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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 뜬 ‘문해교실’...참여 어르신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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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읍 성주4리 마을회관서 문해교실 3년째 이뤄져
문해교실 수업, 1년간 1주일에 2회씩 총 80회 운영


글자를 배우고 모르는 글자를 읽을 수 있다는 것. 그 감격스러운 일이 여든이 넘어서 일어난다면 얼마나 기쁠까! 공부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문해교실 현장에 뉴스아이즈 서해신문이 찾았다.


서해신문 기자가 찾은 문해교실은 장항읍 성주4리(이장 유충일) 마을회관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이곳 문해교실은 ‘행복서천 문해교실’이라는 슬로건 아래 3년째 진행되고 있다. 수업은 1주일에 2회씩 1년 동안 총 80회 운영된다.


이날 문해교실은 서천군문해교사협의회 회장인 구선희 선생을 향해 “차렷 절! 사랑합니다. 오늘도 수고해주세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구 선생·부반장의 서로 포옹으로 수업은 시작됐다.


마을회관 한편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쓴 시가 빼곡히 걸려있었으며 이날 어르신들은 다 같이 따라 읽고, 단어를 몸으로 흉내 내기도 하며 글자를 익히고 있었다.


‘즐겁게 배우자’라는 급훈처럼 어르신들은 이 수업시간이 행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장항읍 성주4리에 거주하는 백경옥 어르신은 “대문 앞에서 학생들 가면 그것만 쳐다봤어. 좋아 보여서 그것이 소원이었는데 지금 84세에 이런 공부를 한다니까 쨍하고 해 뜰 날로 좋아”라며 행복함을 전했다.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이영희 어르신은 “공부하러 안 왔을 때보다 지금처럼 공부하러 다닐 때가 더 행복해요. 건강을 위해서 더 열심히 다녀요”라고 말했다.


한 어르신은 뒤늦게 배운 한글에 가슴 속 맺힌 응어리가 풀린 듯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장항읍 성주4리에 거주하는 이화예 어르신은 “나는 월, 화, 수 등 요일도 모르고 일요일 토요일도 잘 몰랐었는데 이렇게 배우라고 이장님이 차려줘서 고맙게 생각했다”라며 “특히 구 선생 같은 좋은 선생 만나서 편지도 쓰고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라고 흐느꼈다.


이렇듯 즐겁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기에 구 선생과 유충일 이장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 선생은 어르신들을 친 어머니라 생각하며 열정 넘치게 가르치고, 유 이장은 새벽부터 손수 공부상을 펴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구선희 선생은 “유 이장님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에 이 상을 다 펴주셔 너무 감사하다”라면서 “특히 어르신들이 모르던 글자를 하나씩 알아가며 기뻐하실 때 저로서는 감사하고 보람 있다”라고 전했다.
이 수업시간만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알기에 유 이장은 더 마음이 쓰인다.


성주4리 유충일 이장은 “반응은 완전히 삶이 180도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남의 눈치만 보고 버스를 타다가 눈으로 보니까 맹인이 눈뜬 마음의 심정으로 고맙다고 종종 하시는 분들 많다”라고 말했다.


서해신문 기자가 바라본 장항읍 성주4리 문해교실은 단순히 수업을 받는 공간이 아닌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장소로 공부를 배우는 지금이 가장 해 뜰 날이라고 전하는 어르신들이 어제보다 더 행복한 오늘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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