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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규병 군사리 전 이장, ‘머슴’ 자처...지역민 손·발 36년간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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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이장, 지난달 31일 군사리 2·4구 36년간 이장직 마쳐
“지역서 받은 혜택 감사하며 지역에 환원하고 나누며 살 것”


반평생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민의 손·발이 되어 군사리 2·4구 주민의 머슴을 자처해온 인물이 있다.


3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군사리 2·4구 이장직을 수행해온 최규병(70) 씨다.


최 씨는 34살 때부터 군사리 2·4구 반장·이장직을 맡아 지역 일에 앞장서 왔는데 지난 7월 말 이장직을 내려놓으며 36년이라는 긴 여정에 잠시 쉼표를 찍었다.


사실 최 씨는 서천에서 나고 자란 인물은 아니다.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그는 50여 년 전 그의 나이 20살 무렵 처음 서천에 오게 되었다.


그는 10살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홀어머니 밑에서 컸는데 장남으로 그 무렵부터 어머니를 도우며 6남매인 형제·자매를 부양했다.


그는 가족 생계를 위해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이일 저일을 전전했는데 15살 무렵 처음 유리공장 점원으로 일하며 유리 기술을 배웠다.


그러나 점원 월급으로는 가족부양에 어려움이 있어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였는데 나이도 어린 데다 경험마저 부족해 결국은 이를 지속하지 못하고 잠시 방황하는 시기를 겪었다.


이 시기에 그는 흐르는 물에 실려 가듯 자연스럽게 서천으로 오게 되었고 군사리를 제2의 고향으로 둥지를 틀었다.


그는 힘들었던 이때를 회상하며 “처음 서천에 왔을 때는 타지에 가진 것 하나 없이 와서 낯설고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이웃들이 친절히 대해주고 훈훈한 정을 나누어 주어 그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라며 “지금 이렇게 웃으며, 옛이야기가 할 수 있는 것도 다 그분들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이웃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최 씨는 36년간 맡아온 이장직을 내려놓으며 아쉬운 소회를 밝혔는데 “지난 7월 말을 끝으로 36년간 수행해온 이장직을 내려놓았는데 그간 주민들을 위해 일한다고 했어도 만족이 없고 이제 와 돌아보니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군사 2구가 2·4구로 분구되면서 마을회관이 없어 제가 이장직에 있는 동안 꼭 이를 마련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이것을 마무리하지 못한 게 특히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서천에서 살아오면서 서천에서 이만큼 자리 잡고 사는 것에 감사하며 지역에서 받은 혜택을 지역에 환원하며 살고 싶다”라며 “앞으로도 봉사하며 지역민과 나누는 삶을 살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그는 현재 서천읍에서 동일유리·창호라는 업체를 운영하며 바르게살기운동 서천읍 위원장, 서천농협 이사, 무궁화산악회장 등 여러 방면에서 사업과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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