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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암물] ‘하늘에는 성근 별’ 잊고 사는 일상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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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습관이 되면 우리는 자연이 주는 선물과 혜택을 잊고 살기 십상이다. 우리는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인 맑은 공기와 맑은 물의 소중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무가(無價)로 얻어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가 이 자연이 주는 특별한 혜택을 누리고 살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 스스로가 ‘개발’이라는 핑계로 자연의 혜택을 거부하고 있다. 자연은 혜택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무한의 혜택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물(微物)인 인간은 자연이 무한대의 혜택을 주리라고 착각한다.


충남 서천군이 서천중학교 인근 ‘공원산’의 울창한 나무를 자르고 이곳에 주차장과 어린이 공원을 조성한다고 한다. 


서천군의 한 사회단체에서는 ‘공원산 지속 가능한 활용방안을 위한 토론회’라는 제목으로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원산의 지속 가능한 활용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외면했다는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원산의 지속 가능한 활용방안은 공원산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다’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였다.


개발행위는 개발할 것이냐 아니면 그대로 보존할 것이냐를 먼저 검토한 후, 개발하게 되면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함에도 개발을 전제 조건으로 어린이 공원을 조성할 것이냐 아니면 주차장을 조성할 것이냐를 토론의 주제로 삼고 나선 것이다. 


개발행위 자체를 반대하고 자연 그대로 보전하자는 의견은 당초부터 화두로 삼지 않겠다는 개발 논리를 전제로 한 토론회였다.


우선 ‘산’을 없애고 공원이나 주차장을 조성한다는 계획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도심 내의 ‘산’은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한다. 


‘산’은 도시의 찌든 공기를 정화해 도시인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해 주는 자연정화역할을 맡고 있다.


‘산’을 허물어 ‘허파’를 도려내는 것은 ‘역사의 범죄’행위이며 자연파괴 행위로서 개발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군민의 합의가 도출된 후, 어떻게 개발할 것이냐? 즉 주차장을 조성할 것인가 아니면 어린이 공원을 조성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197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명목하에 무자비하게 이루어진 도시의 난(亂)개발로 인해 우리는 너무나 큰 상처를 입고 있다. 자연이 무한히 공급해 주고 있던 깨끗한 공기와 깨끗한 물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우리는 이제 값비싼 비용을 지급하며 인공으로 정제된 공기와 물을 마시며 살아가고 있다.


‘하늘에는 성근 별…….’ 정지용 시인의 시(詩) ‘향수(鄕愁)의 한 구절이다. 이제 대도시의 밤하늘에는 별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아직은 우리에게만은 이 자연의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언제까지가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름밤에 우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쉽사리 밤하늘의 별들 축제를 구경할 수 있다. 


일상에서 습관처럼 쉽게 누릴 수 있는 자연의 혜택이라고 하여 무심코 지나쳐 버리면 자연은 우리에게서 그 큰 혜택을 빼앗아 가 버린다.


한번 빼앗긴 자연의 혜택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그만치 개발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행위이다. 개발은 파괴를 의미하는 것이지 ‘활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개발론자가 ‘활용’이라는 단어로 파괴를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시장에 내어놓는다.


활용이라는 미사여구를 썼지만 명백한 파괴이다. 그 어떤 개발 논리로도 도심의 ‘허파’를 도려내서는 안 된다. ‘공원산’의 활용방안은 그대로 두고 보존하는 것이 활용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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