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서산 3.5℃
  • 대전 3.3℃
  • 홍성(예) 3.6℃
  • 흐림천안 2.7℃
  • 흐림보령 3.0℃
  • 흐림부여 3.0℃
  • 흐림금산 4.4℃
기상청 제공

SBN뉴스

【sbn영상뉴스】시설 개선 절실한 '임시 보호소'

URL복사

[앵커]

길거리를 배회하는 주인 잃은 유기동물. 

이런 동물들을 포획해 주인을 찾을 때까지 보호하는 시설이 서천엔 단 한 곳뿐인데요. 

그마저도 정식 허가가 안 난 임시보호소라 시설이 매우 열악합니다. 

앵커리포틉니다.

[기자]

마산면 나궁리에 위치한 한 축산농가입니다. 

얼핏 평범한 농가처럼 보이는 이곳은 서천 관내의 유일한 유기동물 보호센터입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오래된 창고를 개조한 듯한 우리에 유기동물들이 한, 두 마리 씩 들어가 있습니다. 

유기견은 대소변 옆에서 돌아다니고 탈출 위험이 있는 유기묘는 활동 공간조차 없이 운반용 케이지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한 달 넘게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곳 보호 축사에는 더위를 식힐만한 어떤 시설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철창과 좁은 복도에는 거미줄이 먼지와 뒤엉켜있어 오가기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해당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대소변을 치우고 밥과 물을 갈아준다고 설명합니다.

<OO농장 근로자>
“아침에 한 번 밥 줘요. 그리고 (저녁에)한 번 더”

하지만 비어있는 우리에는 말라붙은 강아지 대변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물그릇 역시 시퍼렇게 물때가 꼈습니다.

농장 주인인 A씨는 시설이 낙후됐을 뿐 관리에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항변합니다.

2년 전 농장을 인수한 이후 사실상 군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하며 봉사하는 입장이라고 말합니다.

<A씨 / OO농장 대표>
“저 정도면 됐지 얼마나 더 깨끗해야 해요? 시설이 미비한 부분은 (저도) 인정을 해요. 저도 이것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바쁜 사람이라. 근데 군 사정이 있기 때문에 저도 어쩔 수 없이 맡아서 해주는 실정이에요.”

군에서 보호 목적으로 나오는 지원금은 마리 당 11만 원 선. 

하지만 2016년까지는 평균 41마리가 들어온 데 비해 지원금은 30마리까지만 지급됐고 작년에 110마리로 급격히 수가 늘어 지원금이 50마리로 늘었지만 여전히 턱없이 모자랍니다.

보호금 이외에 안락사 후 처리비용도 한번에 30만 원 안팎으로 들지만 군 지원금 5만 원을 제외하면 전부 A씨가 충당하는 상황.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재 위치보다 접근성이 용이한 서천읍에 새 보호소를 설치하는 것을 건의해봤지만 주민 민원이 우려되면서 결국 무산됐습니다.

<A씨 / OO농장 대표>
“이렇게 하느니 서천읍 같은 가까운데 하자고 그랬더니 군에선 그걸 엄두를 못내. 민원이 많아서. 축사니 유기견장이니 이런 걸 만들래야 만들 수가 없어요. 민원 때문에.”

군은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금을 늘리고 올해 말까지 정식 보호시설로 등록한 뒤 시설 개선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흙바닥을 시멘트나 타일로 대체하고 배수 시설을 설치한 뒤 철창 등도 새롭게 교체해 좀 더 쾌적한 환경으로 바꾼다는 계획입니다.

<이재광 주무관 / 서천군청 농림과>
“시설 자체가 (정식보호소로)허가가 안 난 상태에요. 그래서 허가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저희가 조치를 취하고 있구요. 현재는 (시설 개선에) 한 천만 원 정도 한 번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갈수록 관내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말 못하는 동물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군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처가 필요합니다. 

sbn 뉴스 안경달입니다.


촬영기자 / 윤재식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