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서산 3.5℃
  • 대전 3.3℃
  • 홍성(예) 3.6℃
  • 흐림천안 2.7℃
  • 흐림보령 3.0℃
  • 흐림부여 3.0℃
  • 흐림금산 4.4℃
기상청 제공

서천에 단 한 곳 ‘유기동물 임시 보호소’ 시설 개선 절실

URL복사

연이은 폭염속에 더위를 식힐만한 어떤 시설도 존재하지 않아
보호소 말라붙은 유기견 대변 방치...물그릇 시퍼렇게 물때 껴
보호소 관리자, “시설이 낙후됐을 뿐 관리에는 최선을 다한다”
군, “지원금 확대와 시설물 개선 후 정식 보호시설 등록할 것”


서천군에 단 한 곳뿐인 유기동물 임시 보호소가 시설이 매우 열악해 시설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갈수록 관내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말 못 하는 동물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군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에 따르면 유기동물 보호소란 길거리를 배회하는 주인 잃은 유기동물들을 포획해 주인을 찾을 때까지 보호하는 시설로 현재 마산면 나궁리 소재 한 축산농가에 정식 허가 없이 임시 보호소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뉴스아이즈 서해신문이 현장을 살펴본 결과, 얼핏 평범한 농가처럼 보이는 임시 보호소 안으로 들어서자 오래된 창고를 개조한 듯한 우리에 유기동물들이 한두 마리씩 들어가 있었다.


유기견은 대소변 옆에서 돌아다니고 탈출 위험이 있는 유기묘는 활동 공간조차 없이 운반용 케이지 안에 들어가 있었다.


또, 한 달 넘게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호소에는 더위를 식힐만한 어떤 시설도 존재하지 않았고 철창과 좁은 복도에는 거미줄이 먼지와 뒤엉켜있어 오가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해당 농가의 외국인 근로자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대소변을 치우고 밥과 물을 갈아준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해신문 기자가 살펴본 현장은 비어있는 우리에 말라붙은 강아지 대변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물그릇 역시 시퍼렇게 물때가 껴있엇다.


보호소 관리자인 농장주 A씨는 시설이 낙후됐을 뿐 관리에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2년 전 농장을 인수한 이후 사실상 군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하며 봉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장주 A씨는 “이 정도면 됐지 얼마나 더 깨끗해야 해요? 시설이 미비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저도 이것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라며 “군의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맡아서 해주는 실정이다”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현 실정에 맞지 않은 군의 지원이 한몫했다.


실제로 군에서 보호 목적으로 나오는 지원금은 마리당 11만 원 선이지만, 지난 2016년까지 평균 41마리가 들어온 데 비해 지원금은 30마리까지만 지급됐고 작년에 110마리로 급격히 수가 늘어 지원금이 50마리로 늘었지만, 여전히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호 지원금 이외에 안락사 후 처리비용도 한 번에 30만 원 안팎으로 들지만, 군의 지원금 5만 원을 제외하면 전부 농장주 A씨가 충당하는 상황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현재 위치보다 접근성이 용이한 서천읍에 새 보호소를 설치하는 것을 건의해봤지만 주민 민원이 우려되면서 결국 무산됐다.


농장주 A씨는 “이렇게 하느니 서천읍 같은 가까운데 하자고 그랬더니 군에선 민원이 많아서 엄두를 못내고 있다”라며 “민원 때문에 축사니 유기견 시설이니 이런 걸 만들라고 해도 만들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군은 지속해서 지원금을 늘리고 올해 말까지 정식 보호시설로 등록한 뒤 시설 개선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흙바닥을 시멘트나 타일로 대체하고 배수 시설을 설치한 뒤 철창 등도 새롭게 교체해 좀 더 쾌적한 환경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농림과 이재광 주무관은 “시설 자체가 정식보호소로 허가가 안 난 상태로 허가 낼 방안을 마련하고 해당 시설에 1000만 원 정도를 한 번에 투입해 현재 낙후된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