웠는데 학교 설립자 이하복 선생이 월사금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하복 선생 품행의 보답으로 졸업생들은 상해로 3박 4일 졸업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렇게 동강중학교는 현재와 과거의 배려와 소통이 살아 숨 쉬며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동강중에 대해 먼저 곽은주 학생은 “학교가 작지만 다들 제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고 전부 끈끈히 지낼 수 있어 좋은 학교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고 정찬홍 교장은 “기숙사 생활을 해보고 싶거나 교육과정 속에서 철학·인성교육을 통해 삶의 태도 변화를 경험하고 싶은 학생은 동강중학교로 오라!” 고 전했다.


학교 구성원들의 따듯한 마음과 70년 역사가 사람으로 이어져 오는 동강중학교의 밝은 미래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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